동물권단체 케어는 더 이상 이전과 같은 구조활동을 펼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구조 뒤 동물들을 책임져주실 수 있는 경우에는 구조지원을 해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2일, 케어는 개인 활동가님들의 도움 요청글을 확인하고 구조지원을 위해 충남 서산으로 향했습니다.
논 밭 한 켠, 다 부서질 것 같은 뜬장 속에는 두 마리 개가 밧줄에 묶인 채 있었습니다. 개들과 같이 들어가 있는 큰 고무다라는 개들의 몸집보다 컸고 두 마리 개가 20일은 먹고도 남을 만한 양의 음식물 쓰레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현장은 상상 이상으로 끔찍했습니다.
뜬장도 녹슬어 다 무너져 내리고 큰 통 가득 담겨있는 음식물 쓰레기는 부패되고 굳을대로 굳어 도저히 입에도 댈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개들의 목에는 굵은 밧줄이 묶여 있었는데 제각각 꼬여 곰팡이 가득한 음식통 속에 들어가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개들과 함께 모든 것이 썩으며 굳어가는 듯했습니다.
악취가 진동하는 소굴. 그곳의 남은 개 두 마리를 긴급 구조하던 케어에게 하마터면 눈에 띄지 못 해 구조될 수 없었던 어린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배설물과 부패된 김치들이 섞인 뜬장 밑 그 공간에 역시 밧줄로 목이 묶인 어린 고양이는 쓰레기들에 섞여 고개도 들지 못한 채 끼여 있었고 털빛이 음식물 쓰레기와 비슷해 전혀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옴짝달싹 못하고 소리조차 내지 못 하고 있던 아기 고양이는 극적으로 마지막에 그 소굴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병원 검진 결과, 다행히도 고양이의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었습니다. 케어는 이 아이에게 ‘뽀찌’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모진 시간을 견뎌냈던 뽀찌. 그럼에도 뽀찌는 세상을 향한 마음의 문을 닫지 않았습니다.
뽀찌는 사람을 향해 하악질 한번 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손길이 닿으면 배를 발라당 뒤집습니다. 줄 하나만 있으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놉니다. 영락없는 천진난만 아기 고양이 뽀찌입니다.
이런 뽀찌가 어쩌다 음식쓰레기와 배설물 범벅이던 개농장 뜬장 아래 묶여있게 된 걸까요.
병원치료를 마친 뽀찌는 감사하게도 개인 활동가님 댁에서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구조된 순간부터 누군가의 가족이 될 준비를 마친 뽀찌는 진짜 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뽀찌의 가족이 되어주실 분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