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조금 더 커지면 잡아 먹을 겁니다”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말을 꺼낼 수 있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2019년 2월 케어는 한 휴게소로 향했습니다. 얼마 전부터 개가 휴게소에 나타나 떠돌아 다니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현장에서 케어는 마은희를 마주했습니다. 우리는 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은희는 사람을 정말 좋아한다는 걸.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사람 곁을 졸졸 쫓아다니며 간식을 얻어먹던 마은희.
휴게소 주변분들에게 수소문을 했지만 은희가 어쩌다 휴게소에 머물게 됐는지 아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충격에 빠트린 옷가게 사장의 말.
“개가 조금 더 커지면 잡아 먹을 겁니다”
케어는 즉시 구조를 결정했습니다. 케어도 당장 내일 단체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은희를 단 한 순간도 그런 사람의 곁에 둘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 은희, 참 해맑았습니다. 이렇게 사람을 좋아하고 애교 많고, 성격 좋은 아이가 또 있을까 싶었습니다.
은희는 케어 보호소에서 보호를 받다, 입양가정을 찾고 캐나다 토론토로 떠났습니다. 출국길에 오르기 위해 케이지에 있을 때도 세상 모르고 잠들었던 마은희. 입양자님 댁에 도착한 즉시 바로 적응완료.
시간이 얼마나 더 흘러야 동물들이 한낱 ‘죽임의 대상’이 아닌 ‘살아 있는 존재 자체’로 인정받는 세상이 오게 될까요.
케어는 세상의 벽이 다소 버겁더라도, 우리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걸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