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에이는 추위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바깥 추위에 노출된 집 없는 떠돌이 동물들의 삶 또한 무척 힘겨워질 것입니다.
배를 곯으며 사람을 피해 숨어 있다가 그나마 견딜 수 없이 배 고픈, 한적한 시간이 되면 조마조마 발걸음을 재촉하곤 하는 집 없는, 버려진 동물들.
반려동물을 버리는 사람들은 그들이 알아서 잘 살 것이란 무심함에 버리고는 곧 잊을 테지만, 버려진 동물들은 자신이 버려졌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거에요. 곧 가족이 나타나 데려가 줄 것이란 믿음으로 자리를 뜨지 않은 채 하루 이틀, 그렇게 시간이 가고 나이를 먹고 몸과 마음이 진창이 되겠지요.
케어로 한 통의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누군가 버리고 떠난 가족을 6개월이나 그 자리에서 기다린 백구가 있었습니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가족을 하염없이 기다리다 배고픔에 지친 백구는 자신에게 밥을 나눠 줄 친구 두 마리가 있는 집을 찾아갔지요.
다행하게도 그 곳의 주인은 백구를 가엾이 여겨 밥을 챙겨 주었지만 백구는 떠돌며 다친 마음으로 낯선 사람에겐 곁을 주지 않았습니다.
떠도는 동물들에게 늘 닥치는 위험, 백구에게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백구는 어느 날 차에 치어 다리를 못 쓰게 되었습니다. 치료해 줄 이 없는 그곳에서 백구는 고통을 참고 눈치를 보며 사람을 피해 두 마리 개 친구들의 밥을 나눠 먹으며 지냈고, 추워지면 그 개들의 남은 집에 들어가 몸을 뉘이곤 했습니다. 그러다 덜컥 새끼를 낳게 되었어요. 저 혼자 눈치보며 살기도 힘든 절룩이 백구. 엄마가 돼 버린 삶이 더 고단해질 것은 분명했습니다.
우연히 지나가던 한 천사의 눈에 지칠대로 지친, 덜렁덜렁 뒷 다리 하나를 들고 있던 세 다리의 백구가 눈에 띈 건, 하늘이 도와서였을 거에요. 제보자의 눈에 띈 백구는 그렇게 케어 구조팀에 의해 지난 11월 22일 구조가 되었습니다.
다리는 심하게 다친 채 방치되어 치료가 어렵고 그대로 사는 것이 낫다고 합니다. 사상충에 걸린 백구 엄마. 제보자님이 치료를 하고 아기 한 마리와 백구 엄마까지 입양을 하신다고 합니다. 비록 기다리던 처음 가족은 영영 나타나지 않았지만 백구에겐 더 좋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엄마가 생겼어요.
케어 구조팀은 백구의 따뜻한 삶을 그리며 보람있는 시간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