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강의주제는 <농장동물>과 <동물보호법>입니다. 동물권단체들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는, 중요한 내용입니다. 10월 2일, 세계 농장동물의 날을 맞아 <농장동물> 강연 내용을 공유합니다.
박소연 대표의 특강! 함께 살펴볼까요?
농장동물, 들어가기에 앞서
여기 비건(채식주의자)을 실천하는 분들이 계신가요? 보통 비건은 본인이 느껴서 시작하게 돼요. ▶ 육식문명의 잔인함을 느껴서 ▶ 환경오염 등 사회이슈에 눈을 뜨면서 ▶ 건강적인 이유 ▶ 감성적인 이유로 시작합니다. 그렇지만 비건들 중에는 내가 너희들보다 많이 안다는 식의, 오만하고 적대적인 분들이 계세요.
“처음부터 비건인 사람은 없잖아요. 다들 차근차근 배워온 것이니, 너무 공격적으로 타인을 설득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1) 윤리의식의 성장 / 인권 -> 동물권으로
“우리 인류의 생명윤리는 점점 성숙하고 있어요. ▶ 그 옛날 노예 계급사회, ▶ 여성참정권도 없던 시절 ▶ 아동들이 하루 18시간씩 노동력을 착취당하던 시절을 지나왔죠. 이제 동물의 권리도 존중할 때가 왔습니다. 하지만 갈 길이 멀죠. 우리는 왜 ▶ ‘반려동물’은 사랑하는 대상인데, ▶ 농장동물들은 왜 사랑해서는 안 될까요? 과학이 발달해서, 곧 인공 고기가 시판되고 굳이 농장동물을 죽이지 않아도 될 거에요. 이런 성숙한 의식을 반영하듯, 인간과 동물이 동등한 생명체라는 의미로 ▶ ‘인간동물’ – 비인간동물 이라는 용어도 등장했죠.”
(2) 동물의 5대 자유
- 배고픔과 갈증, 영양불량으로부터 자유
- 불안과 스트레스로부터 자유
- 정상적 행동을 할 자유
- 통증, 상해, 질병으로부터 자유
- 불편함으로부터 자유
“<동물의 5대 자유>는 1965년 영국정부가 농장동물의 인도적 처우를 위해 제창한 원칙으로, 세계 동물복지의 기준이 되었어요.”
(3) 농장동물의 현실
“우리가 먹고 입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 정도는 알아야겠죠. 값 싸게 고기/우유/달걀을 먹고 싶은 욕구 때문에. 옛날 같으면 한 마리의 닭이 뛰놀던 공간에 수 백 마리의 닭을 빽빽한 철장에 몇 층 구조로 쌓아두고 키우고 있어요.”
“이 단어를 기억해주세요, ‘축산 포드주의’. 요즘은 동물을 마치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듯 값싸게, 많이 키우려고 하죠.”
▶ 매년 600억 마리의 동물이 도축됩니다.
1위는 닭이에요-520억마리, 2위는 오리- 26억 마리, 소는 연 평균 4억마리가 죽고, 돼지는 약 13억 마리…정말 엄청난 희생이죠.
▶ 소 사육의 현실
젖소는 어떻나요? 우유는 언제 나오나요? 우유는 젖소가 송아지를 낳았을 때만 나와요. 그러니까 계속해서 강제 임신당하고 출산하고… 아기 송아지는 어디로 갈까요? 다 키울까요? 아뇨, 대부분 도태돼요.
“팬스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아이는 굶어죽고 어미 소는 엉엉 우는 것이 우유의 진실이죠.”
육우는 건강할까요? 미국을 예로 들면, 매년 3700만 마리의 소를 도축하고 그 중에서 40만 마리만 검사했었죠. 지금은 고작 0.1%만 검사 합니다. 게다가 육안으로 대략 검사하는 것이어서, 그 0.1%조차 위생/안전성을 장담 못해요.
▶ 닭 사육의 현실
닭들은 인공수정되어 태어나고, 병아리감별사의 손을 거쳐서 선별됩니다. 육계, 산란계는 살리고, 버려지는 아이들은? 쓰레기봉투에 담아서 산채로 밟고, 산산히 갈아서 반려동물의 사료로 만듭니다. 닭장 닭들은 윗층 닭들의 배설물을 뒤집어쓰면서 자라요. 엉덩이에 항상 피부병이 올라 있고, 온몸의 털이 빠지죠. 너무너무 더럽습니다. 닭장 안에 암모니아 냄새가 지독해서 5분을 못 버텨요. 눈물을 흘리며 도망치듯 빠져나왔어요.
“지금의 닭은 선별교배된 품종이에요. 몸이 정상보다 3배나 빨리 거대해져서, 걷지도 못하고 내장기관도 비대해져서 5주를 채우기 전에 죽습니다.”
▶ 돼지 사육의 현실
돼지는 개보다 똑똑하고 후각도 뛰어나요. 인간보다 10,000배 이상 냄새를 잘 맡아요. 그런데 그런 돼지들이 똥오줌을 쌓아둔 스툴 속에서 살고 있어요. 올해 폭염 속에서 죽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있는데, 스툴 속 메탄 독가스 때문에 질식사한 분들도 있어요. 그 안에 살고 있는, 우리보다 냄새에 민감한 돼지들은 무사할까요? 대부분은 폐가 녹아내려서, 마치 폐암환자와 같아요.
“우리 몸은 먹는 걸로 만들어집니다. (We are What we eat) 이런 것을 먹고 자란 우리의 몸은 건강할까요?”
이제는 동물을 대체할 수 있는 과학 발전이 뒷받침되고 있어요. 애당초 동물을 착취하지 않아도 인류가 풍성할 수 있는 길이 얼마나 많나요. 예를 들어서 농장동물을 대체할 인공고기도 곧 시판된대요.
“적어도 동물권단체라면, 동물복지가 아니라, 육식문화 자체를 뛰어넘는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4) 질의응답
인도적 도살장은 가능한가요?
“아뇨. 동물도 인간과 같아서, 죽음을 앞두고 육체적 고통보다도 정신적 스트레스를 크게 받습니다. 게리롭스키는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인도적 도살장이 가능하다는 말은, 인도적 성폭력이 가능하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요.”
채식주의자로 산다는 것, 불편하지 않나요?
“저는 40년 째 채식을 해오고 있어요. 감기 한 번 걸리지 않고 이렇게 건강합니다.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죠. 칼슘, 단백질, 무기질은 동물성에만 완벽하게 담겼다는 겁니다. 하지만 식물성에도 충분합니다. 또한 저는 음식, 옷 그 어떤 것도 동물로부터 취하지 않고도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개와 고양이만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 나아가 생명체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나아갈 것인가, 고민이 필요합니다.”
비건은 어떻게 지구에 도움이 되나요?
“고기 1인분 키울 땅이면, 채식인 20명 먹여 살릴 수 있어요. 모든 인류가 채식하면 축산업 땅의 90%를 숲으로 돌릴 수 있죠.”
긴 글 공부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끝으로, 채식주의자이자 천재과학자, 아인슈타인의 말을 인용하며 포스팅을 마무리합니다.
“어떤 실천도 채식만큼 인류를 건강하고 아름답게 가꾸고, 지구에서의 생존가능성을 높이지 못한다. 모든 생명체에 대해 연민의 감정을 가지는 인류애야말로 진정한 인간이 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