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후기] 미아동 지하 주차장에 있던 피부가 벗겨진 길고양이

지난 7월 7일, 비가 폭포같이 쏟아지던 늦은 저녁

활동가는 퇴근 전에 확인한 제보 메일 한 통을 보고 차마 그냥 집에 갈 수 없었습니다.

고양이 등 가운데 피부가 벗겨져 빨간 생살이 드러난 채로 주차장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그 모습은 지금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불안해보였습니다. 다행히 지하주차장에 있는 상태라 비는 피할 수 있었겠지만 습한 공기와 매연으로 인해 상처에는 진물까지 있었습니다.
제보자는 약 일주일 전부터 길거리를 다니는 이 고양이를 봤고, 제보자가 해줄 수 있는 것이 굶지 않게 밥을 챙겨주는 것 말고는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까워 결국 케어의 문을 두드린 것이었습니다.

제보 당시 고양이 모습

활동가는 고양이 통덫과 캔을 들고 부랴부랴 고양이가 있는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고양이는 주차된 차 밑에 웅크리고 앉아 경계심이 잔뜩 들어간 눈빛으로 낯선 활동가를 쳐다봤습니다. 하지만 그 눈빛 속에 지친 기색 또한 역력해, 활동가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통덫 안에 캔을 넣어두고 기다렸지만 이미 저녁을 먹은 고양이는 통덫에 들어가지 않았고, 제보자에게 포획 되었는지 틈틈이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남기고 철수했습니다.

다행히 고양이는 통덫 안에 들어갔고, 이른 아침 활동가는 고양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병원에 가서야 고양이의 상처를 자세히 볼 수 있었고, 그 모습이 너무나 처참해 의료진 마저 고개를 저을 정도였습니다.
고양이의 상처 부위는 굉장히 넓었고 이미 염증에 감염된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몸 여기저기에 곰팡이균이 있었고, 심지어 귀 안은 썩어 있었습니다. 병원에서는 정확한 사유를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영역 싸움을 하다 다친 상태에서 염증이 번져 상처가 커져 갔고, 어쩔수 없이 아무도 없는 지하 주차장으로 도망을 간 것이 아닐까 추정된다고 했습니다.

 

넓게 벗겨져 심각한 상태인 등 피부

상처 때문에 다물어지지 않는 피부

 

고양이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주변 살들을 이식하는 방법이 고려되었지만 고양이의 체력이나 몸 상태가 그 치료 과정을 버티기 힘들 것 같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의료진은 깊은 고민 끝에 이미 몸이 만신창이가 된 고양이가 더 고통 받지 않고 편하게 눈 감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병원에서는 캣맘이 이 고양이를 발견해 그나마 밥을 챙겨주었던 2주 간이 고양이에게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을거라고 말했습니다.

치료가 너무 늦어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의 심각한 상태인 동물을 만나면 활동가는 미안함과 안타까움, 허망함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큰 고통을 겪게 됩니다.
그러나 아파하는 것은 아무것도 해줄 수 없기에, 그 동물이 큰 고통 속에서 벗어나게 되었다는 것으로 애써 스스로를 위로하며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구조 현장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 고양이가 하늘에서는 더 이상 아픔이나 외로움으로 힘들지 않기를 바랍니다.

언제나 동물들의 편으로 남겠습니다.
동물권단체 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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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Responses

  1. 즈그들 끼리 영역싸움이라도 안했으면 좋겠어요~
    싸워서 다쳐 발견될때마다 속상해 죽겠네요~
    치료하게 잘 잡히는것도 아니고,,

  2. 너무 안타깝습니다…
    어쩌다가 저지경 까지 되었는지…
    하늘에선 고통없이 주님품에서 평안하길 바랍니다…

  3. 너무나 가슴아픈 사연… 아가야 너 그렇게 만든 인간에게 하늘에서 천벌을 내리거라…
    네가 받은 고통보다 천배 만배 더한 고통속에 이 지구에서 없지도록 힘을 보여주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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