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채| 양동석 역| 책읽는마을| 2005.06.17
들고양이가 들려주는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
다람쥐에게 배우는 도전과 모험심!
스위스의 교육자이며 사회사업가인 페스탈로치는 이렇게 말했다. 『이 세상에는 많은 기쁨이 있지만, 그 가운데서 가장 빛나는 기쁨은 가정의 웃음이다. 그 다음의 기쁨은 자라나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들의 즐거움인데, 이 두 가지 기쁨은 인간의 가장 성스러운 즐거움이다.』 이 말은 가정과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워주는 말이다.
그런데 오늘 우리 가정의 현실은 어떠한가? 부모가 자식에게 갖는 지나친 기대가 오히려 가정의 웃음을 사라지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현대는 핵가족 시대이다. 부부와 자녀 한두 명이 가족 구성원의 전부인 핵가족 시대는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아이들을 양산하고 있다. 사랑하는 내 자식을 남들보다 뒤쳐지지 않게 하겠다는 부모들의 지나친 관심과 기대가 오히려 이기적인 아이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미래의 주인이 될 아이들이 그런 환경에서 자라 사회로 진출하게 된다면, 자신만 생각하는 개인주의는 더욱 팽배하여 현재보다도 더더욱 각박한 사회가 될 것이다. 이런 사회 환경 속에서 자라고 있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가족의 소중함과 더불어 타인을 배려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공경심을 일깨워줄 창작동화가 『책 읽는 마을』에서 출간되었다.
‘고양이 밥 주는 할아버지’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이 책에는 두 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이 동화는 사람이 아닌 동물들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주인공이다. 들고양이와 다람쥐를 의인화하여 쓴 창작동화인 것이다. 먼저 「고양이 밥주는 할아버지」는 노인들만 사는 한 농촌마을이 이야기의 배경이다. 노인들만 사는 농촌 마을에 대학교가 들어서고 외지에서 많은 학생들이 몰려온다. 그 학생들은 낮선 시골 학교에서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저마다 고양이나 강아지 등 애완동물을 데려온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할 때쯤 학생들은 애완동물들을 길거리에 버린 채 그 마을을 떠나 버린다.
주인공 고양이의 어미도 그렇게 버림을 받은 집고양이였다. 주인이 애지중지하던 집고양이에서 하루아침에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들고양이로 전락한 것이다. 어미 고양이는 ‘혹시 주인이 다시 찾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전에 주인과 함께 살던 하숙방이 잘 보이는 어느 허름한 헛간으로 숨어든다. 그러나 떠나버린 주인은 끝내 나타나지 않고, 세월이 흘러 어미 고양이는 귀여운 새끼 고양이 네 마리를 낳는다. 헛간에 들렀다가 그 광경을 목격하게 된 주인 할아버지는 탈진한 어미 고양이가 안쓰러워서 밥을 챙겨주고, 새끼 고양이들에게 손자 손녀 이름을 붙여준다.
할아버지가 새끼 고양이들에게 손자 손녀의 이름을 붙여준 것은 먼 외지에서 살고 있는 자식들에 대한 그리움이다. 명절 때도 바쁘다는 핑계로 고향을 찾지 않는 자식들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새끼 고양이들에게 손자 손녀의 이름을 붙여주고 극진히 보살펴주게 된 것이다.
어미와 새끼 고양이 다섯 마리가 아옹다옹 엮어가는 이 동화는 지금의 우리 부모와 아이들의 바로 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만 알던 이기적인 주인공 고양이가 나중에 어른 고양이가 되어 늙은 어미 고양이에게 오징어를 가져다주는 장면은 작가가 머리말에서 밝혔듯이 작위가 아니라 실제로 시골에서 본 모습이라고 한다.
‘잣 서른 알의 여행’은 다람쥐 세 마리가 우연히 길에서 주운 잣 서른 알을 밑천삼아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여행을 떠나는 재미있는 모험 동화이다. 이 동화는 학교에서 학원으로,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도 컴퓨터 앞에서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자연 사랑과 도전 정신, 그리고 모험심을 심어줄 것이다.
[인터파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