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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후기] 어둠 속에서 죽기만을 기다리던 개들

시골 한적한 고물상, 철근 더미들을 오백평 규모에 모아 산처럼 쌓아 놓은 그곳엔 그동안 아무에게도 보여지지 않았던, 철저히 숨겨진 채 살았던 개들이 있습니다. 고물상 부지 아주 깊숙한 곳, 철판으로 된 담이 한 치의 틈도 없이 가려진 그곳엔 햇빛조차 볼 수 없는 어둠의 공간. 누군가가 개를 주면 그곳에 넣어놓은 고물상 주인들은 그 후 녹슨 철장 문 한 번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찌들어 쌓인 오물 더미에 갇혀 부패된 음식 찌꺼기를 먹으며 생의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던 개들, 그 개들을 케어가 어렵게 구출해냈습니다.

세상 밖으로 탈출하던 순간, 고물상 주인의 손에 질질 끌려 나오던 한 녀석은 공포로 비명을 지르며 그만 배설까지 해 버렸습니다. 비쩍 말라 갈비뼈가 앙상히 드러나던 녀석, 문을 한 번도 열지 않아 결국 절단기로 문을 뜯어야 했던 곳.

고물상 주인들은 개들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러 간 케어의 여성 활동가들을 향해 성적 희롱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입고 있던 바지를 내리려 하고, 성희롱과 온갖 성적 욕설 그리고 폭력까지 서슴지 않으려 했던 상황. 수치심과 모욕감이 두어 시간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케어 활동가들은 평정심을 잃지 않고 결국 개들을 모두 구해 냈습니다.

마지막 남은 깜순이. 깜순이 만큼은 잡아먹는 용도의 개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깜순이는 내어 줄 수 없다던 고물상 주인들, 하지만 10년을 짧은 줄에 묶여 추위와 더위에 방치되며 고물상을 지켜야 했던 깜순이는 주인들 보다 케어 활동가들을 더 좋아했고 힘없고 슬픈 눈으로 활동가들을 바라 봤습니다. 그 눈에서 얼마나 고단한 삶을 살았는지가 느껴져 깜순이를 두고 갈 수는 없었습니다. 깜순이는 주인들보다 케어 활동가들을 더 반겼습니다. 그리고 고물상 안에서 개들이 하나 둘 나오자 미친 듯 짖어댔습니다.

자기도 데려가라는 듯 깜순이의 울음은 심상치 않았습니다. 깜순이만큼은 내어주지 않으려 했던 고물상 주인들을 상대로 케어 활동가들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경찰을 부르고 결국 마지막 깜순이마저 포기한 고물상 주인은 케어 활동가들에게 들으라는 듯 소리쳤습니다. “깜순이도 암컷이라 나랑 오늘 밤 한 번 더 섹스 해야 하는데 왜 데려가!” 개를 강간하겠다는 소리, 사실이야 아니겠지만 활동가들은 끝까지 모멸감을 참으며 구출한 녀석들을 차에 태웠습니다.

때로 동물을 구출하고 돌아오는 길에서 그동안 쌓였던 감정들이 복받치곤 합니다. 우리에게 퍼붓는 온갖 폭력적인 상황들 때문이 아닙니다. 그런 것쯤은 아무 것도 아니에요. 얼마든지 견딜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의 주인들 밑에서 살았을 녀석들의 삶이 어떠했을까가 상상이 되고는 해서, 그럴 때마다 활동가들의 마음 깊숙한 곳에선 감춰두었던 슬픔이 밀려오곤 합니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곳에선 그 참았던 슬픔 때문에 펑펑 울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케어는 지치지 않고 달려가겠습니다. 깊숙이 숨겨진 고통들을 찾아 내 우리 사회에 알리고 최대한 구출해내겠습니다.

*제보자님이 구출한 아이들을 책임져 주시기로 하셔서 구출한 녀석들을 임시 공간으로 옮겼습니다. 공포감에 질려 질질 끌려 나왔던 녀석은 케이지에서 나오는 순간, 쌓여 있는 나무 파레트 안으로 얼굴을 깊이 밀어 넣으며 몸을 숨기려 합니다. 그 녀석이 보고 살았던 것은 무엇일까요? 숨겨져 고통 속에 살았던 아이들을 찾아내 제보해 주신 제보자님께 감사드립니다.

케어 정기후원 (정회원·천사단·힐링센터·대부대모)

후원문의: 02-313-8886 내선 2번, care@fromcar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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