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목소리] 평창에서 전합니다 : “I’m not food”

<현장의 목소리>는 동물권단체 케어와 함께 동물권 신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동참한 동물권 운동가들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로, 첫 번째 목소리는 지난 2월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케어와 함께 ‘I’m not food’ 퍼포먼스에 참여한 개인 활동가 승희님이 전합니다.

Editor : 김태환PD (언론ㆍ홍보)


지구촌 축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세계인의 이목이 대한민국에 쏠리는 시기. 우리나라에서 88올림픽 이후 이번 올림픽이 열리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던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개식용금지도 언젠가는 이뤄질 수 있을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이번 활동에 참여했다.

개인적으로 운동과 올림픽을 좋아해서, 평창에 가는 일은 여러모로 흥미로웠다. 9일 오후 2시쯤 올림픽 현장에 처음 도착했다. 이미 거리에는 많은 기자, 관람객들이 분주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야말로 지구촌 축제의 분위기가 물씬 났다. 또한 많은 단체들이 세계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저마다의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14:10]

현장에 도착해, 답사도 할 겸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그런데, 놀랍게도 올림픽 스타디움 인근에 건강원이 있었다. 흑염소, 사슴뿐만 아니라 ‘개소주’를 취급하는 곳이었다. 우리는 “DOG MEAT FREE KOREA” 목소리를 평창에 전하러 왔기 때문에, 그 곳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계획하지는 않았지만, 이 곳에서의 피켓팅을 시작으로 평창에서의 캠페인을 시작했다. 개식용 금지 염원을 담아, 활동가들은 황구 탈을 쓰고 “I’m not food”, “DOG MEAT FREE KOREA” 피켓을 들었다. 세계인들이 스타디움에 가려면 모두 지나쳐야 하는 길목에 있던 가게였다. 만약 메뉴가 영어로 돼 있었다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14:30]

자리를 조금 옮겼다. 개막식 당일이라 그런지, 오후 시간인데도 현장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매표소 인근에 자리를 잡았다. 대열을 정비하고 다시 피켓팅을 시작했다. 반응은 생각 이상이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었다.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려주는 사람, “Nice!”라 격려해주는 사람, 박수를 쳐 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무래도 이슈의 특성 때문일까. 역시 외국인들의 반응이 남달랐다. 세 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피켓팅에 지칠만도 했지만 어쩐지 가슴은 꾸준히 뜨거웠다.

평창에서 개식용 이슈를 문제제기 하는 것을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을 안다. 평창에 가기 전날, JTBC 보도를 통해  평창 내 보신탕 가게들이 업종을 전환하거나 간판을 다른 상호명으로 교체하면 지원금을 주기로 했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렇다면 개고기 식용 문화가 전 세계인들에게 비춰질 때 그렇게 자랑할만한 것이 아니라는 것, 정부 차원에서도 그것을 신경썼다는 반증 아닌가. 만약 개고기를 먹는 일이 진정 보편적이고 자연스러운 문화라면, 국제적 망신거리가 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개고기는 문화라기보다는 악습이라고 생각한다.

[19:00]

개막식은 20시부터였다. 우리는 개막식 현장에서도 우리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스타디움에 들어섰다. 개막식은 성대하고 아름다웠다. 이런 현장에서 동물들의 목소리를 전해야 하는 현실이 한편으로는 서글픈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우리의 목소리를 전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한반도 단일팀이 입장할 때 “개고기 없는 한반도”를 염원하며 “DOG MEAT FREE KOREA”가 적힌 현수막을 펼쳐들었다. 제지당하지는 않을까, 사람들이 우리를 이상하게 보지는 않을까 걱정되는 마음도 있었지만 그런 어려움을 무릅쓰더라도 반드시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을 알려야만 했다.

나는 평창에서의 일정 중 이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정말 절실하게 우리가 이 이슈를 전하고 싶었다는 것을 단 한명이라도 더 알게 하고 싶었다. 평창에 함께했던 김태환 PD님이 이날을 기록하기를, “우리는 극성맞지만, 어떤 생명의 고통은 그것 이상이다.” 했는데, 정말 꼭 내 마음과 같은 명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케어를 지지하시는 분들도, 가끔은 적극적인 퍼포먼스에 반감을 표할 때도 있다. 그럴 때 나는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다. 나는 개인활동가이기 때문에, 그런 말을 전해주시는 분들의 마음도 이해가 가고, 또 케어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케어도 더 나은 길, 더 많은 분들과 함께할 수 있는 길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동시에 케어가 잘하는 일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해줄 필요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이 날 활동가들은, 모두 웰론 소재의 비非동물성 비건 패딩을 입었다. 내 패딩도 유명 브랜드 P사의 패딩인데, 홈쇼핑에서 완판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거위 털을 입고 동물권 활동을 할만큼 회원분들, 그리고 대중을 기만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끝으로 전하고 싶다.

평창에서의 시간은, 동물권 운동 현장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다. 현장은 예측할 수 없고, 힘이 들기도 하는 곳이지만 동시에 가슴 뛰는 곳이기도 하다. 황금 개의 해인 올해, 개식용 금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케어의 많은 활동들이 앞으로도 예정돼 있다고 한다. 더욱 많은 분들이 케어의 활동과 손을 맞잡고 동물들의 고통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주셨으면 좋겠다.

동물권 활동에 참여하시는 활동가분들,
조용히 박수쳐주시는 분들, 모두 소중합니다.
케어의 활동을 함께 공유하고 응원해주세요.

Be a Voice for the Voiceless!


승희님은 문화예술인으로 2017년 SNS에서 개고기 이슈를 처음 접한 후 동물권 운동을 시작, <동물위령제>에서 한국무용 살풀이를, 케어의 철창 퍼포먼스에 퍼포머로 참여했고 2018년 2월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케어 활동가들과 ‘I am not food’ 캠페인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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