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2일 금요일
저녁 6시 50분정도에 퇴근을 하고 집으로 가는 길.
주말에 신랑이랑 어딜 놀러갈까하고 생각하면서 작전역을 나와 집으로 가는길..
어디선가 끙끙대는 신음소리가..
주위를 두리번 거려 둘러봤는데 차들만 지나갈 뿐 어디에서도 신음소리가 나오는지
전혀 알지를 못했다.
도로 길 건너 공원 잔디밭에 하얀 덩어리가 있긴한데
전혀 움직이지 않아서 처음엔 하얀 포대자루인줄 알았다.
3~5분정도 계속 그 하얀포대를 주시해봤다.
전혀 움직이지 않던 그 포대가 살짝 움직이길래
저기서 나는 소리구나 하면서 바로 도로를 건너 잔디밭으로 갔다.
거기엔 하얀 마르티즈 강아지 한마리가 눈을 부릅뜨면서
입을 크게 벌리고 침과 함께 거품을 물고 발작을 하고 있었다.
난 처음엔 독극물을 먹은줄 알았다.
입에 침이 계속 흐르고 거품이 부글부글 흘러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바로 근처 공원에서 개랑 놀아주고 있는 아줌마 무리들에게 뛰어가 저기 다친강아지가 있으니
같이좀 가달라고 부탁했다.
그 아주머니들에게 같이좀 가달라고 사정하는 동안 다른 아줌마가 그 강아지를 보더니
벌써 죽은것같다고 그냥 냅두라고 그냥 가라고 하시면서 그 아줌마는 가버리시고.
나는 정말 죽은건지 어떻게 된건지 계속 지켜보았다.
미동없던 강아지가 다시 4발을 부들부들떨고 눈은 부릅뜨며 입을 크게벌리고
다시 거품을 물며 발작했다.
나랑 강아지랑 놀고계시던 아줌마랑 있으니 이 광경을 본 또 다른 여학생 한명이 급히
달려오면서 우린 3명이서 강아지를 지켜보았다.
아줌마가 자신의 개가 다니는 동물병원 “신영재동물병원” 수의사에게 전화해서 와달라고 전화하고
그 사이 추운 바람을 막고자 아줌마는 자신이 하고 있던 분홍색 목도리를 그 강아지에게 덮어주었다.
반복되는 발작..
수의사는 왜 이리 늦게오는지..
여학생은 너무 불쌍하다며 눈물까지 흘리고..
나랑 여학생은 강아지를 쓰다듬어주며 계속 “괜찮아,, 괜찮아..”라는 말만 해주었다.
드디어 15~20분 후 정도에 나타난 수의사 선생님.
강아지를 한번 들어보고 살펴보시고 케이지에 넣으셨다.
케이지에서도 온 몸을 비틀고 발작하는 강아지..
여학생이 수의사가 내민 종이에 자신의 이름과 전화번호, 주소를 적고
상황은 종료되었다.
수의사는 강아지와 함께 떠나고 나랑 그 여학생은 집이 같은 방향이라
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다음날 토요일날 신영재 동물병원에 전화해서 그 강아지 어떻게 되었냐고 하니
다행이도 좋아졌다고 한다..
다행이다..
하지만 목줄을 하고 있던 그 강아지.. 주인을 잃어버린걸까.. 아니면 주인이 버린걸까..
목줄을 그 당시 봤는데 연락처같은건 없었던데..
그 강아지.. 주인이 안나타나면 보호소로 갈테고 역시 나중엔 안락사 당할텐데.
사람으로 태어나지 못한것뿐인데 인간이 무슨 권리로
동물의 생명을 함부로 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인간이란 동물이 멸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때문에 수많은 동물들과 곤충, 그 외 생명이 죽어가고 있다.
그래서 나는 결혼을 했지만 아이를 낳기 싫어한다.
오히려 난 지구상의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나도 처음엔 고기반찬을 엄청 좋아했다.
하지만 애완동물을 키우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다.
채식위주로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고 털 달린 옷은 무조건 안사고
화장품은 무조건 동물실험 하는 회사에서 생산된건지 부터 보고 동물실험 안하는 제품만 사려고 한다…
후, 잡설이 길어졌네..
그냥 그 강아지가 좋은 주인 만나서 새 삶을 살아갔으면 한다.
그 신영재동물병원 인터넷에 검색하니 평이 안좋게 적혀져있던데..
걱정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