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초에 법무부는 민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습니다.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동물에 대해서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물건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것입니다. 케어는 2017년 동물을 물건으로 보는 민법 조항을 개정하라며, 반려견 ‘해탈이’ 관련 손배해상 소송 도중 위헌법률 심판 제청을 신청하고 헌법소원을 청구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케어의 이 활동은 민법개정 논의를 본격화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장수동 개지옥사건 등을 거치면서 2007년 동물보호법이 전면개정되었습니다. 이때부터 동물을 실질적으로 물건이 아닌 것으로 취급하는 태도는 우리 법체계 내에서 점점 강화되어 왔습니다. 물건이냐 아니냐는, 수단으로만 대우하느냐 목적으로도 대우하느냐, 도구적 가치만을 가진 것으로 보느냐 내재적 가치도 가지는 것으로 보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우리 법체계에서는 동물은 이미 단지 인간을 위해서가 아니라 동물 자체를 위해서 보호받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동물보호법,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 등에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여건에서 신설이 예고된 조항은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동물에 대해서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라면 그 규정을 적용함에 있어서 동물의 법적 지위가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고려할 것을 명시한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동물의 법적 지위가 물건이 아닌 것이므로 그러한 지위에 걸맞게 동물에 관한 법률을 개정 또는 제정하라는 것입니다. 이는 동물의 법률적 지위를 사실상 향상시켜 온 사회적 흐름을 법이 인정한 것입니다. 그 흐름을 추동해 온 동물운동의 한 승리입니다.

그런데 신설이 예고된 조항의 두 가지 의미는 둘 다 구체적인 규칙이라기보다는 추상적이고 원리적인 것입니다. 실제로 동물의 법적 지위가 물건이 아니라는 점이 고려되면서 법적용이 되게 하는 것, 그리고 그러한 지위에 걸맞게 법을 변화시키는 것은 여전히 지속적인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그 과제는 여전히 궁극적으로는 동물운동의 몫입니다. 그래도 저 조항이 입법된다면 동물운동은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할 근거 하나를 더 얻게 됩니다.

동물은 물건이 아닙니다. 반려동물만 물건이 아닌 것이 아닙니다. 민법 개정과 관련하여 후속 개정 사안으로 동물상해시 위자료 인정 문제, 이혼 시 양육권 판단 기준과 양육비 청구 및 방문·숙박권 문제, 강제집행 대상에서 동물을 제외하는 문제 등이 많이 언급되고 있는데 이는 거의 반려동물과 관련한 문제입니다. 이미 상당한 사회적 지위를 획득한 반려동물보다 기후위기로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는 야생동물을 비롯해 축산시설의 동물이나 실험실에서 사는 동물들 곁으로 가서 그들을 주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축산동물의 운송과 도살에 관해 동물보호법이 규정하고 있지만 그 규정을 위배해도 처벌하는 조항은 없는데 이런 것을 바꾸어 내어야 합니다.

케어는 할 것입니다. 과거 장수동 개지옥 사건 속으로 뛰어들어 동물보호법의 전면개정을 이끌어내었듯, 고통을 겪는 동물들 곁으로 가서 그들을 명실상부하게 물건이 아니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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