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달프, 당아와 당실이 소식 –
MBC 실화탐사대는 이번 달 초, 케어가 경북 영천에서 도살장을 폐쇄하는 활동을 방영하였습니다. 케어는 그 도살장에서 생존해 있던 발바리 세 마리와 염소 한 마리를 구조하였습니다. 그 염소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간달프를 닮았다고 하여 간달프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간달프는 안성팜랜드에서 입양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안성팜랜드는 농협에서 운영하는 일종의 동물원입니다.
어제 간달프는 안성팜랜드로 이주하였습니다. 축사에 머무르며 감염병 검사와 중성화 수술 등을 마치고 다른 염소들이 있는 야외로 옮겨질 것입니다.
탑차에 실려온 간달프는 줄을 살짝 당기니 차에서 뛰어내렸습니다. 사육사가 이끄는 대로, 한 2주간 머무르게 될 축사 안 복도를 느릿느릿 들어갔습니다. 방에 들어가서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냄새도 맡고 오줌도 누었습니다. 풀을 주니 잘 먹었습니다.
간달프가 당분간 지내게 될 축사 안 다른 방에는 작년 하동에서 구조했던 당나귀인 당실이와 당아가 머무르고 있습니다. 구조 전 당실이는 더 이상 서 있기조차 힘든 다리로 마차를 끌어야 했습니다. 발굽이 다 망가지고 근육이 심하게 떨리고 있었습니다. 당아는 복종 훈련을 시킨다고 재갈을 물리고 다리를 꽁꽁 묶어둔 상태였습니다. 당실이는 지금도 발굽이 안 좋기는 하지만 구조 당시보다는 훨씬 좋아진 상태이고 앞으로도 계속 발굽관리를 받을 것입니다. 당아는 과거의 학대 기억으로 아직 완전히 평온한 상태는 아니였습니다. 지금 당실이와 당아가 야외가 아닌 축사에 머무르고 있는 것도 당아가 얼마 전 관람객을 물어서 격리된 것입니다. 심한 사고는 아니었지만 야외 펜스를 이중으로 쳐서 재발을 막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되었습니다. 펜스가 보완되는 대로 다시 야외로 나갈 것입니다.
고기가 되고, 학대를 받는 동물들 중 극히 일부분을 구조합니다. 그들의 고통과 해방을 대비하여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구조되지 못한 모든 동물들을 구조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동물을 구조하면 그들을 돌보아야 합니다. 구조는 동물권의 영역이지만 돌봄은 복지의 영역입니다. 케어는 동물권 단체이지만 구조한 동물에 대해서는 복지의 문제를 피할 수 없습니다.
저는 간달프가, 당실이와 당아가 동물원이 아닌 생추어리(sanctuary)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것이 케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복지입니다. 지자체나 동물단체의 보호소에서 개들의 옆 공간에 있는 것보다는 지금 입양간 곳이 훨씬 더 쾌적하고 보살핌을 잘 받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케어의 회원이 되어 케어에 힘을 실어주십시오. 동물권활동을 더 활발히 하여 모든 동물을 해방시키고, 생추어리를 건립하여 구조된 동물들을 더 좋은 환경에서 돌볼 수 있도록.
– 케어 대표 김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