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놀이

 

 
[책] 인형놀이 대신 사람놀이 하는 동물들

묘기에 가까운 재주를 선보이는 물개, 눈이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을 주는 호랑이, 기다란 코로 먹이를 받아먹는 코끼리.

동물원에 사는 다양한 동물을 구경하는 것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재미있는 놀이다.

그렇다면, 동물들은 무엇을 하고 놀까? <사람놀이>(시공주니어. 2006)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제목 그대로 ‘사람놀이’를 한다.

어느 날 숲 근처에 나타난 버스를 본 동물들은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대해 궁금해 한다. 잘난 척하기 좋아하는 고양이 노라는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알려 주겠다며 동물들에게 ‘사람 놀이’를 제안한다.

노라의 지시에 따라 얼룩말은 횡단보도, 기린은 철도 건널목, 젖소는 지도, 개미핥기는 청소기, 하마는 양변기가 된다. 이런 저런 흉내를 내던 동물들은 지쳐 쓰러지고, 사람들이 사는 마을을 ‘아프고’ ‘간지럽고’ ‘맛없고’ ‘기분 나쁜 곳’이라고 결론 내린다.

동물들이 사람놀이를 한다는 기발한 상상은 작가 키무라 유이치에게서 나왔다. 유이치는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지 못하는 설정을 만들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가. 전작 <가부와 메이 이야기>(아이세움. 2005)에서는 천적 관계인 늑대와 염소가 어둠 속에서 서로를 모른 채 진정한 친구가 된다는 내용을 그렸다.

<사람놀이>는 그의 독특함에 ‘그림책의 거장’으로 불리는 초 신타의 그림이 더해진 책. 2005년 암으로 타계한 신타는 공공도서관에 추모 코너가 마련될 정도로 일본에서 사랑받는 그림 작가이다.

대담한 붓 터치, 화려한 색채, 동물 캐릭터의 과장된 표정과 동작이 글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특히 시종일관 우쭐대는 얼굴로 사람놀이를 끌어가는 고양이 노라의 건방진 표정, 간지러움을 참을 수 없어 침까지 흘리는 젖소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빵을 부풀게 하는 이스트처럼 그림책에는 유머가 필요하다”라는 그의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신타는 유머를 중요시하는 작가. 제빵사가 이스트를 가지고 빵 반죽을 부풀리는 것처럼 그는 유머를 토대로 맛깔스러운 그림책을 만들어낸다.

유이치가 만들어낸 독특한 설정과 신타의 생기 넘치는 그림, 이 둘의 절묘한 조화가 <사람놀이>를 더욱 매력적인 그림책으로 거듭나게 한다.

[북데일리 서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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