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하늘 아래 존재하는 모든 것을 불태우기 위해 시작된 듯했던 지난 2019년 4월 고성 산불.
안타까운 인명과 거대한 재산 피해를 남긴 산불 안에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스러져간 동물들이 있었습니다.
동물권단체 케어와 개인 활동가님들은 산불 소식을 접하고 바로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사람이 떠난 자리에는 목줄을 끊기 위해 발버둥치다 불에 타 죽은 동물, 화염을 온 몸으로 견딘 채 한가닥 삶의 줄을 붙잡고 있던 동물들이 많았습니다.
재로 검게 뒤덮인 채 길을 헤매고 있던 애용이.
애용이는 외관 상 뚜렷한 상처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마 목줄을 한 개들과는 다르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기 때문에 몸을 제때 피한 듯했습니다. 그럼에도 정확한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았고, 다행히 건강에 문제는 없었습니다.
케어는 급박한 상황에서 구조한 동물들에 대해 당시 고성군청과 협의 후, 군청 홈페이지에 보호안내 공고를 올렸습니다.
애용이는 구조 이후 임시보호자님 댁에서 보호를 받았습니다. 애용이를 찾는 연락은 없었고, 얼마 전 임시보호자님께서 애용이를 입양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갑작스레 치솟는 불길, 사방이 화염과 연기로 막힌 상황. 얼마나 당황스럽고 공포스러웠을까요. 애용이는 그 가운데서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지켜냈습니다.
기특한 애용이가 입양자님과 함께 평온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응원해주세요! 애용이를 가족으로 맞아주신 입양자님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