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단체 케어는 최근, 대구지역에서 동물운동을 하시는 활동가님들로부터 다소 믿기 힘든 제보를 받았습니다.
경상북도 청송군이 계약한 동물보호센터가 개농장 바로 옆에 위치해 있으며, 심지어 보호센터에 도살기구까지 구비돼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현장으로 내려가 확인한 결과, 사실이었습니다. 그곳은 도살장이었습니다.
불과 20여일 전까지 동물보호센터로 운영되던 이곳에는 개 몇 마리가 뜬장에 갇혀 있었고, 음식쓰레기를 급여받고 있었습니다.
내부를 살펴보니 LPG 가스통과 토치, 토치 화력을 더 세게 만들기 위한 산소통, 이에 더해 도살당한 개의 털을 뽑는기계까지 놓여있었습니다. 한켠에는 소위 ‘짬밥’이라 불리는 음식쓰레기를 죽 형태로 변형하는 기계가 배치돼 있었습니다.
도살장에서 유기·유실동물들이 보호받고 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하던 순간이었습니다.
확인을 해보니 해당 동물보호센터는 지역활동가님들의 항의로 2019년 12월에 계약을 해지한 상태였습니다. 청송군에서는 유기·유실견 포획을 하겠다는 사람이 없어 멧돼지 포획을 하는 사람과 계약을 맺었고, 뜬장에 있던 개들도 그 남성의 소유라고 했지만, 도살장이 동물보호센터로 운영됐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습니다.
현재 청송군에서는 다른 보호센터 하나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케어 활동가와 지역 활동가님들 그리고 청송군 관계자는 현재 운영중인 보호센터를 함께 둘러봤고, ▶시설을 개선할 것 ▶지역 활동가님들이 언제든 방문할 수 있도록 할 것 ▶보호센터 운영과 관련한 논의를 지속할 것 등을 약속받았습니다.
청송군에서는 현재 운영하는 동물보호센터 시설 개선비용으로 3000만원 예산을 요청해둔 상황입니다. 시설 및 관리 부분의 개선문제는 꾸준히 지켜봐야만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해할 수 없는 계약해지된 보호센터의 실태. 그리고 남아있는 의문점들.
동물권단체 케어는 청송군이 2018년 2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계약을 유지했던, 문제의 보호센터 운영과 관련한 내용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자세히 확인해보려고 합니다.
활동가들의 관심이 뻗치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지자체 보호소 어딘가에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동물보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지만 풀어야할 과제들은 쌓여있습니다.
무엇보다 개도살이 금지되지 않는 한 무한히 반복될 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개도살금지뿐만 아니라 전국 지자체 동물보호소 운영 실태에 대해서도 감시의 눈길을 놓치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