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개집이라도 어떻게 안 될까요. 날이 너무 추워져서 어떡해요’
경기도 구리시 갈매동. 한 다리 밑에는 수십 마리의 개들이 있습니다. 다 뜯긴 이불 몇벌과 밥그릇 몇개가 나뒹굴고, 굶주린 어린 백구는 살점 없는 뼈다귀 한 점을 물고 사탕처럼 빨고 있습니다.
세어보니 개들이 스무 마리도 더 됩니다. 부쩍 추워진 날씨에 안타깝기 그지없는 풍경이었습니다. 인근을 지나던 한 시민이 개들이 혹한에 떠는 것이 너무 안쓰러워 케어에 제보를 해서 시작된 구조였습니다.
다리 밑 아이들의 보호자는 작은 월세방에 사시는 할머니였습니다. 개들이 불쌍해 하나 둘 거두기 시작하신 할머니. 개들은 수는 점점 불어났고, 이제는 할머니가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이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할머니는 개집이라도 지원해 줄 수 없겠냐고 눈물로 호소했었습니다.
혹한의 추위 속 다리 밑에서 구조된 아폴로와 글렌의 입양 후기입니다.
두 형제는 삶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아폴로와 글렌은 형제입니다. 형제답게 둘은 똑같이 피부가 좋지 않아서 약욕샴푸로 목욕을 하고, 꾸준히 치료와 관리를 받았습니다. 그 결과 뭉실뭉실 윤기나는 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한 겨울의 칼바람은 아이들의 성장과 면역력을 떨어트리는데 큰 영향을 주었나봅니다. 위탁처로 이동한 아이들은 급성폐렴으로 병원에서 장기간 입원치료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급성폐렴도 아이들의 의지를 이길 수 없었습니다. 폐렴은 완치되었고, 모두 건강하게 퇴원하였으니깐요.
미국에서 다시 만난 두 형제
아폴로가 먼저 미국 LA로 입양을 가고, 한달 뒤에 글렌이 입양을 갔습니다. 아폴로의 입양자분께서 아폴로의 형제가 미국으로 왔다는 소식에 글렌을 만나러 갔고, 이후 두 입양자와 두 아이는 한달에 한번씩은 만나서 같이 산책을 한다고 합니다.
아폴로는 늠름하고 매섭게 보인다면, 글렌은 약간 눈매가 쳐지고 살짝 축 늘어진 느낌이 듭니다. 활력도 아폴로는 왕성하지만, 글렌은 약간 축 늘어져서 둔해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두 형제가 먼 이국땅에서 만나게 되니 서로를 알아보고 웃는 모습이 코 끝을 찡하게 만들게 합니다.
영영 못 보게 될지도 몰랐던 둘이지만, 바다건너 미국에서도 둘은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두 아이의 삶에 행복과 사랑이 넘쳐나기를 함께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