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스’ 시청자들 찬반양론…시민단체 ‘반대’는 여전 | |||
2009-12-07 11:01:12 | |||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새 코너 ‘대한민국 생태구조단 헌터스’(이하 ‘헌터스’) 첫 방송 이후 시청자들 사이에서 찬반양론이 일고 있다. ‘헌터스’는 천적의 멸종으로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멧돼지를 잡는 내용의 코너다. 이 코너는 MC들에 포수가 동행을 하고 제목에 따라 ‘사냥’이라는 내용으로 홍보가 되면서 방송 전부터 동물보호단체 등 시민단체들의 폐지 요구를 받았다. 6일 처음 공개된 ‘헌터스’는 그런 시민단체들의 요구를 감안한 듯 내용의 자극성은 크게 완화돼 있었다. ‘사냥’, ‘포획’ 등의 용어는 사용되지 않았고 ‘축출’이라는 단어로 대체됐다. 멧돼지를 마을로 내려오지 못하도록 산속 깊숙이 옮겨놓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경남 의령에서 첫 임무수행에 나서며 마을 주민들에게 농작물과 조상 분묘 등 멧돼지에 의한 피해를 직접 들어보기도 했다. 또 엽사는 ‘도우미’, 사냥개는 ‘도우미견’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했고 그들이 소지한 총기는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 이날 방송 후 ‘일요일 일요일 밤에’ 시청자 게시판에는 ‘헌터스’에 대해 “멧돼지를 다 잡는다는 것은 아니지 않나. 점점 누적되는 멧돼지수와 농가피해 실태를 알리려는 취지 아닌가. 개편된 코너들 중 가장 신선했다”를 비롯한 호평도 올라왔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동물은 돌봐주어야 한다고 늘 말해왔는데 피해를 줄 때는 가차 없이 잡아야 한다고 해야 하나. 어른들끼리 나눠야 할 이야기 같은데 아이들과 같이 보는 시간에 동물을 잡는 내용의 방송을 해야 하나” 등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그런가 하면 “사자, 호랑이 등 맹수들의 울음소리를 녹음해 하루에 몇번씩 주기적으로 틀어놓은 뒤 멧돼지 출몰이 감소하고 피해도 많이 줄었다고 한다. ‘헌터스’도 그런 녹음기를 설치하는 것은 어떤가” 등 개선안을 내놓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이날 출연진은 멧돼지를 구경도 하지 못했는데 ‘헌터스’ 개선을 위한 시간도 번 셈이다. 하지만 이 코너의 폐지를 요구했던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한 관계자는 “멧돼지를 다른 곳으로 옮겨놓으면 다른 마을로 내려갈 게 뻔하다. 또 연출자 김영희 PD는 잡은 멧돼지를 119에 넘긴다고 했는데 119는 멧돼지를 처리할 수 없고 야생동물구조협회에 넘겨야 한다. 야생동물구조협회 사무처장 말로는 멧돼지는 환경부에서 사살명령이 떨어져 구조할 게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헌터스’는 멧돼지를 잡은 뒤의 조치도 마련되지 않았고 농민을 위한 것인지 멧돼지와 공생을 위한 것인지 콘셉트도 명확하지 않다. 감동도 없었다. 오히려 멧돼지 관련 퀴즈를 하며 틀리면 괴성을 지르는 멧돼지 영상으로 위험한 동물이라는 인식만 줬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코너를 보류하더라도 환경, 동물, 미디어, 생태계 전문가들이 모여 진지하게 얘기를 나눴으면 한다. 멧돼지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에 울타리를 치는 등 농민을 위한 내용으로 바꾸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관련기사 ◀ ☞”생태맹이 제작하는 ‘헌터스’, 생태구조단 아닌 파괴단 우려” ☞시민단체, ‘헌터스’ 폐지요청 “멧돼지 사냥이 오락거리인가?” ☞’일밤’ 김영희PD “‘헌터스’ 생명관 왜곡은 오해…교육적 내용” ☞’일밤-헌터스’ 구하라·우승민, 첫 멧돼지 사냥서 낙오 ☞’수색대’ 김태우·레슬링 심권호 ‘헌터스’ 투입 ‘멧돼지 사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