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아, 넓디넓은 북쪽 하늘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며 영원히 행복하렴”
2017년 1월 4일, 대전 오월드의 북극곰 남극이가 30살의 고단한 삶을 마치고 하늘로 떠났습니다. 암 투병으로 생을 마감한 남극이는 에버랜드의 통키와 대한민국에 남아 있던 두 마리의 북극곰이었습니다. 이제 친구 남극이를 잃은 통키는 대한민국의 유일한 북극곰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남극이가 대전 오월드 동물원에서 전시동물로 갇혀 살던 시간은 무려 15년입니다. 고향 극지방이 아닌 낯선 한반도에서 평생을 살아야 했던 남극이의 삶은 과연 행복했을까요. 영하 40도의 강추위와 120km의 강풍을 견디며 용맹하게 살아가야 할 북극곰에게 30도를 육박하는 한반도의 여름은 차라리 형벌과 같았겠지요. 평생 좁은 공간에 갇혀 살아야 하는 고통을 감내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남극이가 좁은 공간을 의미없이 오가는 정형행동을 보일 때마다 보는 이들은 안타까운 마음 감출 길 없었습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친구도 가족도 없이 홀로 반도에 떨어져 생존과 더위와 병마와 사투를 벌였을 남극이를 떠올려 봅니다. 마지막 숨을 서서히 내려놓았을 그 순간, 남극이는 무엇을 보았을까요? 그 마지막 순간만이라도 남극이가 시원한 북극의 얼음바다를 마음껏 헤엄치는 모습이었기를 바랍니다.
전시기간 15년은 엄마아빠 손을 잡고 남극이를 만났던 어린 아이가 스무살이 되었을 긴 시간입니다. 우리는 그 시간 동안 남극이가 주고 간 기쁨이 무엇을 의미했는지 이제서야 느낍니다. 좁은 사육장에 갇혀 병마로 생을 마감한 남극이의 삶에 미안함을 느낄 것입니다. 그리고 조건없이 모든 것을 주고 떠난 남극이를 오래 기억하며 추모할 것입니다.
2017년을 열며 모두 희망에 차있던 지난 1월, 홀로 조용히 세상과 안녕을 고한 남극이의 사망 사실을 가리려 했던 비정함이 우리의 낯을 부끄럽게 합니다. 현재 남극이가 떠난 자리에는 불곰이 전시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남극이의 전시가 마지막이기를 그토록 바랬던 것처럼 다시 불곰이 우리시대의 마지막 전시동물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인간의 탐욕보다 월등하게 빛났던 남극이의 30년 삶에 깊이 고개를 숙입니다.
“남극아, 넓디넓은 북쪽 하늘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며 영원히 행복하렴…”
더 이상 북극곰 없는 대한민국을 위해
오늘도 동물의 편에 서서 달리는
동물권단체 케어
One Response
여행을 가서도 동물체험을 하지 말아야합니다. 조금이라도 개념이 있는 사람이라면….
동물들이 인간의 단순한 놀이를 위하여 얼마나 심한 학대와 고통을 감내 해야하는지를 안다면
제발 …. 아무 생각없는 개념도 없는 인간이 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