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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펀딩 8화] 작은 이웃들에게 마음 한 켠을 내주세요

[스토리펀딩 8화] 작은 이웃들에게 마음 한 켠을 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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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마을이 위치한 성북구 삼선동은 한양도성이 지나는 오래된 동네입니다. 600년 전에 축성된 성곽 밖 동네인 삼선동은 사람들이 모여살기 전 옛날에는 삼선평이라 불린 넓은 평야였습니다. 지금은 집들이 빽빽이 들어선 동네이지만,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삼선평에는 한가로이 온갖 새 들과 노루, 말 등 여러 동물들이 초원을 노닐며 다녔을 것이라고 상상을 해봅니다.

“성곽길을 걷다보면 고양이들을 만납니다.”

낙산의 풀섶 사이에서 노는 아기고양이를 보기도, 600년된 성곽을 기어올라 삼선동과 동숭동을 오가는 녀석도 보기도 합니다. 능숙하게 성벽을 기어오르는 모습을 보면 낙산성곽의 터줏대감인 것 같습니다.




<낙산 성곽에 있던 노란 고양이>



성곽 주변의 삼선동 골목들은 구불구불 미로 같습니다. 삼선동에서 유년기를 보낸 권혁웅 시인은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시에서 구불구불 늘어선 담장 길을 걷는 것을 거대한 짐승의 내장을 지나치는 느낌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낮은 지붕의 집들과 담장들 사이를 걷다보면 작은 이웃들을 만납니다. 좁은 골목에서 만나는 고양이들은 사람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느긋하게 골목을 돌아 훌쩍 지붕위로 올라갑니다. 아마도 고양이가 오른 지붕의 집은 오랫동안 작은 생명과 함께 살았을 것입니다.




<지붕 위에 앉아있는 회색 얼룩 고양이>

삼선동에 위치한 한성대학교는 골목과 이어져 있습니다. 학생들도 골목을 지나며 고양이 이웃을 마주칩니다. 지난 4월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한성대학교 준동아리인 냥동이를 만든 동아리 대표 최희정 학생은 골목과 학교를 오가며 만나는 고양이들을 보살피고 싶은 마음으로 사람들을 모았습니다.






<한성대와 이어진 골목길>




대여섯명의 학생들이 모여 어떻게 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 우연하게 케어와 함께 하는 장수마을 길고양이 무료급식소 사업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성대학교 이웃이기도 한 장수마을에 가서 무료급식소를 어떻게 운영하는지를 배우고 싶어 가서 배울 수만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길고양이 무료급식소를 만드는 회의에도 참여하며 함께 고민을 하였습니다그리고 학교 측을 설득하여 한성대학교 안에도 무료급식소를 설치하고 동아리 학생들이 함께 운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길고양이 급식소에서 사료를 챙겨주고 있는 모습>




처음에는 좋지 않게 보는 학생들이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였어요. 그래도 아직까진 생각보다 학생들이 좋지 않게 보는 것 같진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학교에 고양이들이 많이 살고 있어요. 학생들이 고양이를 그래도 예뻐해주고 애칭도 지어주고 해요.”

급식소에 방문하는 고양이 중에 하나는 발이 커서 학생들이 호발이라고 지어줬다고 합니다.



지금은 동아리 인원이 8명이 되어, 당번으로 고양이 사료를 주고 있어요. 매번 비워진 사료그릇을 보면 고양이들이 건강하게 있구나 안심이 되요. 아직 밥을 주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고양이들이 밥을 먹는걸 보진 못해요. 언제가 친해져서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한성대학교 준동아리 냥동이의 최희정 학생과 안상현 학생>

동아리 냥동이길냥이와 동물들이라는 뜻으로 앞으로는 고양이 사료를 사기위한 벼룩시장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 다른 동물들에게도 관심을 가지며 나아가 동물복지에 대해서 학생들과 함께 고민을 할 것 이라고 합니다.




<오래된 한옥 지붕>

삼선동은 1930-40년에 지어진 한옥들이 많습니다. 한옥지붕에는 고양이들이 숨을 공간들이 많아 오래된 한옥 지붕에는 봄이면 고양이가 와서 새끼를 낳기도 합니다.

삼선시장에 위치한 한 맥주가게에도 매년 봄 찾아오는 고양이 이웃에 대한 사연이 있습니다. 2년 전 봄, 젋은 부부가 한옥을 고쳐 가게를 열어 장사를 하던 중에 고양이 울음이 들려 지붕을 살펴보니 아기고양이 5마리와 어미고양이 가족이 있었다고 합니다.

대부분이 한옥상가인 주변 상인들에게 물어보니, “여기 지붕에 고양이가 없는 집이 없어라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오래전부터 고양이는 이 곳 지붕이 집이었나 봅니다. 처음에는 고양이가 있는 것이 위생상 좋지 않을까 걱정을 하기도 하였지만, 젋은 부부는 아기고양이들이 귀여워 지붕 위를 자주 올려다보며 함께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었습니다.






<한옥 지붕에서 숨어있던 고양이 가족>




“그러던 어느 날 긴박한 울음소리가 벽 쪽에서 들렸습니다.”

아기고양이 한 마리가 지붕위에서 떨어져 벽 틈에 갇힌 것입니다. 젊은 부부는 고양이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 고민하다 결국 담에 부수어 구멍을 내어 고양이를 구조하였습니다. 두세시간 만에 아기고양이를 구조하였지만, 왠일인지 어미고양이는 아기고양이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되어 어미고양이는 나머지 새끼들을 데리고 지붕을 떠났습니다.





<지붕에서 구조된 아기 고양이>

그렇게 젊은 부부는 어쩔 수 없이 아기고양이와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키워줄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만 잠시 함께하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정이 들어 가게에서 함께 살아가는 걸 결심하였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고양이는 손님들과 오가는 사람들에게 귀여움을 받으며 시장골목의 인기스타가 되었습니다.

그 다음해에도 어미고양이는 가게 지붕에 새끼들과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또 아기고양이가 벽틈에 갇히는 사고가 낮습니다. 이번에는 전에 내놓았던 구멍으로 아기고양이를 빨리 구조하여 어미 품으로 돌려보냈고, 어미고양이는 이내 자신의 새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봄이 지나자 다시 지붕을 떠났습니다.



아마 사람들이 고양이를 모르니까 막연하게 싫어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희도 우연하게 고양이와 함께 살면서 그런 생각들이 바뀌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비슷한 또래의 고양이가 다쳐서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해요.”

젊은 부부는 시장골목에서 고양이와 함께 하며 주변 이웃들도 이제 고양이에 대한 편견들이 바뀌는 걸 본다고 합니다.

 

길고양이에 대해서 갖는 편견들은 대부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갖게 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영역동물인 고양이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저마다 자신에게 편안한 공간에서 길지 않은 묘생을 살아갑니다. 아마도 600년 전에 한양도성이 이곳에 자리잡을 때부터 작은 이웃들은 이곳에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이 작은 생명체들은 구불구불한 골목과 낮은 지붕위에 함께한 우리 이웃들이었을 것입니다.




<집 앞 담벼락에 앉아있는 길고양이>



“우리의 작은 이웃들에게 마음의 한켠을 내주는 것

그곳에서부터 마을이 시작되고, 무수한 생명들과 함께하는 공동체가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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