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동 경사가 싶은 산속에 백구가 새끼를 낳아 자리를 잡고 생활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새끼 때문에 자리를 뜰 수도 없어 먹이를 구할 수도 없는 백구…
등산객 할아버지가 발견하고는 거의 한 달 가까이 아침마다 밥과 물을 챙겨 주셨습니다.
그리고 추운 날씨와 눈과 비에 떨고 있을 새끼를 위해 임시로 스티로폼을 세워 바람막이 집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저희가 백구와 새끼를 확인하러 갔을 때 아직 눈도 못뜬 새끼들 때문인지 어미 백구는 경계가 더욱 심했고…
혹시나 새끼를 데려갈까 짖어대면서…
막상 무서워서 다가와 공격하지는 못하는 백구를 보니 마음이 더욱 찡했습니다.
차라리 새끼 근처에 가지말라며 다가와 으르렁 대면서 위협하는 녀석을 보면 오히려 마음이 놓였을텐데요..
10미터 이상 거리를 유지하는 백구를 이렇게 밖에는 카메라에 담을 수 없었습니다.
덩치가 크고 경계가 심한 백구를 잡기 위해 덫을 설치하고 한 시간 후에 확인을 하러 갔으나…
그 짧은 시간에 이미… 이빨로 그물을 다 뜯고 나와 새끼곁에 있었습니다..
덫에 들어가자마자 발견을 해야만 구조가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귀도 밝고 냄새도 잘맡는 녀석을 피해 멀리 떨어져 감시를 해야만 했는데…
백구가 시야에 들어올 만한 곳은 똑똑한 녀석이 우리를 먼저 발견하곤 했기에…
또 몇번의 실패 후에..
덫에 종을 여러 개 달아서 소리로 알 수 있게 하고, 멀리 떨어져서 종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그때!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급히 내려가 보니 백구가 덫 속에 갖혀있었습니다.
여러 날에 걸쳐 몇 번을 애먹인 녀석이 드디어 덫 안에 들어가 있으니.. 막상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
무거운 백구를 산속에서 아래로 옮겨오는 것도 여간일이 아니었습니다.
무사히 차량까지 내려오니 그 동안의 경계도 조금 풀어지고..
자신을 헤치는게 아니란 걸 알았는지 한결 온순해졌습니다.
꼬물꼬물 새끼들도 무사히 구조 되었구요 ^^
하루가 다르게 크고 있어서 처음 발견 후 4일이 지났는데 눈에 띄게 커져있더라구요.
처음엔 새끼가 5마리 였는데.. 제보자 분의 지인들이 잘 기르시겠다고 아가들을 데리고 가서..
두마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남은 애기들은 보호소로 옮겨 어미와 한곳에서 지내게 됩니다 ^^
그 동안 산속에서 혼자 새끼들 지키느라 온 신경을 곤두 세우고 밤 낮으로 힘들었을 백구…
긴장이 풀렸는지 몸이 나른해져서 이틀동안 푹 잠만 잤다네요 ^^
이제 우리 백구도 마음 편하게 이쁜 아가들과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