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요청 내용: 학대고발 2848번 구조요청
http://www.fromcare.org/our/hak.htm?code=hak&bbs_id=26787&page=3&Sch_Method=&Sch_Txt=&md=read
구조 활동 내용:
월요일 이었던 7월 9일 구조팀은
대구에서 1년을 넘게 목줄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
빽구를 구조하러 출동하였습니다.
7월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매미의 울음소리는 찌는 듯한
무더위의 시작을 알렸고, 그것은 곧 목줄의 고통에서 빽구가 더 힘겨워 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제보자를 만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빽구를 발견 하였습니다.
빽구는 사람을 상당히 경계하였습니다.
접근의 범위는 3~4m. 더 이상 접근하기는 힘들었습니다.
한 눈에 봐도 목줄에 목이 조이고 살이 밀려 내려오는 상태였습니다.
구조 전 박스로 덫의 형태를 만들고 그 안에 밥을 넣어 달라고 부탁을 드렸는데 제보자께서
잘 만들어 주셔서 덫에 들어갈 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덫 안에 먹이를 넣고 제보자의 집 안에서 기다렸습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드디어 녀석이 주위를 경계하며 접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박스로 의심을 많이 줄여서 그런지 주위를 둘러보다가 통조림 냄새에 반응하기 시작
했습니다.
드디어 녀석이 잡혔습니다!
가까이 접근하니 목에 난 염증에 냄새가 진동하였습니다.
이러고도 용케 살았다는 것이 대견스러웠습니다.
그래도 동네 분들이 챙겨준 밥이나, 옆 집개 의 밥을 먹어서 그런지
마르지 않고 몸에 살이 제법 붙어 있었습니다.
녀석을 통 덫에서 이동 케이지로 옮기려고 하니 녀석이 힘을 주고 버
티기 시작했습니다. 실랑이를 벌이다가 이렇게는 힘들겠다 싶어서 구조 도구를 가지러
차에 잠시 가던 중 녀석이 통 덫에 작은 구멍을 파고들어 탈출했습니다.. ㅠ ㅠ
녀석은 잡히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도망갔고 한동안 녀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녀석이랑 친한 수캐를 통 덫 옆에 묶어 보기도 하고 제보자께서 밥그릇을 두들기며 녀석을
유인해 보기도 했지만 덫 안에 한번 들어갔던 녀석의 의심을 풀 수는 없었습니다.
3시간 정도 녀석을 조용히 기다려 봤지만 녀석의 그림자조차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태양빛이 조금씩 줄어들고 강아지들의 낮잠 시간이 끝날 무렵 드디어 녀석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배가 고프던지 덫 안에 먹이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지만 머리만 살짝 내밀뿐
몸을 덫 안에 들여 놓지는 않았습니다.
구조팀은 덫으로 포획하기는 더 이상 힘들 거라는 판단이 섰고 녀석이 자주 왔다가는
차고지에서 포획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먼저 주변의 물건들을 이용하여 바리게이트와 펜스를 만들고
녀석이 도망가지 못하게 입구를 제외하고 주변을 봉쇄하였습니다.
운이 없게도 차고지가 산모기 소굴이라서 몸 이곳저곳이 가려워 지기 시작했습니다 ㅠ ㅠ.
자리를 피해 제보자의 집 창문으로 녀석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다행히도 녀석은 주변을 배회다가 차고지 안으로 들어갔고 제보자의 도움을 받아 입구를 봉쇄
했습니다.
녀석을 잡으려 하자 녀석이 자동차 밑으로 숨어 들어가 버렸습니다.
아무리 용을 써도 나오지 않고 녀석과의 사투를 벌이던 중 옆에 농기구가 보였고 그것을 올무
삼아 녀석을 구조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행히 녀석이 순순히 따라줘서 포획에 성공
하였습니다.
대구에서 포천 보호소로 이동하여 수의사 선생님께 향했습니다.
먼 거리를 와서 그런지 녀석도 지쳐있었고 눈빛에는 생기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먼저 마취를 하고 녀석의 목을 조이던 목줄을 제거하니 진물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악취는 진료실을 뒤 덮었고 녀석의 목을 자세히 들여 다 보니 염증이 심하게 자리 잡고 있었
습니다.
녀석의 목을 괴롭히던 목줄… 다시는 이런 고통에 아프지 않도록,,
녀석의 목을 소독을 하기위해 약을 바르고 소독을 했지만 끊임없이 나오는 진물에
거즈와 휴지를 얼마나 썼는지 기억이 안납니다. 진물에 젖어버린 거즈와 휴지들.
녀석의 몸에 달라 붙어 피를 빨아 먹던 거대한 진드기.
녀석의 치료가 거의 끝났을 무렵 녀석이 서서히 마취에서 깨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서둘러 붕대를 감아 치료를 마치고 녀석을 편히 쉴 수 있는 큰 케이지 안으로 조심스럽게 내려 놨습니다.
마취에서 깨어난 녀석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녀석의 눈을 보면서 고통과,슬픔, 경계심 이라는 단어가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가슴이 먹먹해져서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그 순간 제가 할수 있는 것은
그 것밖에 없기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마취가 덜 깬 상태에서 케이지 안이 낮 설게 느끼는지 고개를 잠시 갸우뚱 거리다가 이내 잠을 청했습니다. 아이의
상태는 목에 염증이 있긴 하지만 꾸준한 치료만 한다면 완치가 가능하며 피부조직도 금방 새살이 오를 거라는 수의
사님의 검진에 마음을 놓았습니다.
“다른 단체와 협회가 구조에 실패하였고 마지막으로 동물사랑 실천협회에 도움을 요청 하였다” 고 말씀하신 제보
자님. 제보자님의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아마도 이 아이는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겁니다.
끝으로 구조에 도움을 주신 제보자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