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수동면의 별댕댕 보호소 옆에는 오래된 공장단지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공장의 뒤꼍에는 아무도 볼 수 없는 은밀한 공간에 더러운 철장으로 된 박스 두 칸이 놓여 있습니다. 폐자재를 활용한 이 철장은 매우 더럽고 비바람을 피하기 어려운 공간인데다 너무 좁았습니다. 이 더러운 철장 안에서는 개들이 태어나고 얼마 되지 않아 사라지는 것이 반복되었습니다.
큰 개농장은 아니었지만 한 번에 태어나는 강아지들의 수가 무려 8명이나 되는 등, 개들은 박스 안에서 공장 직원들의 음식 잔반 처리용으로 길러지며 오물을 뒤집어쓰고 살다 결국 얼마 안 가, 어미 젖을 뗄 시기가 되면 팔려갔습니다.
오며가며 어쩌다 이 개들을 보게 된 별댕댕 보호소 소장님은 봉사단체인 애니휴에 도움을 요청하였고 애니휴가 와치독에 개들의 구출을 요청하였습니다. 별댕댕에서 개들은 구조할 테니 포기를 받아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도무지 주인이란 사람이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 지난번에도 돈을 주고 개들을 데려온 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그러면 습관이 될 것이고 악순환이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미 개는 이미 팔아버렸는지 숨겨버렸는지 아기들만 오물 속에 남았다고 했습니다.
와치독 단원 한 명은 소규모지만 번식이 반복되는 이 공간을 없애고 개들을 모두 포기 받고 또 다시는 기르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아내고자 이 곳을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아기 개들이 감쪽같이 사라졌고 주인은 개들을 누가 훔쳐갔다고 하였습니다. 급기야 경찰을 부르고 수사를 요청하였습니다.
마냥 지체할 수는 없었습니다. 20센티 줄에 묶인 황구에 대한 소유권 포기도 중요했고 철장도 영구히 없애도록 해야 했습니다.
집요한 설득 끝에 주인을 상대로 다시는 개를 기르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습니다. 황구와 어쩌면 찾을 지 모르는 사라진 아기 개들에 대한 소유권, 그리고 철장도 포기 받았습니다.
와치독은 마지막으로 구석에 홀로 남아 완전히 썩은 음식 쓰레기를 먹으며 살고 있던 닭 한 명도 포기를 받았고 케어는 닭을 직접 보호하기로 하였습니다 .
“알도 하나 안 낳고 쓸모가 없어!!!” 라며 닭의 소유권 포기는 쉽게 결정했던 주인.
올 여름 지독한 폭염을 죽지 못 해 견뎌냈을 닭은 몸이 매우 끈적끈적했습니다. 그리고 와치독이 새 상자에 넣고 차로 이동하는 동안 낳지도 않는다던 그 알을 순식간에 낳았습니다. 에어컨 바람을 쐬며 체온이 낮아지고 상쾌함을 느꼈기 때문일 것입니다.
닭은 그렇게 돼지 조나단 리빙스턴이 있는 계양산 아크 보호소에 새 둥지를 틀었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해 보는 모래 목욕에 신이 난 닭, 처음으로 먹어보는 물그릇에 연신 부리를 대었습니다. 처음 계양산 개농장 개들을 구조할 당시, 평생 처음 먹어보는 물을 연신 먹어대며 좋아하던 누렁이들의 모습이 오버랩 되었습니다.
그렇게 개들을 소규모로 번식해 없애던 숨겨진 철장들은 이제 곧 철거될 것이고, 사라진 아기들은 남양주 시보호소 공고에서 별댕댕 봉사자들이 찾아냈습니다. 유기견으로 잘못 오인되어 신고가 들어가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와치독은 이미 사라진 아기들을 찾아낸다고 해도 소유권은 포기하겠다는 약속을 주인으로부터 받아냈기에 다음 날 별댕댕에서 황구와 함께 아기들도 데려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황구1명, 백구 아기들 8명, 그리고 닭1명, 이들 10명은 새 삶 속에서 행복할 것이고, 그 숨겨진 철장의 철거로 인해 고통의 대는 이제 끊어지게 되었습니다.
별댕댕 소장님 및 봉사자님들, 그리고 함께 애 써 주신 애니휴에 감사드립니다.
닭의 이름은 ‘시걸’.
시걸이 조나단과 함께 새로운 행복을 찾아가도록 케어가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