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년 기념 파티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사진으로 그동안의 변화 과정을 보아 주세요!)
음식물 쓰레기가 트럭에 실려 매일 들어갑니다. 곧이어 다 자란 누렁이들이 철망에 구겨진 채 겁에 질린 눈망울을 희번덕거리며 그 트럭에 실려 나옵니다. 한쪽으론 즐겁고 여유롭게 등산객들이 오르는 등산로가 나 있고 다른 한쪽으론 시뻘겋게 ‘가축방역, 출입금지’라는 글자가 사람들의 발길을 끊어버린 양 갈래 길. 바로 인천의 유명한 계양산. 롯데 회장 소유의 산입니다.
그곳엔 마치 철옹성처럼 수천 평 규모에 철망을 두르고 요새를 만든 채 잔인하게 개들을 길러낸 십수 년 된 개농장이 있었습니다. 배설물은 뜬 장 밑에 켜켜이 쌓여 음식물 쓰레기 냄새와 함께 뒤섞여 기괴한 냄새를 풍겼던 그곳. 동물권단체 케어는 그동안 아무도 들어갈 수 없던 철옹성 같은 그 개농장에 들어갔고 미국의 후원자 김수정 님의 도움을 받아 개농장 주를 만나 그 개들을 모두 포기받았습니다. 그렇게 250여 마리 개들의 도살을 막았으며, 개농장 철거를 앞당겼습니다.
개들을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땀이 비 오듯 흐르며 지쳐 쓰러질 것 같았지만 폭염 속 뜨겁게 달궈진 철 장 안에서 그저 밥 한 끼 먹으려고 우리를 기다리는 개들을 생각하면 하루라도 멈출 수 없었습니다. 뜬 장 안의 개들에게 쓰레기 대신 사료를 공급해 주었고 태어나 처음 먹어보는 물을 공급했습니다. 아픈 개들을 치료하기 시작했고 어리고 사람 좋아하는 녀석들을 빼 내 입양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개들은 점점 더 건강해졌고 사람에게 조금씩 경계를 풀었습니다.
그리고 ‘롯데목장 개 살리기 시민모임’ 이 결성되었습니다. 더 많은 봉사자들이 모였고, 휴학 중인 대학생 직원 두 명이 채용되었습니다. <호진, 진구> 지금은 세상 다시 볼 수 없는 훌륭한 활동가들이 된 이 둘은 1년 열두 달, 엄청난 폭우 속에서도 눈발이 휘날리는 강추위 속에서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개들을 챙겼습니다. 그들의 정성을 봉사자들도 느꼈지만 개들이 더 많이 느낀 듯합니다. 하나도 빠짐없이 모든 개들이 지금 이 둘을 부모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계양구청은 개들이 갈 곳은 관심 없다는 듯, 풀려 돌아다녀도 괜찮다는 듯 대책도 없이 뜬 장 철거를 강요했고, 시민모임은 개들을 보호하기 위해 얇고 엉성한 펜스나마 둘러쳤으나 그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고발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비바람과 추위가 이어지며 어쩔 수 없이 또 비닐하우스를 쳐야 했으나 계양구청이 막아섰고 비에 젖어 떠는 개들을 두고 볼 수 없어 하우스 작업을 강행하니 시민모임 대표 1인과 동물권 단체 케어의 전 대표를 형사 고발했습니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습니다. 기나긴 불합리한 투쟁 속에서도 우리는 개들을 살려왔고 많은 수를 해외 입양 보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지켜야 할, 우리만 의지하고 있는 180여 녀석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이제 1년이란 시간이 지났습니다. 계양산을 매일 오르며 개들의 환경도, 개들의 표정도 달라져 갔습니다. 그리고 개들을 돌보는 이들의 발길은 더욱 불어났습니다. 아무도 우리의 의지를,
남은 개들을 걱정하는 마음을 꺾을 수는 없었습니다.
금 주 일요일, 시민모임에서는 조촐한 1주년 행사를 갖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계양산을 한 번이라도 와 보신 분들 모두 모여 주세요. 아직 계양산의 개들을 보지 못한 분들도 환영합니다. 지금은 오지 못하지만 계양산 개들을 위해 노력하셨던 분들이 모두 모여 주시면 너무 기쁠 것 같습니다.
누렁이들만 있는 보호소, 개농장의 개들만 있는 국내 최초의 보호소입니다. 개농장을 보호소로 바꾼 곳입니다. 이들을 찾아와 직접 눈으로 보아주세요. 이들이 얼마나 천진하게 우리를 바라보는지, 이들이 얼마나 그 좁은 철장을 나오고 싶어 하는지, 우리가 이들을 위해 앞으로 무엇을 더 해 줄 수 있는지 직접 보고 함께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는 이들을 꼭 넓은 운동장에서 뛰어놀 수 있게 할 것입니다. 그런 쾌적한 보호소를 선물해 줄 것입니다. 누렁이들과 여러분들이 뛰어 놀 수 있는, 그날이 하루빨리 오도록 여러분들의 관심이 더 필요합니다.
기념 파티 참가 신청은 @lotte250dogs
*철장 밖을 나와 본 적 없는 녀석들, 비록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이 없지만 하루 한 두녀석 씩 산책을 시도해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