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바람이 더욱 추웠던 2017년 1월의 어느 날, 우려 가득한 목소리의 제보가 하나 들어왔습니다.
직장 근처 빌라촌에 개 한 마리가 매일 길에 나와 사라진 주인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알고 보니, 그 개의 이름은 봉봉이.
견주는 중증의 간경화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상태였고
고령의 나이와 악화된 병으로 인해 퇴원 후에도 요양원으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견주의 친구 분이 가끔 들러 밥을 챙겨주고 있지만 언제까지고 봉봉이를 냉골의 방에 둘 수는 없었습니다.
한파가 시작된 날씨 속 빈 집은 마치 냉장고 안에 있는 것처럼 너무나도 추웠지만
봉봉이는 겨우 방석 한 장을 의지한 채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 방석 위에서 잔뜩 경계 어린 눈빛을 하고 곁을 내어주지 않는 봉봉이를 보니
지금 얼마나 무섭고 외로울까 싶어 마음이 아팠습니다.
케어 활동가는 견주인 할아버지를 만나 봉봉이를 잘 보살피겠다고 약속 드리고
봉봉이를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주인이었던 할아버지는 사랑으로 봉봉이를 보살피셨습니다.
그러나 몸이 아파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는 할아버지와 봉봉이는 서로의 행복을 바래줄 수 밖에 없습니다.
한 순간에 할아버지를 잃고 낯선 곳에서 두려움과 그리움으로 힘들어하고 있을 봉봉이가
하루 빨리 마음의 문을 열고 평안을 찾을 수 있도록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