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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에서 전합니다

하루종일 5분도 쉴 틈 없이 뛰어 다녔더니 기진맥진하여 글을 길게는 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기자님들이 학교 교실 안에 따뜻한 곳으로 잠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몸이 많이 녹는가 싶었지만 여기저기 쑤시네요.

컴퓨터도 빌려 주셔서 간단하게 글을 올리고자 합니다.

여기 상황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습니다.

좋은 듯 하다가 다시 불안해 지고, 군인들이 와서 갑자기 다 섬을 빠져 나가라고 했다가 다시 해경함들이 갑자기 취소를 시키는 등 상황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아픈 녀석들은 모두 구조하였습니다.

곳곳에 아픈 동물들의 행방을 수소문하며 돌아다닌 끝에 6시간 만에 6마리를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내일 오전에는 목이 졸릴 듯 줄에 묶인 녀석의 위치를 알아 냈으니 그곳에 갈 예정입니다.

다친 두 마리는 항구에서 멀지 않은 인천의 협회 연계병원인 보보스 동물병원에서 치료해 주시기로 하였다고 이수민 이사가 전하더군요.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다치지는 않았지만 오늘 끔찍하게 물려죽은 발바리 아가처럼 어린 녀석들 세 마리는 일단 데리고 나가 임시보호처를 찾은 후 입양을 진행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도움이 가장 필요한 부분입니다.

연평도 구조를 결정하기 전, 누구에게 미리 알릴 수 없었습니다.

말리는 분들도 있었을 테고 무작정 따라가겠다고 한 분들도 있었을테고.

하지만 누군가의 안전을 내가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미리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오늘 감사하게도, 그리고 또 한편 걱정스럽게도 사무국 팀장, 지부장님들, 보호소 팀장, 수의사 선생님들이 오시기로 결정했다고 들었습니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하지만 함께 최선을 다해 봅시다. 그리고 또 감사드립니다.

여기 상황은 모든 것이 제대로 전달되기 어렵습니다.

모두들 몰려 다니며 여기저기 취재하시느라 세세하게 알려지기 어렵습니다.

간단한 문장 몇개로 무엇을 다 담겠습니까.

혹자는 죽어가는 발바리 아가에게 왜 소주를 먹였느냐며 비난을 하고 있더군요.

소주로 안락사하지 않았습니다.

방법이 없어 소주라도 먹였고 천천히 숨을 거두었습니다. 소주에 취한 상태였을 뿐입니다.

긴박한 상황에 동물단체에서 숨이 멎어가는 회복불가능한 상태의 동물들의 응급상황시 수의사와 협의를 하여 안락사를 하게 하자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에 대해 보호소가 아예 없어 구조를 제대로 하질 않아 구조현장현실을 전혀 모르는 일부의 동물단체 몇 곳은 성명서까지 발표하거나, 국회 토론회를 방해하거나 방송취재까지 방해하는 등 비난 일색이었습니다.

그런 결과가 오늘 같은 상황을 발생하게 하는 겁니다.

수의사가 아니면 동물보호단체는 마취제나 안락사 약물을 구비할 수 없고, 진행해서도 안되며.

그러니 오늘 새벽에도 섬으로 당연히 가지고 들어갈 수조차 없었습니다.

숨이 멎어가면서도 고통에 몸부림치는 동물들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로드킬을 당해 죽어가도, 몸이 두 동강이 나 죽아가도, 야간 응급 시 아무도움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수의사가 아니면 그 어떠한 것도 해 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수의사님들은 24간 마치 슈퍼맨처럼 대기하다가 언제 어느 곳에서건 바람처럼 나타나셔야 되는 것입니다.

발바리 아가는 2개월정도였고, 몸이 절단되어 있었으며, 내장이 찢겨진 채 튀어나와 내장에 흙이 범벅이 된 상태였습니다.

덩치 큰 돌아다니는 백구들이 아가를 서로 물어 뜯고 있었다고 합니다.

119 구조대원님들께 급히 연락을 받고 달려가 보니 잔디맡에 누워 이미 의식이 없었습니다.

찢겨진 내장조각들 사이에서 피가 계속 나와 제 옷과 신발로 흘러내렸습니다.

숨만 붙어 있었지, 거의 죽어가는 상황이었습니다.

기자님들도 빨리 숨을 멎게 해 달라고 제게 말씀하실 정도였으니까요.

내장이 쏟아진 녀석을 안고 보건소로 달려갔습니다. 도와 달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러나, 보건소에는 마취제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마취제가 없냐고 하니 원래 국소마취제 밖에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거라도 뿌려 달라고 하였고 보건소분들이 내장위로 무조건 국소마취제를 들이 부어 주셨습니다.

적십자사쪽으로 다시 안고 달려 갔습니다.

그러나 거기도 그런 것은 없었습니다.

바닥에 내려 놓고 앉아 속수무책 바라보았습니다.

소주라도 구해 먹이면 만취상태로 고통이라도 잊어 버리게 하고 싶었습니다.

소주를 구해 먹였습니다. 입 안으로 천천히 먹였더니 얼마 안가 취하여 잠에 빠졌습니다.

그 상태로 두 시간 정도 후에 결국 숨이 멎었습니다.

적십자사 직원 분들이 밤에 굳어져 가는 녀석의 사체를 고이 묻어주셨습니다.

마취제를 가지고 들어와 안락사를 하였다면 또 수의사가 아니니 불법이라며 몰아세웠겠지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도움의 손길이 전무한 곳에서의 동물들의 죽어가는 상황들은, 발바리는 취한 상태에서 편안히 갔습니다.

여기선 그게 최선이었습니다.

내일,무사히 이 동물들이 빠져 나가고, 또 다른 남은 동물들을 위한 활동들이 원활히 될 수 있길 바랍니다.

이곳에서 저는 무척 감동을 받았습니다.

많은 기자님들과 자원봉사자님들은 떠도는 동물들을 정성껏 돌보아 주고 계셨습니다.

파편을 맞아 다친 백구 남식이를 촬영하여 처음 기사로  내보내셨던 뉴시스 기자님은 더 특별히 동물들을 챙겨주시는 분입니다.

그 분의 사진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많은 분들이  구조를 염원할 수 없었겠지요.

그런 그 분에게 왜 촬영만 하였냐, 구조는 하지 않았냐고 하지만, 이미 그 분을 포함하여 많은 기자님들이 아픈 동물들 소독도 해 주시며 먹이도 곳곳에 놓아 두시는 등 자발적으로 동물사랑을 보여 주셨습니다.

일부 네티즌들로 인해 마음들이 많이 다쳐 있었습니다.

남은 동물들의 문제는  정부지원과 인천시에서 지원금을 받고 있는 계약 보호소인 인천시 수의사협회보호소가  좀 책임을 지고 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이 오늘 사료를 보낸다고 하였던 것 같은데  들어오는 배에 사료는 전혀 없었습니다.

결정을 하였으면 좀 빨리 움직였으면 합니다.

이런 문제는 민간단체들이 대책을 세우고 발 빠르게 선두에서 일단 움직여야하지, 정부에게만 책임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또 다른 비상사태가 온다면 그때도 또 다시 책상 앞에 앉아서 민간단체 장들이 정부에 대고 그 동물들 책임지라고 속편한 소리하시겠습니까?

이곳에 와 보니 동물들에 대한 인식이 참 많이 변화발전했구나란 생각에 기뻤습니다.

우리들이 조금 더 노력한다면,  한층 더 성숙한 생명존중사회가 될 것입니다.

걱정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많은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걱정어린 마음이 느껴져 외롭지도 힘들지도 않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채식을 하기 때문에 급식소에서 먹을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고기국물이 들어가서… 맨밥에 김을 싸먹은, 한끼 식사가 그러고 보니 오늘 하루 종일 먹은 양의 전부네요.^^

아, 이제 배가 많이 고프네요.

일 마치는 대로 다시 뵙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

박소연 올림.

 

적십자사 자원봉사자님들과 기자님들, 소방대원 경찰 관계자님들 모두 이렇게 개들을 위해 따뜻한 방석과 추위를 피할 공간을 마련해주셨고, 먹을 것과 물도 챙겨주고 계셨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협회 해피로그에도 같은 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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