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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구출활동 후기 이제서야 올립니다. – 동물사랑실천협회

 

 

 

 

 

 

  동물사랑실천협회에서 연평도 폭격피해 동물들을 위한 구호활동 보고를 드립니다.

 

 

연평도 들어가는 여객선은 텅 비어 있습니다.

여전히 동물들만 그곳에 덩그마니 남은 채…

 

 

 

 

 

 

1박 2일로 다녀온 일정이 마치 3-4일은 된 듯 느껴집니다.

정신없이 돌아다니며 도움이 필요한 동물들을 구조하고, 파악하고, 방법을 생각하고,

구조한 동물들을 어렵게 배에 태우고, 또 병원으로 이동시킨 후 사무실로 와

건강한 동물들을 일단 보호하고, 또 밀린 사무업무를 처리하고,

그렇게 집에 와서 1시간 눈을 붙이고 나니 새벽 4시가 되었네요.

욕심 같아선, 마음껏 곯아 떨어져 잠을 자고 싶지만, 걱정스런 마음으로 소식을 기다리실 것 같아 또 컴퓨터 앞에 앉습니다.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고, 너무 많은 현장을 보았고, 너무 많은 전화를 받았고,

너무 많은 방해에 시달리다 보니 정신이 멍합니다.

 

 

 

 

마음이 슬프고 괴롭습니다.

일단 구조된 동물들은 안심이지만, 아직 그곳에서 갇혀 있는 동물들,

무작정 주인을 기다리며 아무것도 먹지 않는 동물들,

제 딴에는 아무 빈 집이나 피신해 들어가서는 결국 나오지도 않고 먹지도 않는 녀석들,

내일 다시 올 거니 기다려라고 약속한 후 급한 동물들 먼저 데리고 빠져 나왔지만

조금 전, 연평도가 통제되었다는 뉴스 보도를 접하고 다시 슬퍼집니다…

 

 

 

 

23일 처음 연평도 폭격이 보도되면서, 주민들이 대부분 빠져나왔다는 소식에 주민들 문제는 일단 안심을 하였지만 남은 동물들의 안위가 걱정되었습니다. 주민들이 당분간 섬으로 돌아갈 계획이 없다는 소식을 접하고, 남겨진 동물들을 보러 저 곳을 어떻게 들어갈까를 고민하다가 결국은 혼자 조용히 들어가 상황파악을 먼저 하자고 계획했습니다.

다른 활동가들의 안전을 내가 담보해줄 수 없는 상황인지라, 결정하기 전, 알리지 않았습니다.

 

 

 

 

양양화재현장, 쓰나미로 커다란 피해를 입은 스리랑카,,,

그동안 여러 곳을 다니며 쌓아온 재난시의 동물구조에 대한 경험으로, 혼자였지만 최단 시간 내에 부상당한 동물들을 모두 찾아 구조하는 것은 그닥 어렵지 않았습니다.

 

  

 

 

 

 

혼자서 열심히 찾아다니는 것을 보고는 너무 많은 기자님들과 자원활동하러 오신 분들,

또 적십자 활동가들, 소방대원들, 경찰관들이 모두 합심하여 동물들의 위치를 알려주셨습니다.

 

한 기자님은 며칠 째 밥을 주는 녀석이 있는데 전혀 먹지를 않는다고 계속 전화로 위치를 알려 주셨습니다. 천둥소리에도 무서워하는 것이 동물들인데 어마어마한 폭격의 충격을 당연히 견뎌내기 어려웠겠지요…

 

 

 

 

배에서 내려 달려가 무작정 적십자분들 차를 얻어 탔습니다.

차를 타고 달려가며 본 마을의 풍경..

지붕이 날라 가고, 집이 불에 타고, 집 전체가 형체도 없이 내려앉은 곳도 있었습니다.

많은 가옥과 차량의 유리창들이 산산조각 나 있었습니다. 엄청난 충격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모두들 각자 하고 있는 분야에서 정신들이 없어 보였습니다. 민간인들이 대부분 피신한 상태라 민간인 구호활동에 대해서는 해야 할 일들이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대피령이 내려 피신했다가 다시 나오기를 반복하니 긴장된 모습만큼은 역력하였습니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임시거처인 학교 주변에는 동물들이 모여 다니고 있었습니다.

주인들이 피신을 하며 먹이라도 찾아 먹고 살라고 줄을 풀어준 동물들은 임시거처 주변에 몰려들어 먹이를 잘 얻어먹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리거나 서열이 낮은 동물, 다친 동물들은 강한 녀석들에게 밀려 학교 주변에 들어오기가 어려웠습니다.

 

 

 다리에 상처를 입은 이 녀석도 적십자분들에게 보살핌을 받고 있었습니다.

남은 음식들을 챙겨 주시고..

 

 

 

 

짐을 풀기도 전에 적십자 급식하는 분들에게 다친 동물들이 밥을 먹으러 오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동물들의 행방을 알려 주셨고, 다리가 다친 녀석을 찾았습니다. ‘학교 강아지’라는 별명으로 통하는 이 녀석은 상처 부위가 아파 발을 딛지 못하고 있었지만 적십자 분들과 기자들의 사랑으로 응급치료도 받고 있었습니다. 동물 구조용으로 가지고 온 먹이들이 무거워 작은 수레를 항구에서 구입하여 가지고 들어왔었고, 녀석이 어디 가지 못하도록 수레에 묶었습니다.

 

 

 

 

다시 먹이를 비닐봉지에 넣어 챙긴 후, 부상당한 동물들을 먼저 찾아 나섰습니다.

갑자기 긴급한 소방대원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큰 개들 여러 마리가 어린 강아지 하나를 사방에서 물고 당겨 내장이 다 쏟아져 나와 죽어간다고…

걱정하던 일이 급기야 터진 것입니다.

주민들은 떠나면서 기르던 개들이 돌아다니며 먹을 것이라도 찾아 먹으라는 마음으로 풀어주고 갔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주인이 없는 불안감과, 폭격의 충격, 먹이를 스스로 찾아 나서야 한다는 위기감이 심각한 서열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작고 어리고 약한 동물들부터 공격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약한 녀석들은 먹이가 많은 학교 주변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끔찍한 부상을 당한 어린 발바리를 안고 소방차에 타고 보건소로 달려갔습니다.

발바리는 치료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이미 내장이 다 찢겨져, 피를 너무 많이 흘린 상태였고, 몸 안의 내장은 배 밖으로 모두 쏟아져 나와 흙이 묻어 있었습니다. 눈을 반쯤 뜨고 있었고 신음소리를 아주 희미하게 내고 있었습니다. 보건소에서는 녀석을 위해 달리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안락사라도 해 주길 원했지만 마취제가 없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건소에 마취제가 없냐고 하니 국소 마취제만 상비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국소 마취제라도 달라고 하였더니 쏟아진 내장에 흠뻑 뿌려 주었습니다. 국소마취제만 뿌린 상태에서 다시 적십자쪽으로 달려 갔습니다. 가망이 없었습니다. 고통없이 보내주고 싶었습니다. 회복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기에 죽어가는 녀석에게 조금 더 빨리 고통을 멎게 해 주고 싶었습니다.

 

 

 

적십자는 의료팀이 아니었고 급식팀만 왔다고 하였습니다. 아,, 이 섬에서 죽어가는 녀석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구나…술이 생각났습니다. 술이라도 먹여 통증을 잊어버리고 잠이 들게 하고 싶었습니다. 소주라도 있으면 달라고 하였습니다. 적십자 활동가 한분은 급하게 소주를 구해 주셨고, 고통을 잊고 잠에 빠지게 하기 위해 소주를 천천히 입안에 흘려 넣었습니다. 어떤 분이 너무나 절박했던지 입을 좀 틀어막아 보라고 하였습니다. 빨리 보내 주어야 한다고…. 그렇게 해 보았지만 곧 다시 손을 떼었습니다. 도저히, 도저히 그건 못하겠더군요….

 

 

 

 

달리 방법이 없어 소주를 조금 더 먹였습니다.

그렇게 녀석은 조금씩 잠에 빠졌습니다. 아주 깊은 잠을 자는가 싶더니 2시간 만에 결국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 녀석을 돌아보며 감정에 빠질 시간은 없었습니다. 최대한 신속하게 다른 위급한 동물들을 돌아보아야 했으니까요. 기자님들에게 이 섬에서 가장 많이 다친 동물이 어떤 녀석인지 물었고, 모두들 하나같이 머리 다친 백구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백구를 찾아 나섰습니다. 높은 언덕의 성당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찾아가 보았었지만 남식이라는 그 백구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성당의 유리창은 모두 깨져 파편이 널려 있었고 신부님의 것으로 보이는 승합차의 유리도 모두 깨져 있었습니다.

 

 

 

 

 

성당이 이 지경이 되었으니 네 머리의 상처가 그만한 것은 오히려 다행이라고 해야겠구나.. ’남식이를 입양보낸 다른 성당에 계신 분께서 남식이 기사를 보고 바로 협회에 가입하시어 남식이와 동생 대영이를 꼭 데리고 나와 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남식아! 남식아! 를 수 없이 불러 봐도 백구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른 녀석들을 찾아 다시 나섰습니다. 섬 안의 많은 동물들은 사람을 그리워하였습니다. 사람을 보면, 만져 달라고, 먹을 것을 달라고 쫓아 다녔습니다.

 

 

 

 

 

남식이 동생 대영이를 먼저 만났습니다. 학교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검은색 삽살개였습니다.

기자님들 말로는 서열에 밀려 큰 개들에게 자주 물리던 개였다고 합니다. 일단 너도 같이가자…

뜻밖에 검은 색 삽살개가 남식이와 같이 살던 개라는 것을 면사무소직원 분들이 알려 주셨습니다. 대영이를 학교로 가서 묶어놓았습니다.

 

 

 

 

 

차량을 가지고 들어갈 수가 없었기에 섬 안을 샅샅이 뒤질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없었습니다. 여기저기 뒤지며 걸어 다니기를 계속 하였고, 여기저기 걸려오는 기자님들과 소방대원님들의 제보 아닌 제보를 토대로 무작정 걸어가 보았습니다. 그렇게해서 남식이를 만날 수 있게 되었고 다른 어린 강아지들을 더 구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남식이는 상처가 너무 깊었습니다. 머리는 너무 깊게 패여 뇌수가 다 보였고, 다리에는 정말 커다란 구멍이 나 있었습니다. 근육이 다 보였는데 심하게 찢어져 살점이 너덜거린 채 굳어버렸습니다. 너무 순하고 기특했습니다. 그렇게 큰 충격과 고통에도 사람을 잘 따르고 해 맑게 웃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 상처는 더 심해질 것 같았습니다.

 

 

 

 

 

 

  

 

한 녀석은 주인이 있는 녀석이었으나 주인은 이미 떠나고 없었고 마당 줄에 묶인 채 빈 개 집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밥과 물그릇은 비어 있었고, 이불은 개집 안에 들어 있었으나 주인 없이 언제까지 견뎌줄지가 의문인 너무 어린 발바리 아가였습니다. 물려죽은 어린 발바리처럼 그런 봉변을 당할 수도 있었기에 이 녀석도 일단 데리고 나가 주인이 누구인지 찾기로 하였습니다.

 

 

 

 

 

 누렁이 아가를 또 만났습니다. 죽은 발바리 아가처럼 위태로워 보여 다시 안고 학교로 향했습니다. 모두 6 마리를 6시간동안 구조하였고 한 마리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자원활동가들 몇 분께서 가엾게 죽은 발바리를 묻어 주시겠다고 하여 어두워진 저녁나절, 학교 뒷 뜰에 묻어 주었습니다.

 

 

 

 

 

남은 녀석들은 학교의 체육관을 사용하게 해 주셨는데 서로 밤새 싸울까 싶어 멀리 떨어뜨려 묶어 놓았습니다. 그렇게 일이 끝나고 나니 8시쯤 되었던 것 같습니다.

동물들과 체육관에서 자려고 하였더니 기자님 한 분께서 윗 층의 기자실 방 중 한 공간을 사용하게 해 주셨습니다. 따뜻하고 좋은 공간에서 그렇게 밤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서는 계속 전화들이 걸려 왔는데 여기 상황을 묻는 전화, 걱정을 하는 전화, 아무것도 모른 채 평상시와 같은 상담을 하려는 전화, 또 일부 동물단체 사람들이 비난글을 올리고 있다는 전화 등… 새벽 2시인가 기자님들의 컴퓨터를 빌려 인터넷을 보니 소주로 안락사하였다라고 하며 비난 글을 포털에 올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안락사라도 해 줄 수 있었다면 그 상황에서 더 이상 바램이 없었을 겁니다. 수의사가 아니면 위급상황시에도 동물단체든, 동물보호소든, 안락사 약품을 전혀 구비할 수도 진행할 수도 없다는 개떡같은 동물보호법을 만든 일부의 사람들이, 이제 와서 그런 상황에서 왜 약품을 안 가지고 들어갔느냐는 비난을 또 해댔습니다. 약품을 가지고 안락사를 했다면, 수의사법 위반이라며 저를 또 고소하려 들었겠지요.

그냥 취하게 하여 조금이라도 고통을 느끼지 않게 해 주려던 모습이 기사제목으로 그렇게 잘못 나갔다고는 하지만, 제가 기르는 반려견이 그 상황에 있었다면 전 누구라도 내 강아지에게 단 1초라도 빨리 고통을 멎게 해 주길 바랐을 겁니다.

 

 

 

 

 

 

새벽 4시까지 상황을 알리는 글을 협회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기절하듯 잠이 들었습니다. 꿈속에서는 산 위에 사람들과 같이 있었는데 무수히 많은 포탄이 다시 연평도로 떨어졌습니다. 아, 이게 바로 전쟁이란 거구나…. 생생한 꿈을 꾸고 기분이 이상했지만 얼른 일어나 더 멀리 가보아야 했습니다.

 

 

 

 

 

 

저처럼 혼자 들어온 어떤 시민단체의 자원 활동가 한 분께서 아침에 개들을 산책 시켜 주겠다며 전화를 걸어 오셔서 잠이 깼습니다. 부랴부랴 일어나 함께 산책을 시키고, 다른 동물들을 더 찾아보러 다녔습니다.

목이 졸려 있다는 백구를 찾아 다녔는데 행방을 알아는 냈지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옥상의 한 방에 들어가 나오지도 먹지도 않는다는 백구가 있다고 하여 그곳도 찾아가 보았습니다.

겁에 질려 떨고 있었고 다정하게 말을 걸어주며 먹이를 주니 잘 받아먹었습니다. 기자님들이 일주일만에 처음 먹는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녀석은 끝내 나오지 않았고 저도 시간이 없어 다른 곳으로 향했습니다. 곧 다시 올게라는 인사와 먹을 것을 한 가득 남기고..

 

 

 

 

   

 

 

한 슈퍼 안의 고양이는 계속 나가고 싶어 울부짖었으나 결국 문을 열 수 없었습니다. 무거운 나무로 틀어막은 문은 아무리 노력해도 잘 열리지 않았습니다. 슈퍼 안이라 봉지를 찢어서 먹을 수 있는 것들은 남아 있어서 굶을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배가 떠날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 더는 지체할 수 없어, 그 녀석에게도 다시 보자라는 말을 하고 애처로운 시선을 뒤로 한 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인이 떠나고 공포에 질린 동물들은 집 밖을 나오지도 못한 채 먹이도 먹지 않습니다. 며칠간 굶었다는 이 녀석들은 달래주고 이야기를 건네며 먹을 것을 주니 그제서야 먹습니다.

 

 

 

 

시간이 너무 늦어져 빨리 개들을 데리고 가려고 하는데 뜻밖의 일이 생겼습니다. 못 데리고 나간다며 면 사무소직원 분이 말렸습니다.

이후로는 너무 많은 이야기가 있어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였습니다. 그리고 아직 알리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너무 많은 일부 동물단체 사람들의 방해가 있었다는 것만 말씀드립니다.

혹자는 개들을 데리고 나오면 절도로 고소하겠다는 말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다고 하는데 그것 때문인지 면사무소 직원 한분이 절대 안된다고 하였습니다. 나중에 다시 돌려 줄 거라는 말에도 놓고 나가라, 여기서 치료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상처가 심해서 그렇게 하면 큰일난다고 하였는데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다친 개들을 데리고 나오면 시보호소를 하는 병원장이 자신이 데리고 가겠다고 하였다는데 기가 막혔습니다. 왜 직접 들어오지는 않았는지….

 

 

 

 

 

배가 떠날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고 마음이 초조해졌습니다. 면사무소의 만류에 모든 책임을 지겠다, 문제 없게 잘 치료해서 주민들이 누구인지 찾아줄 것이다고 이야기하고는 가까스레 트럭을 얻어타고 짐 칸에 동물들과 함께 앉아 출발했습니다. 강지부장님이 채식이라 굶어야했던 저를 위해 김밥을 팀장들 들어오는 배편에 전해 주셨는데 배에 타고 그것을 먹으니 눈물이 났습니다.

 

 

 

배에 타고 곤한 잠에 빠진 아기 누렁이(알고보니 리트리버,,^^)

 

 

 

연평도 항구에 도착하니 우리 보호소 팀장과 수의사님이 와 주셔서 반가웠습니다. 함께 동물을 배에 태웠습니다. 동물들을 실내에 데리고 있을 수 있게 선원들이 이해해 주셔서 따뜻하게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두 시간여 후 인천항에 무사히 도착하였습니다. 강희춘, 박현지 지부장과 백민철님과 남자 친구 분, 진용현님, 사무국의 이순임팀장이 마중나와 아이들 이동을 도와 주었습니다. 아픈 녀석들은 인천의 보보스 병원으로, 건강한 아기들은 사무실로 갈 수 있도록 각각 차에 나누어 태우고 출발시켰습니다.

 

  안타깝게 배편을 놓치고 계속 인천항에서 기다려 돌아오는 아이들 맞을 준비를 하는 활동가들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 무사히 아픈 녀석들을 데리고 나왔다는 안도감과 함께 화가 났습니다. 무슨 007 작전도 아니고 왜 동물들을 이렇게 방해를 받으며 가까스레 구출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연평도에 안전을 책임질 수도 없는 상황에서 위급한 동물도 데리고 나가지 말라고 방해하는 사람들이 동물단체들에 있다는 것이 슬펐습니다. 또 다시 연평도가 심각한 상황에 빠진다면, 데리고 나오지 못하도록 한 사람들이 책임을 질런지요?

남식이는 하루만 늦었더라면 다리 절단이나 안락사까지도 생각해봐야 할 정도로

부상이 심각했다고 의산 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대체 무엇을 위함입니까? 목표가, 목적이, 그리고 대상이 동물이 아니었습니까?

 

 남식이는 지체할 수 없는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보보스 병원에서의 수술 모습

 

 

 

참겠습니다. 묵묵히 소신껏 일하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만 말하겠습니다.

부상 정도의 심각성을 자신의 눈으로 보지 않은 채 정부가 나서서 일을 할 수 있도록, 정부주도하에 일이 진행되도록 민간단체는 조력자로만 노력하라는 주장은, 부상동물은 안중에도 없는 정말 맘 편한 소리입니다. 상황이 더 심각해진다면, 그때도 동물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잘 시행하고 있는가라고 정부에 대고 소리높여 반복할 수 있을까요. 정부는 현재 피난민 대책도 제대로 마련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위급 상황입니다. 동물단체가 먼저 나서서 주도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부족한 것이 있다면 정부에 민간단체 지원책을 요구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정확한 현장실태파악이 선행되지 않으면 언제나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쓰나미 때의 스리랑카,,, 처음 배식으로 나온 제 밥을 덜어주는 모습을 보고 현지 주민들은 “ 개 엄마” 라며 놀려 대었습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제 모습을 신기한 듯 바라보던 현지 주민들은 어느 날 부터인가 자신의 밥을 동물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연평도를 들어갈 때, 다른 모든 것은 신경 쓰이지 않았지만, 혹여 그런 상황에서의 동물구조를 못마땅해 할 다른 시각들이 조금은 걱정되었습니다. 하지만 혼자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시며,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고 힘을 보태 주시고 좋은 일을 한다며 격려해 주셨습니다. 연평도 주민들은 하루가 지나고 다음 날 부터는 동물들이 있는 위치를 저만 보면 알려 주셨습니다. “네, 꼭 가 볼게요” 하고 찾아다니다 보니 어느덧 배가 떠날 시간이 촉박해졌습니다. 미리 구조한 부상동물들 떠날 채비를 위해 또 다시 학교 체육관으로 달려 갔습니다. 아이들이 하룻밤을 지낸 장소이기에 청소라도 대충 해 놓으려고 했는데 한 보수단체 활동가 한 분이 저를 대신하여 먼저 물걸레질까지 다 해 놓으셨더군요.

 

 

 

 

 

정신없이 다니며 몸은 힘들었지만, 정말 흐뭇하고 감동스러웠습니다. 10년간 생명들을 바라보는 사회인식의 변화를 위해 지치지 않고 외롭게 투쟁해 왔던 우리들의 노력과 행동들이 이제 조금씩 사회 속에서 녹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더 이상 힘들지 않았습니다, 아니, 더욱 기운이 나고 신이 났습니다.

 

 

 

 

 

오늘 다시 연평도를 들어갑니다. 더 보살펴 주어야 할 동물들이 있는지 돌아보고, 섬 전체를 둘러보려 차를 가지고 가겠다고 나선 활동가 다섯 분과 함께 들어갑니다. 상황 보고는 시간이 되는대로 계속 하겠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ps. 사람들과 대화를 하지 말고 동물들과 대화를 하십시오.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십시오,

거기에 우리가 이 일을 해야 할, 우리가 가야 할 정답이 있고,

그들이 그 답을 일러 줄 것입니다.

 

 

 

 

2010년 12월 1일  동물사랑실천협회 박 소연

www.fromcar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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