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들은 하루라도 달리지 않으면 달리지 못하게 된다고 한다. 청계천에서 마차를 끄는 말들은 행복일까 불행일까, 하루에 적어도 5시간 반 정도는 달리게 되고, 하루 평균 7시간을 아스팔트와 돌길 위에서 달리게 된다.
마차 운행시간이 길지 않은 평일에도 마차 운행이 시작한 지 세시간만인 오후 아홉 시부터 말들이 지쳐 하는 기색이 역력했으며 운행 종료 시간이 다가오는 저녁 11시 무렵에는 뒷다리를 교대로 지지하며 쉬는 말, 입에 거품을 문 말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세계수의사회에서는 인간들에게 동물에게 “다섯 가지의 자유”를 보장해줄 것을 권고한다. 그 중 첫 번째가 배고픔과 갈증으로부터의 자유이다. 하지만 청계천에서 마차를 끄는 말들에게는 엄청난 운동량에도 불구하고 소변냄새를 줄여야 한다는 명목으로 목을 축일 수 있을 정도의 물만이 공급된다.
또한 말은 소음과 예상하지 못한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한 동물이다. 청계천 일대의 많은 유동 차량의 수와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경적소리 그리고 마차 자체에 매단 사이렌에서 퍼지는 난잡한 기계음 소리는 마차를 끄는 말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주장과 청계천을 거친 늙고 병든 말들에게는 어떠한 끝이 기다리고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은퇴한 말들이 따뜻한 마구간에서 규칙적인 산책을 하며 영양가 있는 먹이를 공급받고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 믿지만, 대부분의 말들은 개나 동물원의 육식동물을 위한 먹이로 쓰이고 혹은 말고기로 국내 시장에 유통되거나 해외로 수출되는 것이 잔혹한 현실이다.
말들이 겪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허가된 것이 아니다. 마차에는 등록번호가 적혀 있지만 무엇을 위한 등록번호 인지도 알 수 없을뿐더러, 서울시청과 전화통화를 통해서도 청계천 마차는 운영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영업이라는 확인을 받았다.
해외에서도 마차와 차가 충돌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고, 성난 말이 군중으로 돌진해 사망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여 사람을 위해서나 ‘동물 학대’를 막기 위해서나 꽃마차는 이미 불법으로 규정되었거나, 불법화가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후진적인 과거의 유물을 전통과 시민의 유흥이라는 명목으로 계속해서 보고도 못 본 척 해야 하는지, 시민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상황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는 한 편 경찰과 관계 당국은 영업을 규제하고 단속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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