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도시락을 챙겼다
지구온난화 시대의 채식엄마 이야기
김주화 저∣오블리제∣정가 12,000원∣발행일 2011년 11월 1일
240쪽∣148*210mm∣ISBN 978-89-94564-13-5 (13330)
카이스트-사법연수원-검사, 과학을 공부한 법조인이자 이제는 한 아이의 엄마가
들려주는 기후변화, 생명사랑, 그리고 실생활 속 채식 이야기.
함께 도시락을 챙길 예비 베지테리언을 위한 채식입문서!
책 소개 ——————–
‘도시락을 챙긴다구? 요즘 세상에?’
불과 20년 전만 해도 도시락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아이들이 가득한 교실에서 쉬는 시간에 몰래 열어 먹었던 도시락 냄새가 정겹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주변에서 도시락을 구경하기는 힘들어졌다. 길거리마다 음식을 파는 식당이 즐비하고,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단체 급식은 기본이다. 요즘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세 살짜리 아이조차 단체급식에 입맛이 길들여지는 세상이다.
그런데 카이스트 출신의 전직 검사라는 저자는 화려한 이력과는 어울리지 않게 무슨 연유로 도시락을 챙겼다는 것일까? 어느 봄날 경북 의성이라는 작은 시골에서 그녀의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시작된다. 공부와 직장, 나이든 부모의 병환과 결혼, 아이의 출산과 육아라는 삶의 과정은 누구나 겪는 평범한 주제이다. 하지만 그녀의 이야기는 독특하다. 평범해 보이는 개인의 삶이 지구와 인류의 지속가능성이라는 거대하면서도 다양한 주제들과 교차된다.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첫 발걸음 – 먹거리를 바꾸는 것’
이 책 속의 첫 번째 주제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이다. 과거 진행되었던 지구온난화에 대한 논쟁부터 최근 남극 빙붕의 상태까지. IPCC 보고서의 내용과 기후변화의 심각성, 북극 동토층의 해빙과 메탄 방출, 티핑 포인트의 우려에 이르기까지 최근의 기후변화 상황에 대해 상세하고 알기 쉽게 설명했다.
또한 기후변화 상황에 대한 다양한 해법들도 등장한다. 도덕적이며 원론적인 해법부터 과학적 성과를 토대로 발견한 해법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첫 발걸음은 먹거리 문화를 바꾸는 것, 즉 채식 문화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IPCC의 의장 파차우리 박사의 강의를 통해 육식 문화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알기 쉽게 설명했으며 이어지는 과학적 연구들을 통해 채식 해법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이와 더불어 채식을 통한 건강 유지 방법과 영양학적 궁금증들도 정리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채식을 해오던 저자의 임신과 출산, 모유 수유의 과정을 통해 얻은 채식 노하우와 생활담은 예비채식인뿐만 아니라 건강하게 아이를 낳아 키우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에게나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과학자를 꿈꾸었던 법조인의 지구환경과 채식에 대한 고민과 해답!
이 책에서 돋보이는 점은 지속가능성의 해답을 얻기 위한 접근 방법에 있다. 지구촌 모든 이들의 미래와 지속가능성의 실마리를 찾는 과정-일반인에게는 어렵고 지루할 수 있는 바로 그 과정을 과학적 분석을 넘어서서 쉽게 설명하고 있다. 민간에서 논의되는 모습부터 저 멀리 네팔의 밀림 속 소년이 전하는 메시지에도 귀를 기울임과 동시에 검사 특유의 냉철한 분석을 바탕으로 음식 문화와 도덕성의 문제까지 풀어낸다.
저자 소개 ——————–
저자는 충북과학고등학교를 2년만에 수료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생물학을 전공했다. 그 후 혼자서 법 공부를 시작하여 2002년 제44회 사법시험 합격, 2003년 사법연수원 제34기 입소, 2005년에 창원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하였다. 2005년 2월부터 약 6년간 검사로 재직했으며, 현재는 한 아이를 키우며 친환경적이고 생명을 존중하는 먹거리 문화에 큰 관심을 갖고 생활하고 있다.
책 속으로 ——————–
• 처음 ‘지구온난화’라는 말을 들었던 건 중학생 시절이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지구가 더워지는 건 더 좋아 보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바나나와 파인애플 같은 열대 과일들이 자라면 맘껏 먹을 수 있어 좋겠다 싶었습니다. 겨울이 짧아져서 눈이 적게 오면 눈사람을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따뜻해진 날씨에 난방비는 덜 들겠다고 안심했습니다. 해수면이 상승하더라도 조금 더 높은 지대로 이사를 하면 해결될 거라고 말입니다. 아무런 근거는 없었지만 미래에 대한 모든 꿈들은 분홍빛이었고 낭만적이었습니다.
이제는 어린 소녀가 아닙니다. 한때 과학도였고 이제는 법률가여서 그런지 믿을 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 쉽게 믿거나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근거가 확실하고 믿을 만하다면 아무리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들어야 합니다. 과학이든 법률이든 진실을 밝혀가는 작업을 할 때 목소리 크기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그래서 작은 목소리들을 모아보기로 했습니다. 과학이든, 종교든, 의학이든, 어떤 분야든. 저와 사랑하는 가족과 더불어 모든 이들의 삶과, 동물과 지구와 인류의 지속가능성에 관한 주제라면 말입니다.
– 1부 잠 못 드는 밤 지구별 상황 「지구는 왜 자꾸 더워질까요?」중에서.
• 사실 아이를 임신하기 전까지 약 4년 동안 고기를 먹지 않았지만 영양소가 부족할 거라 걱정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위인들 중에는 채식인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소크라테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톨스토이, 버나드 쇼, 슈바이처, 아인슈타인, 뉴턴, 벤자민 프랭클린, 간디와 이소룡까지……. 위대한 업적을 이루어낸 채식인들을 보면서 오히려 육식인들보다 우수하다고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제가 영양소 섭취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길수록 남편과 가족들의 걱정과 불안은 더 커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채식에 대한 자료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
예를 들어 밥에 콩을 섞어 먹거나, 밥에 두부 반찬을, 빵과 두유를, 엽채류에는 버섯과 참깨를 섞어 먹는 것입니다. 이렇게 함께 섭취하면 육류를 섭취할 때보다 오히려 아미노산의 흡수율이 더 높아집니다. ……
임산부가 겪기 쉬운 것 중 하나는 철분 부족과 빈혈입니다. 병원에서는 철분이 부족한 임산부나 영아에게 쇠고기를 추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질 좋은 철분은 녹황색 채소에 풍부합니다. 철분 함량을 보면 참깨는 쇠고기보다 8배, 호박은 2배나 더 많고 칼로리당 함량으로 보면 시금치는 쇠고기보다 14배나 높습니다. 게다가 철분이 체내에 흡수될 때 필요한 비타민 C는 녹황색 채소에 풍부하며 육류보다 흡수율도 높습니다. ……
미량영양소인 파이토케미컬은 천연과일, 채소, 콩류, 견과류, 씨앗류에 들어 있는데 안토시아닌, 라이코펜 등을 포함하여 수천여 종이 있지만 가공식품이나 동물성 식품에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각종 채소와 과일, 콩류, 견과류는 ‘수퍼푸드’로 불리기도 합니다. 토마토 하나에만 무려 1,000가지가 넘는 영양소가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미량영양소를 포함해서 칼로리당 영양소가 가장 높은 식품은 단연 녹색 채소류입니다. 브로콜리나 양배추, 케일에는 단백질도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 2부 생명은 사랑으로 움튼다 「채식과 육식, 그 차이는?」중에서.
• 2009년 네덜란드 환경평가국은 전 세계 사람들이 섭취하는 음식을 바꿀 때, 토지 사용의 변화와 관련해 온실가스 감축에는 어떤 효과가 있는지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유럽연합에서 채택한 장기적 기후 목표(산업화 이전과 비교해서 온도 상승을 2oC 이하로 제한)를 달성하는 데 드는 비용을 산정했는데, 만약 전 세계가 축산업을 포기하고 완전 채식(비건식, 유제품과 달걀을 포함한 모든 동물성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을 할 경우 2050년까지 기후 목표의 80%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연구의 토대가 된 자료들은, 2006년 IPCC와 세계식량농업기구(FAO) 자료였다는 사실입니다. 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비율을 총 18%로 과소평가한 종전의 자료에 따른 것이므로, 축산업의 영향을 훨씬 높게 평가하는 최근 자료에 의하면 채식이 가져오는 기후상의 이로움은 더 커집니다. 더욱이 곡식을 키워서 동물에게 사료로 주고 그 동물을 잡아먹을 경우 원래 곡식에 있던 에너지의 90%를 잃는 점을 생각하면, 육류를 포기함으로써 엄청난 자원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 3부 따뜻한 가슴 푸르른 지구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요?」중에서.
추천평 ——————–
채식을 실천하며 아이를 키우는 여성 검사의 특별한 이야기를 읽으며 법률신문에 기고한 ‘건강한 몸 건강한 사회’라는 글과의 첫 만남이 기억난다. 첨가물로 가득 찬 가공식품과 육류를 광고하고 권하는 사회에서 이 땅과 하늘과 생명의 가치를 지키는 길을 찬찬하게 일러주는 이 책은, 건강하고 지혜롭게 아이들을 키우려는 젊은 엄마들의 필독서로 추천한다.
– 유영재 (베지닥터 상임대표, 한양여대 치위생과 교수)
작가는 인간보다 약한 뭇 생명을 측은해 하고 남의 아이들의 미래를 진정으로 고민하는 드문 사람이다. 채식주의자, 생태주의자가 되었다고 작가가 대단한건 아니다. 우리에게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채식이라는 확실한 방법이 있고, 그것을 정말 우리가 실천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에 이 책은 위대하다.
– 박정훈 (SBS 제작본부장, “잘 먹고 잘 사는 법”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