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온 몸이 망가진 작은 개를 누군가 버렸고, 이 아이를 거두어 잘 보살피고 있는 최경환 님…
부개동 제이는 동네 사람들이 부르던 이름이 ‘뭉치’였다고 합니다. 뭉치는 털을 가꾸지 않아 더럽게 뭉쳐져 있다는 뜻인데, 이 말을 듣자마자 그 이름은 버리고 팬님들이 지어주신 제이라는 이름을 쓰기로 했습니다.
제이를 처음 발견한 것은 지난 늦가을, 가끔씩 먹을 것을 던져주면 받아먹는 동네의 평범한 개라고 생각했는데, 동네주민들로부터 버림받은 개라는 것을 알고부터 달리 생각됐습니다. 최경환 님이 본격적으로 먹이를 주고 구조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약 2주 전이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아이가 교통사고를 당해 뒷발을 제대로 쓰지 못해 더 다급했다고 합니다. 동물사랑실천협회 구조팀이 처음 방문했을 때, 암 투병중인 아버님까지 제이 구조를 위해 몇 시간 동안 칼바람을 맞으셨습니다.
첫날 이웃집 친한 개가 제이의 먹이를 받아먹으며, 그물안으로 들어왔는데 사실 그물을 다 치지도 못한 상태에서 눈치 챈 녀석이 달아나고야 말았습니다. 너무나도 빨리 찾아온 구조기회는 제이의 빠른 발걸음으로 놓치고야 말았습니다. 두 번째 구조에 나섰을 때 제이는 진정제 한 알을 먹고 양지바른 곳에서 졸고 있었습니다. 막다른 곳으로 알고 있어 그물만 치면 구조할 수 있다고 자만할 무렵, 제이는 말 그대로 개구멍으로 달아났습니다. 보이지 않던 구멍이 있었던 것입니다.
자신이 버려진 집 근처를 전전하던 제이는 탈출하기 좋은 곳을 은신처로 삼아 눈비를 맞으면서도 한 곳에서만 노숙했습니다. 하지만 두 번의 실패는 제이에게 극도의 스트레스를 줬고, 자신이 자던 곳을 버리고 자리를 옮기고야맙니다.
이 녀석이 어디에 숨었을까… 최경환님은 새벽 두시까지 온 동네 골목이며 차 밑까지 수색한 끝에 겨우 제이를 찾았습니다.
동물사랑실천협회 사무국에서는 수의사선생님의 처방을 받아 진정제를 강하게 처방해 준비했습니다. 현장에 도착해 동네를 다섯 바퀴 정도 돌 즈음 후미진 곳에 웅크리고 있는 제이를 만났습니다. 웅크리고 잠들어 있었습니다.
진정제를 먹이에 섞어 옆에 놔두고 먹는 것을 확인한 후 삼십여분이 지나 119에 요청했습니다.
잠시후 도착한 119 구급대원들, 제이 포획을 위해 뜰채 두 개를 들고 대원 세명이 차에서 내렸고 잠시 작전회의 후 그물로 제이가 있는 곳을 포위하자마자 제이는 달리기 시작, 한 구급대원의 뜰채가 제이를 낚아챘습니다.
지난 2주일동안 이 녀석을 살려보려 새벽 두 세시까지 친해지려고 노력했던 최경환님은 제이가 포획되는 순간 안도의 눈물을 흘리며 불안해하는 제이를 달랬습니다. 그 시간이 12월 31일 밤 11시 50분.
답십리 케어센터까지 최경환 님은 동행했습니다. 제이가 케어센터에 도착하자마자 여전히 경계의 눈빛이 역력했지만 이내 잠들었습니다. 따스한 곳에서 얼마나 오랜만에 자보는 잠일까요.
최경환 님의 동물사랑은 평소 유기견 관련 자원봉사활동로 말해줍니다.
최경환 님과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어보면서 유기동물 구조 자원봉사대를 발족하면 어떠냐는 의견이 있었는데요. 여러분 의견은 어떠세요?
제이라는 유기견을 통해 확인한 많은 분들의 관심과 지지, 그 힘을 믿고 동사실은 또 달리겠습니다.
최경환 님께 많은 격려 부탁드립니다.
구조직 후 케이지에 안전하게
케어센터 도착 직후 제이
최경환 님 영상 인터뷰
최경환 님 블로그 => http://bit.ly/V0Pd4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