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의료생협 이야기①
개똥은 왜 약에 쓰려면 없을까?
‘2012 서울 사회적경제 아이디어 대회’에는 많은 시민단체와 시민들의 주옥같은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이 중에서 총 42개의 과제가 선정되었는데, 여기에는 우리 동물사랑실천협회가 제출한 “반짝반짝 반려동물 의료생협”도 당당하게 그 이름을 올렸다.
우여곡절을 거쳐 이 프로젝트는 필자의 몫이 되었는데, ‘반려동물 의료생협’이라는 생소한 이름에도 불구하고 인기는 그야말로 짱이었다. 문제는 어렵다는 점. 과제 선정 이후 관심 있는 시민들과의 첫 모임인 집밥후기(http://wikiseoul.com/archive/2223)에서도 질문공세에 시달렸다. 역시나 관련 설문조사에서도 빠지지 않고 거론 된 것이 “‘반려동물 의료생협’ 너 누구니?”라는 첩보 수준의 물음이었다. 당근, 홍보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줄을 이었다. 부족하지만 ‘반려동물 의료생협 이야기’를 몇 회에 걸쳐 연재한다.
반려동물 의료생협이 왜 어려울까, 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생활협동조합’ 자체도 일반에게는 생소하다. 여기에 ‘의료’라는 단어가 붙었다. ‘의료’라니 그 단어만으로도 숨이 막힌다. 눈앞에는 높은 진입장벽이 우뚝 솟는다. 하얀 가운을 걸치고 턱을 치켜든 채 도도하게 걸어가는 드라마 속의 잘난 의사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각각의 단어가 주는 생경함과 동시에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다. 이 건 비빔밥 보다는 따로국밥인데, 그 맛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호기심은 천국인데, 결론은 모르겠다, 가 정답인 셈이다. 여기에 반려동물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첩첩산중, 우선 반려동물에 대한 이야기는 접어두고 먼저 ‘의료생활협동조합’에 대한 이해부터 시작해 보자.
이 걸 어떻게 설명해야 쉬울까? 먼저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속담을 생각해 보자. 그 흔한 개똥이 왜 약에 쓰려면 없을까? 간절해지면 귀해진다는 것인가. 아마도 그럴 것이다. 조금 더 확대해서 해석하면 무엇이든 의약분야로 넘어가면 흔히 이름값처럼 몸값도 저절로 높아진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 의료계에서 보면 안티 소리 들을 말이지만.
아무튼 몸이 건강할 때 개똥이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처치곤란의 물건이다. 하지만 병이 들어 개똥을 약으로 써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없어 못 먹는 산삼 보약보다 더 소중한 무엇이다.
예로부터 생노병사는 유한한 삶을 사는 사람에게는 가장 애틋한 주제다. 누구도 늙고 병들어 죽은 것을 마음대로 못하고, 늙고 병들면 반드시 누군가의 도움을 간절히 원하게 된다.
하지만 늙고 병들어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인권이 발달한 현대사회에서는 늙고 병들면 당연히 누군가의 도움을 그것도 빈부귀천이 없이 받아야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없으면 그야말로 ‘개똥’이다. 말 그대로 개똥도 약에 쓰려니 없는 그런 입장이란 말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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