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한 제보자분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발바리 한마리가 묶여있는데…
사람이 매일 드나드는 곳이 아니라 일주일에 겨우 한두번 오기때문에
먹을 밥도, 마실 물도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다면서요.
처음에는 제보자 분이 밥과 물을 챙겨 주시다가 제보자분도 바쁜 사정으로
더이상 챙겨주실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해당 구청에 말했더니, 와서 치우고만 갔다는데…
저희가 제보전화를 받고 갔을 땐 이미 정리가 된 상태였다고 합니다.
밥통엔 오래된 낙엽뿐이었고, 물그릇도 매말라 흙만 뭍어있었습니다.
정리된 게 저정도라니.. 그 전엔 얼마나 더 열악한 환경이었을까요.
구조를 나갔을 때,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가 심한 듯 보였습니다.
심각한 외상이 있거나 극도로 마른상태는 아니었는데…
그래도 사람을 이렇게 두려워하는 걸 보면 그동안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짐작할 수는 있었습니다.
대표님이 직접 시간을 내어 함께 구조를 가주셨는데
아이에게 다정하게 말도 건내면서 다가가자 조금씩 경계를 푸는것 처럼 보였고,
좀 더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렸다가 서서히 목줄을 나무에서 풀고
차로 데려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목줄을 풀었을 때…
그동안 산책이라는 걸 해보지도 못하고 저 돌맹이 가득한 곳에서만 지내오면서 답답했는지
앞장서서 내려가는 녀석을 보고 마음이 흐뭇했지요 ^^
일단 사무국으로 데려와 보호중이며 며칠 안에 보호소로 옮길 예정입니다.
목에 감긴 줄까지 완전히 풀어주자 한결 밝아진 모습이었어요.
앞으로 보호소 생활에도 잘 적응하고, 하루 빨리 따뜻한 가족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