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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이 실명된 채 담벼락만을 의지해 홀로 앉아 있던 귀중이 이야기



 

 

시멘트 담벼락에 기댄 채
그 담벼락만을 의지한 채
하루 종일 앉아만 있는
작고 어린 강아지가 있었습니다.


강아지가 앉아있는 곳은 철거촌의 한 폐건물,
수많은 유리파편과 쓰레기 더미 속
부서진 채 버려진
작은 생선용 스티로폴 박스 안이었습니다.

강아지가 하루 종일 하는 것이라곤
담벼락에 앉아
밥을 주러 오시는 마을의 아주머니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일…

마을의 한 아주머니가 주는
하루 한 번의 밥과 물
그리고
담벼락에서 일어나
몇 발자국 비척이며 걸어 나오는 것이 전부인 어린 강아지 .

수개월 전 한 날,
같은 곳에 무참히 버려졌던 다른 강아지 삼형제는
돌아다니며 마을에 뿌려져 있는 농약을 먹고
하나 둘 셋,,, 별이 되었습니다.

그 강아지들이 그래도 이곳에서 살아가 본 건
한 달 남짓이라는
아주 아주 짧은,,, 시간 뿐이었지요.

살아남은 강아지에게 아주머니는 ‘단비’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가뭄 속에 내리는 단비처럼 희망을 가지라는 뜻에서 말입니다.

단비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은 건
오로지…
눈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선천적 장애로 눈이 없이 태어난 단비는
보이지가 않으니 돌아다닐 수 없었고
돌아다니지 않으니 농약을 먹을 수 없었고
그래서 살아남았습니다.

그렇게 담벼락에 가만히 앉아만 있는 채로
조금씩 성장하던 단비만이
묵묵히 그곳에서 살아남은 채
돌아오지 않는 형제들을 귀를 기울이며 기다렸습니다.

형제들이랑 같이 그곳에서 살았던 시간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을 말이죠.

철거촌에 버려진 눈 없는 단비는
매일을 혼자서
하염없이 귀만 기울인 채
그렇게 담벼락에 앉아만 있었습니다.

그리고 단비는
단비가 의지하던 유일한 담벼락마저
곧, 철거될 거란 사실을, 알 수 없었습니다.




 

< 혼자 앉아있는 강아지 , 그 후>


단비에 대한 제보를 받고 동물사랑실천협회는

보호소에 공간이 없어 바로 데려올 수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워 한 후원자님께 이 사실을 알렸고,

불쌍한 상황을 지나치지 못하시는 이 후원자님은

단비의 사진을 보자마자 눈시울을 적시며 ‘외면할 수가 없다, 데려오자’고 하셨습니다.

단비를 데리러 가던 전날 밤,
갑자기 세차게 비가 내리고 천둥이 쳤습니다.
그리고 눈 없는 단비가 그 소릴 혼자서 들으며 앉아 있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너무나 아팠습니다.

단비를 입양하기로 한 후원자님은 걱정되어 잠 한숨 못 주무시고 눈이 부은 채 나오셨고,
그렇게 우리는 철거 촌 담벼락, 혼자 앉아있는 강아지 단비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단비에게 밥을 주시던 아주머니의 넉넉한 마음이 아니었다면 단비는 보이지 않는 상태로
담벼락에 앉아 굶은 채 쓸쓸히 세상을 떠났을 겁니다.
오지 않는 형제들을 하염없이 기다리면서….

단비는 이제 ‘귀중이’라는 귀하고 소중한 이름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철거되기 직전 그 담벼락을 떠났습니다.
떠나간 형제들의 몫까지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아갈 귀중이…

세상은 아직도 살아갈만한 걸까요?
귀중이와 그 형제들을 철거촌에 버린 매정한 주인도 있지만
귀중이를 보살펴 주신 아주머니와 급한대로 임보를 하겠다며 나서 주신 사랑이 넘치는 분도 계시니까요.

귀중이는,
귀중이와 같은 다른 장애동물들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걸을 수 없어도
여러분들의 사랑만큼은 느낄 수가 있습니다.

장애동물들에게도 기회를 주세요.
더 큰 행복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더 큰 사랑을
그들에게서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귀중이란 이름을 얻은 혼자앉아 있던 강아지에 대해

많은 분들이 안타까움과 격려를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귀중이는 현재 우리 단체 전 대표이신 박소연& AJ 동물운동가 부부 가정에서

어르신 개들과 그리고 친절한 고양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다른 강아지들처럼 장난하자고 우다다도 할 줄 알고 마치 눈이 보이는 개처럼

화장실은 물론, 계단도 혼자 오르락 내리락 거리고, 침대에서 그 높이를 가늠한 채

혼자 풀쩍 뛰어내려 놀라게 한 적도 있다고 해요.

초감각을 가진 귀중이는 다른 개들보다 소리와 냄새에 대한 감각이 뛰어 나고

공간에 대한 인지능력도 높아 하루면 모든 공간을 부딪치지 않고 다닐 수 있답니다.

귀중이는 내일 자넷이란 후원자님이 예방접종과 중성화를 지원해 주실 것이며,

곧 미국의 새 입양처로 갈 예정이랍니다.

 

귀중이를 한번이라도 안아본다면 금새 사랑에 빠지게 하는 마력이 있다는데요,

멀리 미국으로 가는 것이 섭섭하면서도 기쁘고 그렇네요.

귀중이 더 많이 응원해 주세요.
오늘도 동물사랑실천협회는 더 많은 친구들을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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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문의: 02-313-8886 내선 2번, care@fromcar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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