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는 언제? 항상 한 발 늦는 국내 패션 대기업들”

과거 ‘레자’로 불리며 ‘짝퉁 가죽’ 취급을 받던 인조가죽을 활용한 제품을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속속 내놓고 있다. 가축복지와 친환경을 생각한 비건 레더(Vegan Leather)다.

2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에르메스는 비건 레더를 활용한 ‘빅토리아 백(Victoria Bag)’을 올해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 가방은 버섯 소재로 만든 비건 레더를 활용한다. 예상 가격은 기존 빅토리아백 라인과 비슷한 약 600만원이다. 에르메스의 빅토리아백은 에르메스 제품군 중 버킨백이나 캘리백 등과 달리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축에 속하는 제품이다.

앞서 버섯 균사체를 활용한 상품을 만들어온 미국 스타트업인 마이코웍스는 촉감은 물론 내구성도 기존 가죽과 비슷한 버섯 비건 레더 소재인 ‘실바니아’를 개발했다.

이 가죽은 버섯 뿌리의 곰팡이 균사체를 기존 가죽과 비슷하게 만든 것이다. 동물 가죽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어 환경 보호에도 도움이 된다.

에르메스는 마이코웍스와의 독점 계약으로 앞으로 3년 동안 에르메스 장인이 마이코웍스의 비건 레더 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만들 계획이다.

미국 실리콘밸리 개발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올버즈도 최근 100% 식물성 가죽을 선보였다. 천연고무와 식물성 오일 등이 쓰였으며, 이 비건 레더를 생산하면 플라스틱으로 인조가죽을 만들 때보다 17배 가량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안에 이 비건 레더로 만든 운동화가 출시될 예정이다.

스웨덴 패션업체인 H&M은 혁신과 지속가능한 제작 기법, 디자인을 내세운 ‘이노베이션 스토리즈’ 콘셉트를 최근 선보였다. 이 콘셉트의 첫 컬렉션인 ‘사이언스 스토리’는 피마자 오일로 만든 바이오 기반 원사와 선인장으로 제작한 식물 기반 가죽 대체제 등 새로운 소재가 쓰였다. 청바지와 크롭 셔츠, 트랙수트, 샌들 등이 공개됐으며 플라스틱 소재로 선글라스도 제작했다.

H&M은 올 한해 지속적으로 해당 컬렉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에는 농작 폐기물에서 얻은 천연섬유와 목재 펄트로 만든 직물 등으로 가을겨울(FW) 컨셔스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와인 양조 시 생기는 부산물로 비건 레더를 만들어 이를 활용한 신발도 내놨다. 앤아더스토리즈는 와인 제작 후 남은 포도 껍질로 비건 레더를 제작해 샌들을 만들었다. 타미힐피거는 사과 껍질로 만든 ‘애플스킨 스니커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의류 브랜드의 이 같은 노력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모피코트 한 벌을 만들기 위해 최대 200마리의 밍크 가죽이 필요하단 사실이 전세계 동물보호단체들을 통해 알려지면서 명품 브랜드들은 앞다퉈 밍크 가죽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코치는 지난 2019년 가을부터 여우, 토끼, 코요테, 친칠라, 밍크 등 동물 가죽을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 샤넬, 구찌, 톰포드, 지미추, 캘빈클라인도 지난 2017년부터 모피 사용을 금지했으며 버버리도 모피로 의류를 만들지 않기로 했다. 모피 코트가 유명한 베르사체도 동물 가죽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국내에서는 한세엠케이의 ‘앤듀’가 페트병을 활용한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소재를 만들고, 동물을 학대하지 않는 ‘에코비건’을 적용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페트병을 활용한 ‘에코 플리스 컬렉션’을 선보였다. 500ml 페트병 1082만개를 재활용해 뽑아낸 실로 원단을 제작했다.

한섬은 올해부터 재고 의류 폐기 방식을 친환경적으로 바꾸기로 했다. 폐기할 재고 의류를 재활용업체에 넘기면 고온과 고압으로 성형해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로 만든다. 한섬은 이 같은 방식으로 매년 약 144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연간 폐의류 절반 수준인 30t을 이 같은 방식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인조가죽 시장은 매년 4.4% 성장해 오는 2027년에는 45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bykj@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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