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펀딩 2화] “썩어가는 목으로 아기를 품은 채 먹이 찾는 엄마 고양이”

[스토리펀딩 2화] “썩어가는 목으로 아기를 품은 채 먹이 찾는 엄마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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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몰래, 살금 살금”


도심 속 길고양이들의 삶은 늘 긴장의 연속입니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행여나 해코지를 당할까, 한 시도 조심스런 몸짓과 두려운 마음을 놓을 수 없습니다.

 

길에서 태어난 길고양이들의 삶도 이런데 사람과 함께 집에서 살다 내몰려진 집고양이들은 밖으로 나온 그 순간, 모든 위험과 공격 속에 놓이고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혹독한 시간과 사투를 벌여야 합니다.

 

여기 가까스로 살아남은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이 고양이의 목에는 노란색 예쁜 줄이 걸려 있었습니다. 목줄을 걸고 있다는 건 누군가에게 길러졌었다는 것, 한 때는 귀한 보살핌을 받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버려진 것인지, 집을 잃은 것인지 알 수 없는 이 고양이는 평생 살아보지 못한 가혹한 공간 속에 놓여졌고 인간의 편리에 의해 변해버린 거대한 도심 속 야생과 맞닥뜨려야 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이 고양이를 더 힘들게 했던 건 목에 걸린 노란 목줄이었습니다.”


한 때 사랑 받았다는 표식, 그러나 사랑받았다는 기억은 더 이상 도심 속 야생의 환경에선 필요치 않았습니다. 몸집이 다 크기 전 걸려있던 목줄은 점점 자라나면서부터 목을 조이기 시작했고 숨을 쉬기 힘들어졌고, 급기야 살을 파고들었습니다. 움직일 때마다 살이 점점 에이는 고통, 그러나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길고양이의 삶은 한 시도 가만있을 수 없었고 결국 고양이의 목줄은 식도를 끊을 만큼 깊이 파고 들어가 버렸습니다.

 

살이 썩는 냄새가 진동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새끼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새끼를 몰래 낳고 먹여 키우기 위한 삶은 건강한 길고양이에게도 힘든 것일텐데, 이 엄마 고양이의 삶은 우리가 감히 상상하기 힘든 것이겠지요.

 

약하게 태어난 아기 한 마리. 그 녀석을 차마 독립시킬 수 없었던 엄마 고양이는 그런 아기를 품고 썩어가는 목으로 이제 죽는 날만 기다려야 할 만큼 만신창이가 돼 가고 있었습니다.

 

목이 썩어가는 엄마 고양이가 아기를 데리고 다니고 있어요! 구해 주세요!”

 

케어 구조대로 급한 전화가 걸려온 건 엄마 고양이가 다 죽어갈 때쯤이었습니다.

 

 

집 근처 고양이를 돌보던 캣맘 한분이 건넨 사진 속 피투성이가 된 고양이의 목은 사진만으로도 그 고통이 전해져오는 듯 했습니다. 케어 구조대는 제보를 받은 즉시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캣맘 아주머니가 목에 상처를 입은 엄마 고양이를 발견한 것은 지난겨울 어느 날이었습니다. 주변은 온통 냄새를 풍기는 쓰레기더미였고 추위를 피하기 위해 작은 몸을 숨길만한 공간도 없는 그곳은 보통의 길고양이들이 가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사람의 집에서 길러졌던 고양이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경쟁할 대상이 오지 않는 더럽고 숨을 공간이 없는 이곳을 택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주머니는 썩어가는 몸으로 작은 생명을 뱃속에 품은 길고양이를 돌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급한대로 쓰레기더미 위에 작은 집을 지었습니다. 길고양이가 출산을 하고 새끼를 돌볼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리고 사료와 물을 정기적으로 제공했습니다.

 

물을 부어주고 금새 얼어붙어 버릴 정도의 추위 속에서 아주머니가 지어 준 집과 먹이가 없었다면 더 빨리 엄마 고양이의 숨이 꺼져갔을 겁니다. 2월이 되자 경계심을 풀고 조금씩 아주머니에게 다가간 고양이, 아주머니의 눈에 들어온 엄마 고양이의 목 상태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아주머니는 용기를 내어 동물단체 케어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구조대는 조심스럽게 어미고양이에게 다가갔습니다. 어지러운 쓰레기더미 안, 냄새로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었고 고양이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쓰레기 더미 밑에는 건물 지하실로 연결되는 통로가 있었습니다. 캔을 따 쓰레기 더미 위에 놓고 한참을 조용히 기다리자 어디선가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어미 고양이의 등장. 멀찌감치서 아주머니가 찍어서 보내준 사진속 모습, 이야기를 통해 들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목에 감긴 줄 위로 이미 살이 파고들어가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캔의 유혹도 잠시, 낯선 사람들의 등장에 고양이는 건물 지하실로 연결되는 통로로 숨어들어갔습니다. 구조대는 우선 고양이가 빠져나가지 못가도록 주변에 그물을 치고 동네 주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제보자와 이웃주민들은 함께 쓰레기 더미를 치우기 위해 손을 걷어붙였고 한참의 사투끝에 지하로 연결되는 통로로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어둡고 습한 지하로 내려가 한켠에 몸을 숙이고 있는 어미 고양이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습니다. ‘혹시라도 놓쳐버리면 어쩌지?’ 그러나 예상과 달리 어미고양이는 활동가의 품에 푹 안겼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의 품에 안긴 길고양이.

 

“그간의 고된 삶이 그대로 투영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병원으로 이동하기 위해 어미가 케이지 안으로 들어가자 새끼고양이는 눈치를 보다 밖으로 뛰어나갔습니다. 그러나 이미 설치해 놓은 그물에 막혀 다른 곳으로 도망가지 못하고 쓰레기 더미에 몸을 숨겼습니다. 잠시 경계하던 새끼고양이는 곧이어 어미의 품으로 들어왔고 마침내 어미와 새끼 고양이는 함께 구조대의 차량에 오르며 살이 썩어가는 고통과 마지막을 고했습니다.

 

사람에게 받은 고통, 그 사슬을 끊어줄 수 있는 것도 오직 사람의 손길뿐이었습니다.

 

고통 받는 동물에 대한 연민, 새끼를 가진 고양이를 굶길 수 없었던 마음과 추운 겨울을 나게 해 줄 종이상자 하나면 두 생명을 세상에 머물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한 마리의 고양이를 구조한 이야기만을 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길에 떠도는 고양이 중 상당수는 사람이 키우다 버린 고양이들이 야생화 된 경우이거나, 버려져 길에서 살아가다가 새끼를 낳고 계속 대를 이어 번식해 온 고양이들입니다. 사람이 길로 내몬 작은 생명들은 길고양이라는 이름을 얻고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어 거리를 떠돌고 있습니다. 모든 길생명들을 배불리 먹여 살리자는 것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책임과 공존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아주 작은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깨끗한 물과 몇 톨의 사료만 있어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추울 겨울, 버려지는 스티로폼 박스 하나면 다시 돌아오는 봄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길에도 생명이 태어나고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음을 부디 기억해 주세요. 따뜻한 눈길 하나만으로도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길고양이들도 나름대로의 삶이 있고, 우리는 이 도시에서 그 생명의 빛이 꺼져버리지 않도록 조금의 도움을 주고 지켜봐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생존을 위해 사람의 작은 호의에 기대려는 눈빛을 외면하고, 짓밟지 말아주세요.

 

 

소중한 생명들이 유행이 지난 물건을 버리듯 취급받지 않기를,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아주시기를 바라며 2화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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