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빈집에서 2년간 버텨온 ‘베이직’

맑은 날을 보기가 힘들었던 올 여름….


비가 장대처럼 쏟아지던 날, 빈집에 방치되어 있다는 개를 구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아래는 제보해 주신 분의 글입니다.


 


 



 


 


옆집은 현재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입니다.


빈집을 지킬 목적으로 홀로 지내는 옆집개는 하루종일 내내 묶여 있는데,


목줄이 너무 짧아 반경 1,2미터 정도 밖에 움직일 수 없습니다.


오물을 깔고 엎드린 채 꼼짝도 않는 옆집 개의 모습은 한눈에 봐도


몹시 더러운 상태입니다.


 


그리고 주인되는 연로한 할머니 한 분이 하루에 한번 정도 밥 주러 들르는 것이 전부고 찾는 사람도 없습니다.


제가 이사 온 지 한달 정도 되는데 (이웃집 말로는) 옆집 할머니가 몸이 불편해


병원갈 일이 생겨 최근에는 그마저 걸르는 일이 잦습니다.


 


또  어제,그제처럼 폭우가 쏟아지거나 날씨가 궂으면 또 걸르고 이,삼일에 한 번 들릅니다.


말 못하는 짐승이지만, 홀로 (털도 많은 종인데) 삼복더위에 짧은 목줄에 꼼짝 못하고


하루종일 묶여서 지내야만 하는 옆집개는 몹시 외롭기도 하겠거니와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는 실로 클 것입니다.


 


제가 이사온 한 달여 (본의 아니게 지켜보니) 옆집개는 운동이나 산책은 커녕,


대문 밖으로 단 한발자국이라도 데리고 나서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옆집개의 홀로 남겨 졌을 때 하루행동 대응방식은 딱 두 가지더군요.


이유없이 시도 때도 없이 장시간 몹시 심하게 짖어대거나,


아니면, 헥헥거리거나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죽은 듯이 미동도 않고 (사진처럼 배설물 위에-고의적?…) 엎드려 있는 것이 전부입니다.


 


어쩌다 밥주러 할머니가 들러도 반기기는 커녕 소 닭보듯이 하거나,


뭐라고 소리쳐야 마지 못해 움직입니다.


한 마디로 옆집개는 제가 보기에 장기간 쌓인 스트레스로 상당히 심한 우울증에 걸린 것이 틀림없습니다.


 


보다 못해, 지난 토요일(7월30일) 오전 마침 옆집 할머니가 밥주러 들른 것을 발견하고 찾아 갔습니다.


 


제가 할머니와 나눈 대화를 요약하면…


 


-할머님 개가 몹시 고통을 받고 있으며, 그로 인해 시도 때도 없이 짖거나, 끙끙앓는 소리를 내서 이웃인 저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1) 간단한 해결책으로 우선 목줄을 풀어주거나, 길게 하실 의향은 없으신가? 


 할머니: 목줄을 풀어주면 집안 구석구석 들쑤시고 다녀서 성가셔서 못한다. 


 


 2) 개는 밥만 주면 다 되는 것이 아니고 산책도 시키고, 보살핌이 필요한


 반려동물이며, 생명체다.  혹시 다른 곳에 입양시킬 의향은 없으신가?


 할머니: 빈집이지만 집도 지켜야하고, 개가 나이도 많고 사나워서 거저 줘도 누가 가져갈 사람도 없을 것이다. (개가 식구들은 물론 때론 심지어 나도 문다)


 


 3) 그럼 집 지킬 수 있도록 다른 강아지를 제가 입양해 키울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제가 산책도 시키고 같이 돕겠다. 


할머니: 내 개는 내가 알아서 키울 테니 더 이상 참견하지 마라.


 


개를 때리고, 굶기는 것만이 학대가 아니라,


옆집 할머니처럼 빈집 지킨다는 목적으로 365일 개를 꼼짝달싹 못하게 묶어놓고


아무도 없는 집에 방치한 채 겨우 죽지 못할 정도로 밥만 갖다주는 사육방식도


심각한 학대라고 생각합니다.


한달여간 본의 아니게 그 상황을 접하게 된 저는 옆집개가 고통으로 짖어대는 소리와 끙끙앓는 소리를 들으며 그 사실을 생생하게 체감했습니다.


 


내 개니까 참견하지말라며 결국 제 말을 무시해버린 옆집 할머니.


제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옆집개의 고통,


< 동물사랑실천협회>에서 해결해 주실 방법은 없는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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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저는 철원에서 들어왔던 얼굴에 염증이 번지고 있는 개 구조건이 계속 미뤄지고 있어서


새벽에 혼자 후다닥 철원에 다녀올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방송국측이 동행하고 싶다고 촬영 요청을 해와서,


상대적으로 가까운 이 아이를 제가 구조하러 가기로 하고, 협회 부슬비 간사님은 저 대신 철원으로,


일정을 서로 맞바꾸었답니다.


 



이 아이가 당일의 주인공.


주인인 할머니도 물 정도로 사납다고 하니….스트레스가 얼마나 컸기에 그 정도일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방송;;; 늘 제 뒤에 그냥 카메라만 있을 뿐이었는데


이번엔 신인 걸그룹과 함께 촬영해야 한다고 해서


상콤한 10대 걸그룹 옆에 보색대비로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 좀 많이 창피했습니다.


 


다행히 변덕이 심하신 주인 할머니와는 대면을 피할 수 있었고,


대신 주인 할머니의 동생분께서 대문을 열어주어서 아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대문 밖에서부터 정말 내내 짖던 아이.


가까이 다가가자 마구 짜증내며 짖던 아이가,


제가 가까이 가서 앉으니 냄새를 맡다가…..


 


절 부둥켜 안았습니다;;;;;;


 


이거 웬 민망한 포즈;;;;;


 


알고 보니 사람이 너무너무 그리웠던 아이였습니다…..


할머니 동생분도, 제보자께서도 베이직의 반응을 보고 많이 놀라셨구요.


 


베이직은 이 집에서 5년 가까이 살았다고 합니다. 한번도 산책을 나간 적이 없고,


할머니 가족이 이사간 후에는 2년이나 빈집에서 혼자 살았다고 합니다.


 


믿기 어려웠지만….1미터되는 낡은 체인과 목의 털에 거의 붙어버린 목줄이 베이직의 그간 세월을 말해 주더군요.


 


베이직은 절 너무 좋아하여 금방 따라나왔지만, 막상 대문 밖으로 나가자고 하니


 


겁을 먹고 자신이 있던 공간으로 뒷걸음쳐 도망들어가려는 행동을 반복하였습니다.


 


외부로 나간 적이 없던 베이직에게….대문 밖의 세상은 온통 두려움이었나 봅니다.


살살 설득을 하다가….결국 번쩍 안아서 케이지에 넣었습니다.


 


무심히 뒤따라 나오시던 할머니 동생분께서


 


“개가 아가씨를 잘 따르니 맘이 놓이네.


하도 짖는다고 주변에서 뭐라고 해서 오늘이나 내일쯤 개장수에게 넘긴다고 했었는데 잘 되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개장수요……


 



 



 


등쪽은 비교적 양호하지만, 배쪽은 정말 배설물과 털이 수년간 엉켜서 눈뜨고 못 봐줄 지경이었어요.


 


 


병원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이거 웬 대형 마대 걸레가;;;;;


 


심장 사상충 검사 및 건강 상태 체크를 하였는데 참 신기하게도 베이직의 건강 상태는 매우 양호하답니다.


 


보보스 동물병원에서 흔쾌히 베이직의 미용을 해주셨습니다. 이 어려운 애를..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며칠 후 베이직.


 


 


 



 


쨘~~~이렇게 예뻐진 베이직!


 



 


아직 잘 걸을 줄을 몰라서 목줄을 끌면 무서워한답니다.


 


한번도 제대로 된 가족을 만나본 적이 없던 베이직에게


처음으로 사랑을 느끼게 해주시는 가족이 나타나면 좋겠습니다.


 


남자 아이이고 6키로 정도 나가는 명랑한 아이입니다.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지만, 사랑받을 줄 아는 방법을 이미 터득하고 있는 착한 아이입니다.


 


이 아이에게 반경 1미터 이상의 세상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세요.


 


 


www.fromcare.org. 동물사랑실천협회


 


 


 


 


 


 


 



 


그날 고생했던 샤방샤방한 걸그룹 입니다.


보색대비였던 전 모자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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