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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펀딩 6화] “길고양이 싫어서..” 쥐약 탄 닭고기

[스토리펀딩 6화] “길고양이 싫어서..” 쥐약 탄 닭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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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싫었다고 합니다. ‘


단지 그냥 보기 싫다는 이유로 그랬다고 합니다.  매일 닭고기를 사고, 약국에서 구입한 쥐약을 가득 섞어 온 동네를 돌며 고양이들이 지나다니는 통로에 놓아뒀다고 합니다. 


그저 배가 고팠을 뿐이었던 길고양이들은, 맛있는 닭고기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던 수십마리의 굶주림에 지친 길고양이 가족들은, 그것을 먹고 차례차례 처참하게 죽어갔습니다. 처음엔 경계심이 덜한 아기고양이들이 먹고, 그 다음엔 배고픈 엄마 고양이들이 먹었습니다. 그렇게 차례로 길고양이들은 끔찍한 고통에 몸부림치며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 전국에서 푸르스름한 쥐약이 가득 묻은 음식물들이 배고픔에 지친 길 고양이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위 사건은 대전지역에서 불과 며칠 전까지 일어났던 일로 동물단체 케어와 지역 주민 및 캣맘들이 합세하여 상습적으로 길고양이를 죽여왔던 범인을 붙잡았습니다. 그러나 범인은 이 사건 전에도 이미 방송에 나와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며 다시 그러지 않겠노라 다짐했던 적이 있었지만 또 다시 길고양이를 죽이는 일을 멈추지 않고 밤마다 길고양이들을 찾아 동네를 배회했습니다. 수년간 이어졌던 끔찍한 희생.  생명을 짓밟는 일에 참 지독히도 정성을 쏟는 모습에 절망스럽습니다.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매서웠던 추위가 한발자국 물러나고, 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급식소 프로젝트가 장수마을에서한창 진행 중이던 4월 초. 


멀리 대전지역에선 쥐약이 잔뜩 발라진 채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양념치킨이 담긴 그릇과, 이미 반 이상 비어버린 그릇 앞에 얼마 전 새끼를 낳은 어미고양이 한 마리가 웅크린 채로 사람들의 눈에 띄었습니다.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치킨을 배불리 먹은 고양이는 아무 말이 없습니다. 사람이 가까이 다가와도 자리를 뜰 힘조차 없이 주저앉은 어미고양이의 숨은 꺼져가고 있었습니다.



닭고기를 먹은 다른 고양이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지만 어미고양이는 꽤나 운이 좋았나봅니다. ‘보리’라는 이름을 얻은 이 길고양이는 캣맘의 눈에 띄어 급히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새끼들을 챙기느라 자신을 돌볼 겨를이 없이 부족한 먹이에 지쳤던 보리가 배고픔에 못 이겨 허겁지겁 먹어치운 것은 닭고기만이 아니었습니다. 


닭고기에 가득 발라진 푸르스름한 색을 띤 그것은 짧게는 삼주, 길게는 두 달 동안 내장을 녹여 서서히 고통스럽게 죽이는 독약이었습니다. 이미 사라진 다른 고양이들은 아주 서서히, 그렇게 소리 없이 뱃속의 고통을 견디지 못해 죽어갔을 겁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제보, 고양이를 살리기 위해 많은 분들이 마음을 모아주셨고, 보리는 응원의 기운을 받아 현재 천천히 기운을 차리고 있습니다. 병원이 싫다며 목 놓아 울지만, 그나마 그런 투정의 소리도 아팠을 땐 내지 못하던 거라, 보는 이들은 내심 마음이 놓으며 눈시울을 붉힙니다. 


이제 그만 좀 하라는 주민들의 강력한 항의에 쥐약을 놓은 남성은 수없이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고양이들이 많이 보이고 싫다는 것 외에는 왜 길고양이들이 내장이 녹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죽어야만 했는지 이유를 대지 못했습니다.   
캣맘들은 다시는 독극물을 살포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약속이 미덥지 않았지만 한번만, 딱 한번만 더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역시나 그 다짐은 채 며칠을 가지 못했습니다. 비가 오고 흐렸던 날을 지나 모처럼 맑은 하늘이 찾아온 어느 주말 아침, 또 다시 바쁜 걸음으로 동네를 배회중인 남성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손에는 초록색의 쥐약이 발라진 채 색이 변해버린 치킨이 들려있었고 그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어디든,  쥐약을 놓지 않겠습니다” 라고 본인이 직접 작성한 각서는 고양이에 대한 이유 없는 혐오로 가득한 그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는 한 장의 종이일 뿐이었습니다.


범행현장이 적발되었고, 이에 따라 범죄행위에 대한 고발조치는 물론 생명을 가벼이 여긴 댓가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할 것입니다. 그러나 처벌 이후에도 그의 가학적인 감성이 되살아날 수 있습니다. 이제는 그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생명을 해치는 이들에 대해 우리 이웃들아 더 철저히 감시해야 할 것입니다. 




‘길고양이가 좋건 싫건 도심의 한 부분을 구성하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해야만 합니다. ‘




혐오라는 개인적 감정이 끔찍한 학대나 폭력, 살해로 이어지는 것을 단순히 동물의 문제로 치부해선 안됩니다. 동물을 가학적으로 다뤘던 그 감정은 우리 정서 속에 내재하고 있으며 더 큰 이웃에 대한 폭력으로 확장될 것입니다. 동물의 문제라는 인식이 아닌  우리 사회 안의 폭력성의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 뭇 생명과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혜를 모으고 머리를 맞대야 할 것입니다





‘길고양이는 무조건 싫어!’



길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쥐약을 섞은 닭고기로 길고양이들을 살해해 온 사람의 주장입니다. 과연 모두가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것이 사실일까요? 설령 그렇다고 해도 혐오가 생명을 해치는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있을까요? 


동물과 관련된 범죄는 대부분 그로 인한 ‘피해’ 때문이 아닌 단지 해당 동물에 대한 ‘혐오’ 때문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남성 역시 단지 고양이가 싫다는 점 외에 독극물 살포의 다른 이유를 대지 못했습니다. 이유 없이 그냥 싫은 것, 동물이라는 약한 존재를 함부로 대하며 화풀이를 하려는 심리로 인해 길 위에서 스스로 삶을 부양해가는 길고양이들은 사그라져 갑니다.

조선시대 궁에서는 고양이가 병과 악귀를 물리치는 동물이라 하여 함부로 죽이지 못하게 했다고 합니다. 길고양이도 도시 생태계의 일부입니다. 혐오한다는 이유로 없애버려야 하는 동물이 아니라, 주변을 날아다니는 새, 다가올 여름 나무에서 열심히 노래를 부를 매미처럼 사람과 같이 사는 사회의 일원일 뿐입니다. 


길고양이를 혐오하고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싶습니다. 혐오의 자유는 있으나 생명을 해칠 권리는 없다고. 독극물로 길고양이를 죽이는 행위는 현행법에서 엄연한 범법행위라고. 사소한 이유로 범죄자가 되실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말입니다.
(사진출처 : 거울쉼터 블로그 http://blog.naver.com/vandsel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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