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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후기] ‘프리독 부천’ 부천의 마지막 개농장을 폐쇄시키다.

당신들이 뭔데 남의 영업장을 보여달라는 거요!”

동물권단체 케어가 제보를 받고 부천 개농장을 찾은 것은 지난 9월 11일. 케어의 갑작스러운 방문이 언짢았는지 개농장 업주는 거칠게 항의하며 입구를 가로막았습니다. 그가 운영하는 개농장은 10년 동안 활동가들과 지자체로부터 수차례 폐쇄 압력을 받아왔던 악명 높은 곳으로 부천시에 남은 마지막 대형 개농장이기도 했습니다. 케어는 지긋지긋한 ‘보신탕 싸움’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서라도 이 농장 폐쇄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어렵사리 업주를 설득해 내부로 들어갔습니다. 햇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어두컴컴한 뜬장 안 개들은 인기척을 느꼈는지 꼬리를 흔들며 철창 사이로 코를 내밀며 반가움을 표시했습니다. 순간 ‘사람에게 그렇게 당해 놓고도 사람이 이렇게 반갑니…?’라고 되묻고 싶었지만 우리는 가만히 손등을 대주고 콧등을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기가 바로 지옥이네요. 지옥 중 최고 지옥…”

개농장 내부를 확인한 활동가들은 “여기가 바로 지옥이네요!”라며 입을 모았습니다. 양 옆으로 길게 늘어선 뜬장 속엔 성견부터 어린 강아지들까지 40여 마리 남짓 갇혀 있었습니다. 더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지독한 암모니아 악취가 풍겨 나왔습니다. 활동가들의 발길을 붙잡을 만큼 독한 냄새의 근원은 뜬장 밑에 켜켜이 쌓여있던 더러운 분뇨와 오물들이었습니다.

뜬장 속 상황은 바깥보다 더 최악이었습니다. 오물과 개털로 뒤덮인 뜬장 안 커다란 대야는 사료 대신 음식물 쓰레기가 한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밥그릇이었습니다.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없을 만큼 부패한 음식물에서 역한 냄새가 진동했고 곰팡이가 하얗게 핀 양푼도 눈에 띄었습니다. 바람 한 점, 햇빛 한 줄기 들지 않는 밀폐된 곳에서 지독한 냄새를 맡으며 폭염을 견뎠겠지요. 수천 배 발달한 후각을 가지고 최악의 지옥에서 살아 있었지만 뜬장을 나오는 순간이 곧 생의 마지막이었을 것입니다.

내일 당장 데려가지 않으면 다른 개농장에 팔아버릴테요!”

예상대로 개농장 폐쇄는 쉽지 않았습니다. 케어의 설득에도 업주는 요지부동, 생계를 이유로 농장 폐쇄를 허락지 않았습니다. 결국 44마리에 대한 매입비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개농장을 폐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 마저도 거절했다면 44마리의 개들은 이 지옥 속에서 영영 빠져나올 수 없을 테니까요. 구조에 동의하자 업주는 빨리 개들을 빼가라며 어깃장을 놓기 시작했습니다. 개들이 머물 공간을 확보할 시간을 달라고 양해를 구했지만 업주는 요지부동 안하무인이었습니다.

케어는 국내에서 동물 구조를 가장 적극적으로 하는 단체로 케어의 보호소는 언제나 여유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구한 개들을 다시 지옥 속으로 밀어 넣는 일은 막아야겠기에 일단 구조를 서두르기로 했습니다. 급한대로 개들의 임시 거처는 케어의 보호소로 정하고 구조를 위해 부천 개인활동가와 자원활동가들이 기꺼이 힘을 보탰습니다.

케어, 부천 마지막 개농장 구조 생중계로 알리다

D-day는 9월 15일 낮 12시, 케어는 업주로부터 44마리에 대한 소유권을 케어에게 인도하며 다시는 개농장을 운영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아 두었습니다. 이 끔찍한 상황이 하루빨리 종식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구조 과정을 SNS 생중계로 많은 사람들과 공유했습니다.

“괜찮아, 놀라지마… 집에 가려고 나가는 거야”

개들은 뜬장 속에 넣는 것보다 밖으로 빼내는 것이 곱절은 어려웠습니다. 활동가들을 좋아하던 개들이 필사적으로 뜬장 구석으로 몸을 숨기고 구조용 목줄을 물며 저항하듯 몸부림 쳤습니다. 개들에게 뜬장 밖은 곧 죽음을 의미했던 것입니다. 활동가들이 개들을 안심시키며 한 마리씩 케이지에 옮기기까지 2시간 남짓. 케어는 개를 실은 마지막 트럭이 보호소로 떠나자 뜬장의 문을 하나씩 뜯어냈습니다. 그것은 부천 마지막 개농장 폐쇄를 알리고, 두 번 다시 이 지옥같은 곳에 어떤 개들도 들어오지 말라는 무언의 시위였습니다.

뜬장 밖으로 나온 개들, 처음 밟은 흙밭에서 환하게 웃다

보호소로 옮겨진 개들은 흙밭이 신기한 듯 킁킁 냄새 맡고 껑충껑충 뛰거나 신선한 물을 원없이 마셔댔습니다. 배가 빵빵해지도록 사료를 씹으며 꼬리를 살랑거렸고 흙밭에 뒹굴며 온몸으로 자유를 만끽했습니다. 자유를 얻은 기쁨의 세러머니 하듯 개들은 입꼬리를 올리며 활짝 웃기도 했습니다.

케어 앞에 큰 숙제가 남아있습니다. 당장 44마리 개들이 지낼 수 있는 거처가 필요합니다. 건강상태를 점검하려면 병원비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입양을 위해 중성화 수술도 해야 하고 녀석들이 먹어치울 사료값도 어마어마할 것입니다.

개식용 종식을 위한 케어의 장기플랜 ‘프리독 선언’을 할 곳도 전국에 넘쳐납니다. 케어는 전국 개농장이 사라지는 날까지 ‘프리독’ 깃발을 꽂으며 달릴 것입니다. 두 번째 ‘프리독 부천’에 이어 전국에 케어의 ‘프리독’ 깃발이 나부낄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세요! 여러분과 함께 개고기 종식을 위해 힘차게 달리고 싶습니다!

구조된 동물들을 위해 후원해주세요

  • 하나은행, 162-910008-63605, 예금주 케어
  • 보내시는 분의 성명에 모금코드 48을 꼭 적어주세요. (예_김케어48)

케어 정기후원 (정회원·천사단·힐링센터·대부대모)

후원문의: 02-313-8886 내선 2번, care@fromcar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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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Responses

  1. “속이 다 후련합니다” 감사합니다^^
    부천은 그곳이 마지막 개농장 인가보죠?
    부천시민들은 좋으시겠어요~~
    인천은 아직도 숨은 곳곳 개농장과 영양탕집이 어마어마 합니다.
    개식용 문제에 관심 조차는 커녕 오히려 눈치나 보는 자유ㅇㅇㅇ 텃밭이라서 근가ㅠㅠㅠㅠ
    개농장에서 남용되는 항생제와 죽이는 도살과정, 개들이 먹는 음식물쓰레기의 실태등
    국민들이 절대 먹어서는 안되는 음식으로 분류해야 되는 이유가
    하루죙일 떠들어도 부족한 판에
    오히려 개농장주를 설득해 돈을 주고 개들을 사들여 구조해야 된다는 현실이 너무나 어이없고
    갈길이 멀게 느껴집니다.
    다시 한번 케어 관계자님들과 활동가님들 봉사자님들 깊이 감사드립니다.
    44마리나 되는 단체 구조이니 걱정이 되네요,,
    저도 후원하겠습니다. 지치지 말고 항상 늘 화이팅 입니다!!!

  2. 아~ 지옥 인간이 어찌 인간일까? 눈코입, 귀도 없는 인간일까?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 불가… 돈이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하다 해도 그래도 이해 안가는 저 개농장 주인은 어떤 괴물일까…
    이해하지 말자… 그냥 인간이 아닌 인간 탈만 쓴 괴물일거야.. 이래야 조금은 이해되는..
    케어의 적극적인 활동에 찬사를 보냅니다. 후원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라는 말도 염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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