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이 뭔데 남의 영업장을 보여달라는 거요!”
동물권단체 케어가 제보를 받고 부천 개농장을 찾은 것은 2017년 9월 11일. 케어의 갑작스러운 방문이 언짢았는지 개농장 업주는 거칠게 항의하며 입구를 가로막았습니다. 그가 운영하는 개농장은 10년 동안 활동가들과 지자체로부터 수차례 폐쇄 압력을 받아왔던 악명 높은 곳으로 부천시에 남은 마지막 대형 개농장이기도 했습니다. 케어는 지긋지긋한 ‘보신탕 싸움’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서라도 이 농장 폐쇄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어렵사리 업주를 설득해 내부로 들어갔습니다. 햇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어두컴컴한 뜬장 안 개들은 인기척을 느꼈는지 꼬리를 흔들며 철창 사이로 코를 내밀며 반가움을 표시했습니다. 순간 ‘사람에게 그렇게 당해 놓고도 사람이 이렇게 반갑니…?’라고 되묻고 싶었지만 우리는 가만히 손등을 대주고 콧등을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개농장 내부를 확인한 활동가들은 “여기가 바로 지옥이네요!”라며 입을 모았습니다. 양 옆으로 길게 늘어선 뜬장 속엔 성견부터 어린 강아지들까지 40여 마리 남짓 갇혀 있었습니다. 더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지독한 암모니아 악취가 풍겨 나왔습니다. 활동가들의 발길을 붙잡을 만큼 독한 냄새의 근원은 뜬장 밑에 켜켜이 쌓여있던 더러운 분뇨와 오물들이었습니다.
뜬장 속 상황은 바깥보다 더 최악이었습니다. 오물과 개털로 뒤덮인 뜬장 안 커다란 대야는 사료 대신 음식물 쓰레기가 한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없을 만큼 부패한 음식물에서 역한 냄새가 진동했고 곰팡이가 하얗게 핀 양푼도 눈에 띄었습니다. 바람 한 점, 햇빛 한 줄기 들지 않는 밀폐된 곳에서 지독한 냄새를 맡으며 폭염을 견뎠겠지요. 수천 배 발달한 후각을 가지고 최악의 지옥에서 살아 있었지만 뜬장을 나오는 순간이 곧 생의 마지막이었을 것입니다.
예상대로 개농장 폐쇄는 쉽지 않았습니다. 케어의 설득에도 업주는 요지부동, 생계를 이유로 농장 폐쇄를 허락지 않았습니다. 결국 44마리에 대한 매입비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개농장을 폐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 마저도 거절했다면 44마리의 개들은 이 지옥 속에서 영영 빠져나올 수 없을 테니까요. 구조에 동의하자 업주는 빨리 개들을 빼가라며 어깃장을 놓기 시작했습니다. 개들이 머물 공간을 확보할 시간을 달라고 양해를 구했지만 업주는 요지부동 안하무인이었습니다.
케어는 국내에서 동물 구조를 가장 적극적으로 하는 단체로 케어의 보호소는 언제나 여유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구한 개들을 다시 지옥 속으로 밀어 넣는 일은 막아야겠기에 일단 구조를 서두르기로 했습니다. 급한대로 개들의 임시 거처는 케어의 보호소로 정하고 구조를 위해 부천 개인활동가와 자원활동가들이 기꺼이 힘을 보탰습니다.
부천개농장 구조소식
▶‘프리독 부천’ 부천의 마지막 개농장을 폐쇄시키다.
♥넉살좋은 나미공주♥
개농장에서 구조된 아이들 중 한 마리인 ‘나미’입니다.
나미는 같이 구조된 하기보다 덩치는 작지만 당찬 모습으로 하기 옆에 꼭 붙어있습니다.
처음 보는 활동가들이 겁나고 두려웠을 텐데 소심한 하기보다 한 발짝 먼저 다가와 준 대견한 나미
꼭 붙어있는 나미와 하기
살짝 미소를 띠고 있는 듯한 외모와 통통 튀는 듯한 특유의 발랄함을 가진 나미를 보면 모두들 나미의 매력에 풍덩! 빠지시게 될 거예요 😀
나미 스마일 🙂
사랑스러운 나미
나미는 구조 당시 충분한 영양섭취가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하는 구루병과 지루성피부염에 걸려있었습니다.
앞 다리 발목이 휘어져 제대로 발을 디디며 걷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활동가들을 안타깝게 하였습니다.
발목이 휘어 있는 나미
꾸준한 약욕과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니 나미의 털에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나미의 다리는 점점 나아져 지금은 다른 친구들과 다를 게 없어 보인답니다 🙂
쭉 뻗은 다리와 윤기가 흐르는 털
그리고 튼튼한 이빨! “아압~ 내 이빨을 봐라!”
건강해진 ‘나미’와 나미의 짝꿍 ‘하기’
느긋한 성격의 나미는 산책을 가서도 아무데서나 털썩! 앉아 광합성을 즐기곤 합니다.
그 모습에 또 한번 더 나미를 사랑하게 되지요.
“오! 이곳이야”
“따뜻하니 좋네~ :)”
“햇볕 찜질을 해볼까나~”
개농장에서 구조되었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느긋하고 넉살 좋은 나미.
나미의 이러한 모습을 본 사람들은 나미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합니다.
나미와 함께 따뜻한 햇살을 맞아주세요.
♥넉살 좋은 나미공주와 여유로운 산책을 즐겨주실 가족을 찾습니다♥
입양문의
☞ 케어 사무국
☞ 전화번호 : 02-313-88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