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회원님들은 새 웹사이트의 후원페이지를 이용해주세요!

모피동물

캐나다의 뉴펀들랜드, 래브라도, 퀘백주의 애틀란타 연안. 해마다 바다표범들이 새끼를 낳으러 몰려들면 이들을 잡기 위한 사냥꾼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어린새끼 위로 몽둥이질을 가하고 하얀 설원위로 빨간 피가 뿌려진다.

중국의 한 모피농장. 농장주는 살아있는 동물의 꼬리나 다리를 잡고 공중에 매단다. 그리고 목에 칼집을 내어 껍질을 벗겨낸다. 농장주는 고통에 못 이겨 발버둥치는 동물들을 사정없이 내리치고 더 이상 쓸모없어진 몸체를 다른 동물더미 들 위로 던진다. 그 너구리는 껍질이 다 벗겨질 때까지 숨이 붙어있었고 옆 우리에 갇힌 동물들은 동료의 죽음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이들이 살아있는 동물에게 몽둥이질을 가하고 껍질을 벗기는 것은 장비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이들은 동물의 껍질을 팔아 이득을 취해야 한다. 그러나 죽은 동물에게서 털을 잘라내기 위해서는 여러 번 칼질을 해야 하고 그만큼 모피에 흠집이 나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현대사회에서 절대적인 필요 때문에 모피를 선택하지 않는다. 취향과 패션 과시욕이 모피를 선택하는 유일한 목적이 된 시대.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고 모피는 이제 산업화되었다. 현대사회에서 모피가 생활필수품은 아니다. 즉 최소의 자본과 비용으로 최대의 이윤을 남겨야 하는 자본의 논리 안에 모피는 생산되고 소비된다.

최초의 모피는 자연산이었다. 그러나 해달과 물개가 야생동물이었기 때문에 그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멸종위기에 몰리자 이후 야생동물을 잡아 사육하는 방식으로 모피산업이 발전했다. 검은여우와 은여우가 2차대전 이후 쇠퇴하고 밍크가 등장했고 밍크는 1886년부터 조금씩 생산되기 시작하다 45년부터 모피계의 최고 정점에 오르게 된다.

그런데 70년대 이후 유럽에는 동물보호운동가들의 모피반대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야생동물을 사육하는 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야기되었고 사육조건을 개선시키라는 요구가 잇따랐다.

모피계의 여왕인 밍크는 하루에 2/3는 물 속에서 살아야 하며 2천 5백만 에이커의 서식지를 필요로 하는 야생동물이다. 이런 동물을 작은 상자 크기의 좁은 우리(넓이 12인치, 길이 18인치)에 가둬 놓는 상태는 동물들의 이상행동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여우 또한 도살되기 전까지 생활하는 공간은 불과 0.5㎥. 야생여우의 서식지보다 4백만 배 작은 공간이다. 9너구리들은 사육을 하면 동면이 불가능해 수면박탈이라는 고통을 겪어야만 한다. 사육동물들은 계속되는 기상변화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도살되기 전에 사망하기도 한다. 새끼 여우의 경우 첫 2주 동안 체온조절을 못하는데 이 조건은 종종 무시되어 15-30%의 새끼여우들이 희생되기도 한다. 여우가 마시는 물은 대부분 금속용기로 되어 있는데 겨울에 용기가 얼어붙었을때 물을 먹는 과정에서 혀가 찢어지기도 한다. 이들은 오직 털을 얻기 위해 사육되기 때문에 다쳐도 치료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경우가 많고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동물들은 자신의 몸에 자해를 가하거나 동료를 물고 심지어 죽이는 극단적인 행동을 자행하기도 한다. 한 곳에서 빙빙 돌고 있는 불안한 동물들의 이상행동은 모피농장의 일상적인 모습이다.

모피반대운동이 일어나고 사육조건을 개선시키며 수지가 맞지 않자 유럽에서는 모피농장이 사라지고 대신 중국이 새롭게 모피생산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90년대 4000만 마리에 달했던 모피동물들은 2006년 현재 7500만 마리 정도 추산된다. 이 중 농장에서 사육되는 동물들은 전체 모피생산량의 2/3정도. 야생에서 덫을 놔서 잡는 경우보다 보다 안정적으로 털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밀렵방식은 최대의 유혹이 될 것이다.

전통적으로 유목생활을 해온 몽고인들은 자신들의 가축을 지키기 위해 늑대사냥을 해왔지만 이제 그들은 중국으로 늑대의 모피를 팔기 위해 사냥을 한다. 그들에게 늑대는 지천에 깔린 천연의 자원이며 돈벌이의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동물의 가죽은 도축, 가공, 도매를 모두 합한 정육산업의 가장 경제적인 부산물이다. 살코기를 얻고 난 이후 다시 가죽을 팔아 이윤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낙농업에서 우유생산이 불가능한 상태가 된 젖소들은 가죽으로 쓰기 위해 도축되고 높은 가격을 받는 송아지고기의 가죽 또한 최고의 가죽제품의 소재로 쓰인다. 도살장, 낙농업의 경제적 성공은 가죽제품의 판매와 연관되어 있다. 소나 돼지 양등 이미 고기로 널리 사용되는 동물들의 털을 이용하기 위해 길러지고 도축되는 과정도 문제지만 가죽 또한 모든 동물에게 존재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도축과 고통이 발생할 가능성 또한 많다. 뱀처럼 몸체가 긴 동물들은 의식이 살아있는채로 껍질이 벗겨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에는 살아있는채로 껍질을 벗기는 것이 더 유연하다는 믿음이 작용한다. 의식이 남아있는 채 가죽을 벗기는 것은 기본이며 의식이 없어질때까지 망치, 도끼, 야구방망이들이 동원되기도 한다.

전 세계 울 생산의 30%는 호주에서 생산되는데 이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은 주름이 많이 진 메리노양이다. 자연스럽지 않게 주름이 많기 때문에 특히 더운 여름이면 양들이 쇠약해질 수밖에 없는데 더운 여름에 주름들 사이에 습기가 차서 여기에 파리가 피부털 사이 알을 낳으면서 문제가 되기도 한다. 부화된 구더기가 양의 살을 파먹는데 이를 flystrike라고 하며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mulesing이라는 수술을 한다. 우선 살아있는 양을 금속막대기에 고정시킨 후 양꼬리 주위를 둘러 동그랗게 살점을 잘라낸다. 이 때 진통제가 쓰이거나 마취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것은 파리가 알을 낳지 못하게 매끄러운 흉터를 만들기 위해서인데 꼬리 부분의 상터가 채 아물기 전에 살갗이 벗겨져 피가나는 상처에 다시 파리가 알을 낳기도 한다. 양은 태어난지 일주일 내에 귀에 구멍이 뚫리고 꼬리가 잘려지며 수컷은 거세된다. 수컷은 2-8주 안에 거세가 되는데 피를 멈추게 하기 위해 고무밴드가 사용된다고 한다.

모피가 비싼 사치품이라는 인식은 이제 생산비의 하락으로 대중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가죽과 모피는 의류와 패션, 취향이라는 명목으로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지만 그 재료는 원래 살아있는 동물에게서 온 것이다. 따라서 동물들의 고통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과감히 소비를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소비가 줄어들면 생산의 방식이 바뀔 수밖에 없고 비참하게 사육되고 죽임을 당하는 동물들도 줄어들 것이다. 가죽과 모피는 이제 인조나 대체품이 많이 존재하고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필수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에게는 취향이며 패션인 것이 동물들에게는 생명을 걸어야 하는 일이라면 어떤 선택이 윤리적인 것일까.

케어 정기후원 (정회원·천사단·힐링센터·대부대모)

후원문의: 02-313-8886 내선 2번, care@fromcare.org

관련 소식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를 발행하지 않을 것입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