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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급식소’ 악성민원 70% 해결됐다

“길고양이 급식소가 굳이 필요하지 않은 환경이 조성될 때까지 열심히 뛰어야지요.”

서울 강동구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선보인 길고양이 급식소 사업이 시행 1주년을 넘기면서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위한 분위기가 점차 무르익고 있다.

23일 강동구에 따르면 길고양이 급식소는 2013년 5월31일 20개소(구청 2개소, 18개 동주민센터 각 1개소)로 출발했다. 이날 첫 사업시행 이후 급식소는 47개소로 늘었다. 강동구 관계자는 “급식소를 늘리면서 중성화수술(TNR) 등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도 병행한 결과 길고양이에 대한 악성 민원이 70% 정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쓰레기봉투를 뒤지는 것으로 인한 거리 경관 저해, 영역 다툼 및 발정으로 인한 소음 등에 대한 주민 불만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길고양이 급식소는 관공서나 공공기관 주변에 주로 설치됐다. 관공서 앞에 급식소를 설치하는 것 또한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아파트나 주택밀집지역으로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미우캣보호협회에 따르면 구청에서 설치한 길고양이 급식소 외에 민간 혹은 개인적으로 설치한 급식소는 강동구 내에만 수백곳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급식소 수를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지난 21일 강동구청에서 열린 미우캣 월례회의에서는 ‘여름철을 대비한 위생관리’, ‘예상보다 효용이 크지 않은 곳에 대한 급식소 지속 여부’ 등 다양한 검토사항이 나왔다. 구와 미우캣은 급식소 사업과 함께 중성화수술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연숙 미우캣 총무는 “중성화수술은 급식소 사업을 시작하면서 주민들에게 약속했던 사항이고 사람과 동물의 공존에 대해 반대하는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지자체 최초로 시행됐던 사업이었던 만큼 길고양이 급식소 사업에 대한 관심은 매우 크다. 벤치마킹을 위해 문의하는 전국지자체나 민간단체는 물론 동물사료업체, 가구업체 등 급식소사업 지원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급식소 사업으로 인해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사람들과 친해진 길고양이들이 오히려 쉽게 포획되는 등 해를 입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로 인해 타지역의 동물보호가들의 경우 길고양이에게 먹이는 주되 친해지지 말 것을 결의한 경우도 있다. 다치거나 어린 고양이를 무책임하게 급식소에 던져두고 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김 총무는 “다른 유기동물들은 임시보호소를 거쳐 입양되거나 안락사를 당하는 경우가 많지만 길고양이는 환경 변화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대다수가 먹이를 먹지 않고 그대로 폐사한다”며 “길고양이를 무조건 보호소에 데려다주는 행위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동물복지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 조례’를 제정했던 강동구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에 동물보호헌장 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미우캣 보호협회는 다음달쯤 급식소 사업 1주년 행사를 갖고 길고양이 임시보호초소를 이전하는 등 각종 문제를 지속적으로 논의해나갈 계획이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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