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식용 금지를 위한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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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고기를 먹는 것은 한국의 전통문화인가?

 

어떤 사람들은 개고기를 먹는 것이 한국 문화의 일부라고 말하며, 예로부터 지속되어온 전통이므로 앞으로도 이어져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본인들이 개고기를 먹기 때문이 아니라 민족주의적 자존심과 문화다양성이라는 측면을 내세우며 개고기 식용을 찬성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전통적 식문화라고 주장하는 인식의 저변에는 ‘어떤 현상이 한 사회에서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다면, 그것을 문화로 인정해야 한다’ 는 견해가 깔려 있다.

문화와 전통에 관한 주장들은 다음과 같은 주요 사항들을 참고로 하여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1) 문화로 여겨지는 사회적 관습들은 항상 다음 세대로 계승되는가?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전통적 관습들일지라도 후대에서 판단했을 때 문화로 계승해 나가야 할 공공의 가치가 더 이상은 없다고 판단될 경우 과감히 금지되기도 한다. 인간과 동물에 대한 학대, 잔인함, 그리고 고통과 연관되어 있는 전통문화는 점차, 지속적으로 사라지고 있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는 여우사냥이 폐지되었고 (사냥 법안, 2004), 스페인의 카탈로냐 지방에서는 전통을 자랑했던 투우가 폐지되었으며 (2011), 중국에서는 전족이 (1949), 우리나라에서는 1984년의 갑오개혁으로 노예제도를 금지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불필요한 동물학대로 간주할 수 있는 닭싸움과 (동물보호법 제8조 2항 3, 2007년) 살아있는 곰으로부터 체액 (쓸개즙)을 채취하는 잔인한 행위 (동물보호법 제8조 2항 2, 2007) 등을 동물보호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여전히 일부 사람들이 동남 아시아 등지에 여행을 가서 쓸개즙을 먹는 행위를 일삼고 있지만 이러한 행위는 지속적으로 전세계적 비난을 받고 있다. 문화를 판단하는 도덕적 잣대는 각 나라마다 다르지만, 글로벌한 현대 사회에서 인간의 기본적 양심을 바탕으로 한 도덕과 윤리는 하나로 연결되고 있으며 보편적인 것이다

2) 왜 어떤 과거의 ‘문화’는 현대 사회에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가?

한국에서는 개식용 역사의 기원이나 문화적 연관성에 대한 의견 일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일부는 개고기 소비가 1950년대 한국 전쟁시기를 거치면서 식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되어 겨우 몇 세대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특정 관습이 더 이상 도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고 끊임없는 논란을 야기하는 문제라면 그것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어온 것인지와는 상관없이 현대적 관점으로 재평가 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지난 20년 동안 남한에서의 개고기 소비는 문화적 이유보다는 상업적 목적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일부에게만 취식되고 있다. 개고기를 파는 식당이 전체 식당의 1% 정도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먹거리의 대안이 넘쳐나는 현 사회에서는 더 이상 과거의 개고기 식용 이유가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3)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과거의 관습은 어떤 방식으로 현대적 가치와 화합되는가?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거의 전무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진보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통 혹은 문화라는 명목아래 동물복지의 필요성을 외면하거나 잔인함과 고통을 정당화시키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다. 우리는 이러한 시민의식의 변화들을 문화의 일부로서 받아 들여야 하며 과거에는 당연시 되어 왔으나 공공의 가치를 위하여 현대에서 사라지거나 금지된 것들이 많다는 것 또한 알아야 한다.
예를들어, 우리나라에서는 공공의 가치와 이익을 위하여 동물보호법으로 야생동물의 취식을 금지하였다 (1999.12.3). 이 법의 제9조에 의하면 야생동물을 불법 포획하거나 운송, 밀반입, 취식하는 행위는 금지되어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

4) 공공의 가치를 위해 야생동물 취식을 금지한 것처럼, 마찬가지 이유로 반려동물 취식행위 역시 금지시킬 수 있을까?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개를 반려동물로 기르는 인구 수가 1천만이 넘어섰다. 이렇듯 개라는 동물이 오랜 세월 동안 반려동물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인간과 매우 친밀한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동물로 여겨지는 현 시대에서 개를 사육, 도살 및 취식하는 행위로 인해 실질적으로 피해를 보거나 하는 마음아파하는 이들이 많다. 기르던 개들을 잃어버린 후 자신의 반려동물이었던 개가 혹시나 개고기로 팔려나가진 않았을까 하는 걱정과 괴로움, 반려동물을 먹는 나라에서 태어나 그것을 인지하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정신적 고통은 상상 이상이다.

또한 반려동물을 먹는 나라라는 이미지로 인한 국가 이미지 손실과 국제간 무역의 불이익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야기하는 동물 종은 오직 개 밖에 없다. 개라는 동물에 대한 국민 일부의 개인적 음식취향 혹은 관습이 국내외적으로 혼란과 불이익을 야기하는 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홍콩, 싱가폴, 대만, 필리핀은 개식용을 금지하였다. 그러나 개식용을 합법화한 나라는 없다. 충성심과 동정심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는 아시아 국가들이 이제 그 적용의 대상을 동물권으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반려동물인 개가 가진 충성심과 그에 대한 인간의 동정심이 발현되는 것은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어찌보면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일이며, 오히려 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동물권에 대한 인정을 외면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민족적, 문화적 자존심에 상처를 받아야 할 일 일지도 모른다.

 

2. 식용견은 반려견과 다른가?

우리나라에서는 개가 여러가지 목적으로 길러지고 있지만, 사실상 모든 종(명확히는 혈통)의 개가 식용으로 이용될 수 있다. 개고기 식용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소, 돼지, 닭을 개에 비유하며 모든 동물은 똑같으니 차별하지 말고 먹자고 하면서, 또 애견과 식용은 차별하여 먹으면 된다는 논리의 모순을 범한다. 또 식용견과 반려견이 따로 있다는 논리는, 누렁이와 발바리, 진도믹스 등의 우리나라 토종 개들은 식용견의 대상이 되어도 좋고 외국의 순혈종들은 애완견으로 보호받고 사랑받아야 할 존재들이라는 논리로서, 오히려 민족적 자존심과 정면으로 대치된다. 애완견과 식용견을 무슨 기준으로 구분할 수 있을까? 개는 단 한 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개를 다시 애완견과 식용견을 구분해 낼. 생물학적 기준은 없다.
목적을 달리해서 기른다는 말은 식용으로 희생되는 개들의 고통을 정당화할 수 없다. 또한 식용견으로 길러지고 도살되는 개는 특정 ‘타입’ 혹은 ‘혈통’의 개로 한정되어 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매해 우리는 모든 혈통의 개들이 농장에서 길러지고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증거들을 확보하고 있다. 리트리버, 푸들, 요크셔테리어, 불독, 슈나우저, 시추, 코커스파니엘, 말티즈 등 소위 ‘애완견’으로 여겨지는 개들조차 도살되어 시장으로 유통되고 있다. 애완견이라 불려지는 순혈종들을 생산하여 이익을 얻는 산업자들은 어린 강아지들을 판매하기 위해 경매장으로 데려 가지만, 종견으로 이용하다 나이가 들거나 팔리지 않아 쓸모 없어진 개들 또한 함께 경매장으로 데리고 간다. 즉, 이 경매장에서는 어린 순혈종들이 고가에 거래가 되기도 하지만, 소위 ‘쓸모없는’ 개들 또한 바로 옆에서 고기로 거래된다. 일부 개인들 역시 가정에서 기르던 개들을 경제적 부담과 상황 등의 이유로 더 이상 기르는 것을 포기하기도 하는데. 지차체 보호소에서는 이러한 개들을 받아주지 않으며, 동물을 유기할 경우 벌금을 내야하므로 자신이 기르던 개를 누군가에게 팔아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판매된 성견들은 대다수가 고기용으로 사용될 것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해볼 수 있다. 예컨데, 모란시장에서는 누군가의 애견이었을, 목줄을 하고 있는 개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일부 지자체 유기견 보호소에서는 보호기간이 끝난 동물에 대해 보호비의 부담, 안락사에 대한 비난 부담, 안락사 약물과 사체처리의 비용부담으로 인해 불법적으로 개들을 고기용으로 유통시키기도 한다. 동물사랑실천협회는 전국의 보호소들을 지역과 규모별로 구분하여 조사해 오고 있는데, 유기동물 보호소와 개농장이 동시에 운영되고 있는 곳이 다수 발견되었으며, 2010년에는 유기동물을 도축하여 먹기도 했던 구미시 보호소를 적발한 사례가 있다.

대한민국에는 400개 이상의 유기견 보호소가 있는데, 관리감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여전히 관련 사례들이 적발되고 있는 실정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먹거리로 이용되는 한 종의 동물을 식용과 애완용으로 구분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며 개를 먹는 나라에서는 어떤 개도 식용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로 길러지기도 하고, 또 식용으로 취식되기도 하는 유일한 동물은 개다. 두 가지의 가치관이 혼재되어 서로 상충되며 문제가 발생되는 유일한 종이 돼 버렸으니 이젠 좀 먹지말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것. 시대의 변화를 애써 외면할 일은 아닌 것이다.

식용으로 길러졌든, 반려견으로 길러졌든, 혈통과는 상관없이 개는 모두 같다. 모든 개들은 똑같이 고통과 공포를 느낄 수 있으며, 욕구를 가지고, 이러한 이유로 모두 똑같이 존중받아야 한다. 식용견 농장에서 구조된 누렁이가 가정으로 입양되어 사랑받으며 잘 살고 있는 사례가 많다. 그런데도 식용견과 애완견은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식용견과 반려견을 구분할 수 있다는 말은, 식용견 산업을 통해 수익을 내는 사람들의 홍보전략으로서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물 종의 하나인 개를 먹는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3. 정부에서 개식용 산업을 합법화하여 관리하도록 하는것이 의미 없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은 개식용이 합법화되면, 비위생적인 농장 및 시장 환경, 비인간적인 운송과 잔인한 도살 방식 등이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고기가 법적 제도권 안에 포함된다면, 지금의 잔인성이나 비위생적인 환경 등의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은 현재의 다른 농장동물, 즉 합법적으로 도축, 가공, 유통 가능한 축산물로서 길러지는 동물들의 사육 및 도축환경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농장동물들이 사육되는 환경은 개농장 그리고 도축장과 마찬가지로 매우 잔인하며 비위생적이다. 농장동물들은 공장식의 매우 좁고 제한적인 공간 안에 갇혀 생활하며, 그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들을 방지하기 위해 돼지는 꼬리를, 닭은 부리를 잘린채로 살아가게 된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이 동물들을 보호해주지 못한다. 먹거리로 전락된 이 동물들을 구제해줄 법은 현재로서는 없다.

농장동물들이 전염병에 걸리게 되면, 버젓이 생매장이 자행되기도 한다. 2011년 구제역 파동 당시, 발병될 확률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돼지독감, 조류독감 등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약 880만 마리의 소, 돼지, 닭 등이 생매장되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개들도 생매장되었다. 개에도 다른 농장동물처럼 식용이 합법화되어 공장식 축산방식이 적용 된다면, 유일하게 짖을 수 있다는 그 특성때문에 짖음방지를 위해 고막을 터뜨리는 등과 같은 더 잔인한 행위도 일어날 수 있다.

개는 닭, 오리 등과 마찬가지로 소형 동물이다. 닭은 소와 돼지처럼 정해진 도살장에서만 도축되지 않으며 이를 규제하기도 힘들다. 개를 합법화한다고 하여도 가금류와 마찬가지로 개인들이 기르다 몰래 도살하는 행태를 막기란 불가능하다.

또한 개들은 다른 농장동물들과 달리 육식성이며 활동성이 강한 군집동물이다. 농장의 스트레스 가득한 환경 속에서 개들은 자원, 공간, 암컷 등을 위해 싸울 것이다. 이빨이 날카롭기 때문에 상처가 크게 나고, 이를 치료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병균에 감염되어 목숨이 위험해지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도살장으로 이동하는 철장에는 보통 한 마리도 들어가기 어려운 좁은 공간에 4-5마리를 구겨 넣어 보통 수시간에서 최대 수십시간까지 이동하기도 한다. 어떤 개들은 이 과정에서 탈진해 죽거나 다리와 허리가 골절되는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개는 좁은 곳에 가두는 집단 사육 자체가 불가능한 동물이며, 이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더욱 잔인한 방법들이 적용되고 개들의 고통은 가중될 것이다. 다시 말해 개를 인도적으로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하는 개식용 합법화는 오히려 정 반대의 결과만 가져올 뿐이라는 것이다.

 

4. 만약 개가 인도적으로 잘 길러지고 도축된다고 해도 개고기를 반대할 것인가?

동물보호법도 이미 식용이 된 동물은 보호하지 못한다. 동물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기위해 집단사육을 하는 그 시점부터가 이미 학대의 시작이다. 닭들은 쪼기서열로 인해 좁은 케이지 안에서 같은 종끼리 서로 공격을 하며, 이를 방지하고자 인간은 병아리의 부리를 생으로 잘라낸다. 돼지들은 무료함을 달래고자, 함께 있는 돼지들의 꼬리를 파 먹으며, 나중에 그 상처가 썩어들어가면 치명적 상처를 입는다. 그래서 농장주들은 어린 돼지의 송곳니를 생으로 잘라버린다. 이 모든 행위는 동물보호법상 학대에서 제외된다. 이들이 산업동물이기 때문이다.

개를 식용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농장동물처럼 집단사육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개들은 생태적 습성상 좁은 곳에서의 집단사육이 다른 동물보다 적합하지않아 치명적인 문제들이 발생한다.

개는 소, 닭, 돼지와 달리 날카로운 송곳니로 작은 동물들을 사냥하여 먹고 살아왔던 육식동물이며, 현재는 잡식이 되었다고 해도 그 본능이 남아있다. 상업적으로 이윤을 취하고자, 여러 마리의 개를 좁은 곳에 가둔 채 집단사육을 할 경우,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서로 물어 죽이거나 상처를 입히는 카니발리즘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이 경우 피해가 다른 동물종에 비해 치명적이다.

실제 개농장에서 사육되는 개들은 서열다툼과 카니발리즘으로 인해 심각한 상처로 죽거나 고통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운송과정에서는 60*100 cm정도의 철망에 개 5마리 정도를 구겨넣듯이 가두고 최대48시간 이상 그 상태로 방치한다. 개들을 구겨넣는 행위는 서로 공격하지 못하도록 조그마한 틈조차도 주지않겠다는 발상이다. 만일 개식용이 합법화 된다면 인간은 개의 치아를 모두 뽑아버리거나, 유일하게 짖는 동물인 개의 특성 상 집단 사육 시의 큰 소음을 방지하기 위해 청각을 없애는 잔인한 방법들을 고안해낼 지도 모르는 일이다.

개고기는 다른 고기처럼 일반적으로는 즐겨먹는 것이 아니어서 생산성 측면에서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을 취하지 않으면, 농장들이 살아남기 어렵다. 이 때문에 사료가 아닌 음식물쓰레기, 심지어는 도살된 개들의 사체부산물도 먹이로 사용되는 것이다. 또한 1-2명의 관리인이 수백~수천마리까지 관리하게되는 현실에서는 열악하고 비위생적인 사육환경으로 방치하는 상황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이 지구상의 어떤 나라도 상업적인 목적으로 길러지고 도살되는 개를 인도적으로 다루는 방법을 발달시키지 못했다. 홍콩정부 농수산보전부서의 Les Sims박사를 포함한 여러 사람이 주장하듯이, 그러한 산업은 절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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