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없는 돼지의 죽음, 살처분

동물권단체 케어와 한국동물보호연합은 지난 17일 오전, 파주시 한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소식을 듣자마자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케어는 지난 2011년 돼지 생매장 영상을 촬영해 전 세계에 폭로하며, 인간이 ‘생명’을 어떻게 대우해야 하는지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후 행정적으로는 생매장 살처분이 사실상 금지되었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현장 조사결과 ‘인도적 살처분’이라는 미명 아래 진행되는 살처분 역시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는 상황을 목격해왔기 때문에 절차에 맞게 이뤄지는지 지켜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먼저 케어는 오전 11시 40분경 파주 농업기술센터 축산과를 찾아,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관련해 면담을 진행한 결과 가스사를 진행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가스사 처분 대상은 1차 발생농가 2450두 2~3차 농가 1500두로 총 3950두였습니다.

가스사는 축사 밖에 거푸집을 만들고 돼지들을 데리고 나와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이후 사체를 FRP(Fiber Reinforeced Plastics)통을 땅에 묻는 살처분 방법입니다.

면담을 마치고 발병 농가로 갔습니다. 현장에는 여러 언론사에서 취재를 나왔있었습니다. 방역 문제로 살처분 장소 출입이 금지됐기 때문에 일부 언론사에서는 드론을 띄워 살처분이 이뤄지는 상황을 촬영했습니다.

케어는 촬영 영상과 사진을 함께 모니터링했고, 법으로 정해진 과정에 따라 가스사 살처분이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케어와 한국동물보호연합은 18일, 전국 159개 축산과 동물방역팀에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살처분을 진행할 시 법과 매뉴얼에 따라 진행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시민들의 과도한 육식 소비 형태가 바뀌지 않는 한, 이러한 비극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아마존 대형산불도 가축사육을 위해 산림을 파괴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산림파괴의 피해는 우리 인간에게로 돌아올 것입니다. 가축 배설물로 인한 환경오염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육식을 당장 끊을 수 없다면 줄여나가는 노력이라도 해야만 합니다. 그것은 단지 동물에 대한 측은지심뿐만 아니라 인간을 위한 길이기도 합니다.

현재 전국 곳곳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케어와 한국동물보호연합은 앞으로도 살처분 과정이 법과 절차에 맞게 진행되는지 모니터링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그저 돼지로 태어난 죄만으로 영문도 모른 채 숨을 잃은 수천마리 돼지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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