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반려목적’ 때문에 불법판매 못 막는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지난 6월 28일, 전남 담양의 5일장 등 재래시장에서 개를 판매하는 경우 동물판매업 등록을 해야하는지 여부에 대해 “동물판매업 등록 대상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고 하면서 동물판매업 등록의 대상이 되는 ‘반려동물’인지의 여부에 대해 “지자체가 개별적이고 구체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러한 해석은 사실상 지자체에 판단을 떠넘긴 것으로써, 동물권단체 케어(이하 케어)는 농식품부의 형식적이고 무책임한 유권해석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소극적인 유권해석으로 지자체는 소극적인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고, 판매자와 소유자가 ‘반려의 목적’이 아니라고 주장하게 되면 얼마든지 법망을 피해갈 수 있도록 여지를 남긴 것이다.

‘반려의 목적’이라는 개념은 2008년 동물등록제를 시행하면서 농식품부가 동물단체의 반대를 무릅쓰고 도입한 것이다. ‘반려의 목적’이 동물등록, 동물판매 등을 넘어서서 이제는 동물학대규정(제8조 제2호 3의2)에도 들어가 있다. 그런데 ‘반려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하는지 농식품부 자체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케어는 올해 초, 황량한 밭에 개들을 짧은 줄에 묶어놓고 키우는 행위에 대해 동물보호법 학대조항인 제8조 제2항 3의2호에 위반된다며 격리조치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소유자는 해당 개는 반려동물이 아니라 “밭을 지키는 목적으로 키우는 개”라고 주장했고, 지자체 공무원 또한 같은 이유로 격리 조치를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케어는 농식품부에 반려의 목적인지 아닌지에 대한 질의를 했지만 확답을 들을 수 없었다.

동물보호법은 반려동물만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 아닌 ‘모든 동물들을 위한 법’이다. 애초 ‘반려의 목적’이라고 한정한 입법취지가 의문스럽다.

농식품부는 또한 오는 9월부터 반려동물 미등록자를 집중단속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등록 의무화 대상을 ‘주택·준주택에서 기르거나, 이외의 장소에서 반려의 목적으로 기르는 개’에 한정시켰다. 이는 개농장 업주들의 반려동물 등록이행에 대한 책임을 면피시켜준 것이다.

육견협회측의 입김이 작용하여 반려견과 식용견을 나누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그러나 육견협회측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반려견, 식용견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말티즈·푸들·말라뮤트 등과 같은 종이 식용견이 되기도 하고, 진도·도사 등과 같은 종이 반려견이 되기도 한다.

농식품부의 해석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노점상에서의 판매를 불법으로 명확히 규정할 수 없게 됐으며 유권해석만 활용한다면 처벌도 피하기 쉽다. 비단 노점상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판매업자들도 이를 활용할 수 있어 향후 파장이 클 것이 예상되며 당초 입법취지 말살 뿐만 아니라 전체 법 적용조차 어려울 것이다.

케어는 귀에 걸면 귀걸이, 목에 걸면 목걸이 식으로 적용되는 ‘반려의 목적’이라는 부분을 삭제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그래야만 불법판매를 막기 위한 입법취지를 회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학대 문제도 근절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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