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빈 모금] 두 다리가 잘린 채 구조된 검은고양이 레오

“두 다리가 잘린 고양이… 구조해주실 수 있나요?”

“시골 저희 어머니 집에 사료를 먹으러 오는 고양이 한 마리가 있는데, 두 다리가 약간 잘린 것 같아요. 구조해 주실 수 있나요?” 제보자의 조심스러운 요청은 언제나 감사하고 반갑지만, 하루에도 수십 건의 구조요청이 들어오는 케어는 구조의 우선순위를 정하기가 늘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두 다리가 성치 않은 고양이가 일상생활이 가능하기는 할까 싶어서 제보자에게 좀 더 자세한 상황을 물었습니다. 아픈 다리 때문에 사료를 먹는 것도, 대소변을 보기 위해 몸을 구부리는 것조차 어려울 텐데, 대체 어떻게 여기까지 버텨왔던 걸까요.

어머니가 고양이 걱정을 자주 하셨기에 서울에 사는 제보자가 항생제와 소염제를 처방받아 보내드렸고, 어머니는 그것을 캔에 섞어서 급여하셨다고 합니다. 제보자가 보낸 사진 속 고양이는 박스로 된 집 안에 작은 몸을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사진만으로는 고양이의 다리가 어느 정도 절단되었는지 가늠하기 어려워 케어는 일단 고양이가 있다는 충남 서천군으로 출동했습니다.

박스로 된 집 안 고양이

도망가지 마, 치료해 주려고 온 사람들이란다

시골에 위치한 제보자의 어머니 댁 마루에, 김장 포대로 감싸 놓은 박스 안에 고양이가 힘없이 누워 있었습니다. 구조대가 박스 안을 들여다보려 하자 고양이는 안쪽으로 몸을 숨겼고, 케어는 박스 입구를 가린 채 재빨리 차로 옮겼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고양이가 빠르게 도망쳤고 집 뒤 하수도 관에 숨어 나오지를 않는 것입니다. 아픈 다리를 끌고 그 좁은 곳에서 예민해져 있을 고양이를 생각하니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다음 날 고양이 트랩을 설치하고 잠복해 기다려보았습니다. 낯선 사람들의 방문에 놀라고 무서웠는지 고양이는 한참을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이틀, 사흘… 긴장을 풀고서야 고양이는 트랩 안에 얌전히 들어가 간식을 먹고 있었습니다.

1차 구조당시의 모습

들쑥날쑥 잘린 다리, 도대체 어디서 얼마나 고생을 한 거니

가까이서 보니 고양이는 새까맣게 윤기가 흐르는 털과 동그란 초록색 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구조대는 고양이에게 ‘레오’라는 이름을 붙여 주고, 레오가 두 다리로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서울의 협력병원에 도착해 자세히 살펴본 레오의 상태는 너무나 심각해서 수의사 선생님도 탄식하실 정도였습니다. 왼쪽 앞다리와 뒷다리 모두 뼈가 절단되어 있기도 하였지만, 나머지 오른쪽 뒷다리 발등도 골절되고, 새끼발가락까지 없었기 때문입니다. 수의사 선생님은 “길고양이 생활을 하다가 교통사고로 잘린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추측하셨고, 그럼에도 레오가 이제까지 이렇게 살아왔다는 것이 기특하다며 레오를 격려하셨습니다. 덧붙여 조금이라도 일상생활을 하려면 좌측 전지 및 후지 절단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거기다 허피스(호흡기 또는 폐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양성판정까지 받은 레오에게는, 앞으로도 긴 치료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수술대 위의 고양이 레오

새로운 삶을 살게 된 두 다리의 검은고양이 ‘레오’

그럼에도, 만나서 다행입니다. 조금만 구조가 늦어졌더라면 레오가 맞이할 겨울은 아주 혹독하고 고통스러웠을 겁니다. 두 다리가 없는 고양이를 불쌍히 여기고 돌봐준 제보자의 어머니에게도 감사드려야 할 테구요. 비록 두 다리는 잃었지만 이제는 케어의 보호 아래 있게 된 레오는 맑은 초록색 눈으로 안도한 듯이 우리를 바라보았습니다. 더 이상은 고통과 두려움 없이, 레오의 두 번째 삶이 시작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께서 레오의 남은 두 다리가 되어 주신다면, 레오는 더 힘차게, 씩씩하고 행복하게 그 두 번째 생을 걸어갈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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