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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후기] 교통사고로 온몸이 부서진 개, 리나

분주한 월요일, 안타까운 사연의 수많은 제보전화 속 활동가의 마음을 유독 욱씬거리게 하는 제보가 한통 걸려왔습니다. 약 2년 동안 제보자가 밥을 챙겨주던 이웃집 개가 지난 밤에 교통사고를 당해 코피가 철철 흐르고 앉지도 걷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견주는 개를 치료할 생각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제보자에게 “개가 죽어도 상관없다, 치료하고 싶으면 당신이 데려가라”며 제보자의 간곡한 청을 모질게 외면했습니다.

평소 지방출장이 잦은 견주는 며칠씩 집을 비울 때도 개에게 먹을 것을 넉넉하게 챙겨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하루이틀이 지나면 개는 물도 밥도 없어 쫄쫄 굶어야 했습니다. 집도 없어서 비가 오면 비를 맞아야 했고, 눈이 오면 덜덜 떨며 눈을 고스란히 맞아야 했습니다. 그렇게 개는 배고픔과 추위, 외로움에 매일 밤을 붙잡으며 버텨내고 있었습니다. 견주가 술에 취해 발길질을 할 때는, 목줄에 묶인 개는 도망 가지도 못하고 그대로 폭행을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짧은 목줄에 묶여 지낸 모습

이런 사정을 알게 된 제보자는 밥과 물을 챙겨주며, 사비로 개집도 장만해 개의 보금자리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제보자와 개 간의 애틋한 관계가 이어지던 중, 개가 큰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제보자가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이웃의 말에 의하면, 교통사고 충격음과 개의 비명소리가 너무 커서 개가 죽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제보자가 발견한 개의 눈은 시뻘겋게 충혈되었고 코피는 피딱지가 질 정도로 철철 흘렀으며 다리를 절뚝이며 계속 끙끙대고 있었습니다. 간식을 줘도, 물을 줘도 개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집 안 구석에 움츠려 있었습니다. 제보자가 견주에게 연락했지만, 견주는 치료비가 아깝다며 내버려두라는 말만 하고 제보자의 연락을 피하기까지 했습니다.

얼굴 상처에 딱지가 생긴 모습

이대로 개를 두면 곧 죽을 것 같다는 생각에 제보자는 태어나서 처음 동물권단체의 문을 두드린 것입니다. 제보사진 속 개의 눈은 금방이라도 눈물방울이 떨어질 것처럼 애처로웠습니다. 활동가는 개의 부상정도가 상당했을 것으로 판단해, 더 이상 치료를 지체할 수 없었습니다. 견주에게 직접 연락해 소유권 포기를 요청했고 견주는 “얼른 데려가라”며 너무나도 쉽게 개를 포기하였습니다.

활동가가 실제로 만난 개는 절뚝거리며 걸었지만 큰 외상이 없어 보여, 금방 회복될 것 같아 안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정밀검사를 마친 개의 상태는 너무나 경악스러웠습니다.

심한 멍이 뒤덮은 가슴을 검사하는 모습
수술 후 회복 중인 모습

시퍼렇게 멍든 가슴, 갈비뼈 7개 골절, 골반 골절, 꼬리뼈 골절, 폐출혈, 폐천공, 자발 배변과 배뇨 불가능, 심장사상충까지. 어떻게 며칠을 버티며 살아 있었는지, 얼마나 아팠을지, 얼마나 무서웠을지 감히 상상도 안될 정도로 몸이 만신창이였습니다. 의료진도 이렇게 심한 경우는 흔치 않다고, 치료 후 후유증과 장애도 염려된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습니다. 그러나 의료진과 케어는 포기하지 않고 개의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발랄한 모습으로 돌아가길 바라며 ‘리나’라는 이름도 지어주었습니다.

대형수술과 꾸준한 치료, 애정어린 보살핌 덕분에 리나는 서서히 회복해나가고 있습니다. 걷지 못할 줄 알았으나, 다행히 성공적인 골반수술과 재활 노력으로 이제는 씩씩하게 걸어다니고 있습니다! 사람을 무서워하고 구석만 찾아다니던 성격도 점차 밝아져, 이제는 다른 개들과도 잘 지내고 의료진을 보면 꼬리도 칠 줄 알게 되었습니다. 독한 심장사상충 치료도 잘 버텨주고 있는 리나를 보면 참 대견하고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리나는 스스로 배변과 배뇨를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골반이 골절된 채로 며칠 동안 방치되면서 신경에 문제를 일으킨 후유증이 남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직접 리나의 배변을 유도해주고, 카테터(소변을 밖으로 빼주는 관)를 차며 생활해야 합니다. 모든 것이 완치되었으면 좋았겠지만 처음 리나의 상태를 생각한다면, 이렇게 살아준 것만으로도 참 감격스러운 일입니다.

이제 잘 걷고 잘 앉을 수 있는 리나
눈망울이 예쁜 리나

리나는 아직 3살도 되지 않은 어리고 혈기왕성한 개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날을, 더 좋은 것만 경험하며, 더 행복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리나의 밝은 미래를 응원해주세요! 리나가 하루 빨리 사랑으로 충만한 평생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케어 정기후원 (정회원·천사단·힐링센터·대부대모)

후원문의: 02-313-8886 내선 2번, care@fromcar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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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1. 카테터는 다른 감염문제도 생길수있는데..자발적 배뇨를 못한다면
    입양자체가 힘들게 현실적 문제인데..
    아직 어리고 살날은 길고 큰일이네요..
    차후 2차감염도 문제일테고 카테타를 영구적으로 달고살아야하는
    상황도 안타깝고..힘드시겠어요 ㅠ

  2. 너무 감사드리고~ 이아이 원주인은 반드시 천벌이 내려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동물은 인간의 화풀이 대상이 되어서는 절대 안되며 밥도 물도 집도 제대로 안챙길거면
    왜 키우는 시늉하는지 도무지 이해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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