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동물보호법도 없는 북한과 전시동물 맞거래?

정치적 동물 맞거래가 ‘유전적 다양성’ 확보하는 길?
서울시의 남북 동물교환 제안을 규탄한다!

서울시가 서울대공원과 평양중앙동물원이 보유한 희귀 포유류의 맞교환을 통해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자고 북측에 제안했다. “유전적 다양성”을 표방하고 있지만 이것은 “유전적 다양성”을 위한 교환이 아니라, 북한과 남한의 교류를 위해 동물을 이용하는 것일 뿐이다.

더군다나, 현재 북한에는 법적인 테두리에서 동물을 최소한으로나마 보호할 수 있는 ‘동물보호법’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북한에 동물을 보내는 행위를 “남북교류”로 둔갑시켜서는 안될 것이다. 동물들은 “상호신뢰”를 위해 무분별하게 동원되어도 좋은 존재인가?

1) “유전적 다양성”이라는 포장

평양중앙동물원의 시베리아 호랑이를 서울대공원의 침팬지와 맞교환하자고 했는데, 2016년 평양중앙동물원에서 19살 암컷 침팬지 “진달래”가 하루 한 갑의 담배를 핀다는 사실이 AP통신을 통해 보도됐다. 평양중앙동물원의 전시동물은 “유전적 다양성” “종 보존”의 목적으로 사육되는 것이 아니라 “오락” “놀이”의 목적으로 사육/활용되고 있다고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또한 서울대공원이 소유하고 있는 총 7마리의 침팬지 중 2마리는 부모개체의 정보가 없다. 그리고 나머지 5마리의 경우 조부모 개체정보가 없다. “유전적 다양성 보전”을 위해서는 “부모 개체 정보”가 상당히 중요하다. 침팬지의 아종은 중부침팬지(Pan troglodytes troglodytes), 서부침팬지(Pan troglodytes verus), 나이지리아-카메룬침팬지(Pan troglodytes vellerosus), 동부침팬지(Pan troglodytes schweinfurthii)로 구분되며 아종사이에 교잡이 가능하다. 서울대공원의 경우 부모개체 정보가 없기 때문에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을 진행 하지 않았다면, 서울대공원의 침팬지가 잡종 개체일 가능성이 있다. ‘유전적 다양성 확보’ 목적으로 동물을 교환한다면, 평양중앙동물원의 침팬지와 서울대공원의 침팬지의 아종을 명확히 구별하는 선행연구가 필요한데, 이런 선행 연구가 진행되었는지는 미지수다.

2) 서울대공원의 침팬지는 단지 남는 개체일 수 있다

서울대공원이 소유한 침팬지 7마리 가운데 함께 생활하는 침팬지는 4마리 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3마리인 갑순이, 광복이, 관순이는 각각 다른 사육시설에서 키워지고 있다. 갑순이는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위탁사육 중이며, 관순이는 오랑우탄 보물이와 지내고 있다. 또한 광복이는 딱딱한 시멘트 바닥만이 있는 사육시설에 홀로 키워지고 있으며 전시 또한 중단되어 일반 관람객은 볼 수 없다. “무리에 적응을 못해서”라는 이유로 무리생활이 필수인 침팬지가 단독 사육되고 있는데, 서울시는 아랑곳하지 않고 용용이와 쥬디를 교배시켰다. 그렇게 작년 2017년 9월 20일 새끼 침팬지 아자가 또 태어났다. 이것이 서울대공원 침팬지들의 현황이다. 침팬지는 번식이 잘 되었다는 이유로 잉여동물의 지위를 갖게 된 상황에서 북한에 보내기에 적합한 동물로 선정되었다는 의혹을 지우기 어렵다.

3) ‘유전적 다양성’ 확보를 위한 길

“유전적 다양성”을 표방하고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보면 “종 보전” 및 “동물의 권리”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진정한 ‘유전적 다양성 확보’를 위해서는 동물을 동물원에 가두는 것이 아니라, 사라지고 있는 야생동물들의 서식시가 파괴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진정한 의미에서 ‘유전적 다양성 확보’를 위하는 길은 동물 맞교환이 아니라 북한과 남한의 평화 이후 서식지 보전에 대한 담론을 쌓아가는 일이다. 돌아갈 자연이 없이 없다면, 동물원의 동물은 평생 감옥에서 살아가야 하는 죄 없는 수감자일 뿐이다.

2018. 09. 05.
동물권단체 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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