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만난 적 있나요?

도서명 우리 만난 적 있나요? | 지은이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 발행일 2018년 3월 9일

 

우리가 놓치고 있는 소중한 생명 이야기
한 해에만 1,000여 마리의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있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하나하나 야생에서 다양한 삶을 써 가는 생명들이지만 안타깝게도 수난을 겪는 이유는 비슷비슷하다. 밀렵, 로드킬, 낚싯줄, 전깃줄, 납치, 농약 중독, 유리창 충돌, 심지어 인간이 키우는 개와 고양이에게까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이 땅의 야생동물들.
어느새 사람이 야생동물의 가장 위험한 천적이 되어버렸지만, 도움의 손길을 내밀 이 역시 사람뿐이다. 구조센터 사람들이 전하는 가슴 아픈 구조 이야기와 작고 연약한 동물들이 내뿜는 강인한 생명력은 이 땅이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야생동물은 우리가 껴안아야 할 소중한 이웃이라는 걸 알려준다.

우리의 편리하고 즐거운 삶,
그 뒤편에서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고 있는 야생동물들
대부분 사람은 야생동물에게 무관심하다. 다큐멘터리에서나 나오는, 자신의 삶과는 전혀 상관없는 존재쯤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우리의 삶과 하루도 떼놓을 수 없는 전기, 그 전기를 공급하는 전깃줄에 독수리 같은 대형 조류가 부딪쳐 날개가 걸리고, 전봇대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까치 가족은 철거되어 둥지째 땅으로 떨어진다. 전국 곳곳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도로 덕분에 우리는 빠르게 이동하지만 야생동물은 서식지가 파괴되어 물 한 모금 마시려고 도로를 건너다 사고를 당한다. 바깥 풍경이 보이는 고층 유리 빌딩 안에서 우리가 안락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세상에서 가장 빠른 새인 ‘바늘꼬리칼새’는 유리창에 부딪혀 땅에 나뒹군다. 많은 사람이 취미 삼아 하는 낚시와 사진은 어떠한가? 끊어진 낚싯줄이 부리에 감기고, 버려진 낚싯바늘이 목에 걸려 몸부림치는 새들, 드론까지 날려가며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받아 번식을 포기하는 어미 새들.
모두 야생에서 다양한 삶을 써 가는 동물들이지만 상처 입어 구조되는 이유는 이처럼 하나같이 우리의 삶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야생동물 입장에서는 우리 인간이 가장 경계해야 할 천적이지만, 한편으론 어쩔 수 없이 가까이해야 할 존재이기도 하다. 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이 역시 우리뿐이기 때문이다.

구조센터 사람들이 대신 전하는 야생동물들의 가슴 아픈 사연
연약하지만 강인한 생명력을 내뿜는 야생동물 이야기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는 한 해에만 천여 마리의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있다.
다친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하는 것이 구조센터 사람들의 주요 업무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야생동물들이 겪는 고통과 아픔을 사람들에게 널리 전하는 일 역시 자신들이 해야 할 중요한 몫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치명적 사고를 당해 구조된 동물을 정성 들여 돌본 뒤에 야생으로 돌려보내도 동물들이 살아가는 환경이 변하지 않으면 자신들의 노력이 헛수고로 끝나는 것은 물론, 결국 이 땅에서 야생동물이 모두 사라지고 말 거라는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총에 맞아 구조한 흰꼬리수리를 치료하고 재활훈련까지 시켜 하늘로 돌려보냈는데 며칠 뒤 다시 같은 이유로 구조되었다거나(본문 230쪽) 두 번이나 구조했다가 방생한 큰고니가 낚싯줄에 걸려 세 번째 구조되는(본문 189쪽) 믿기지 않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야생동물들은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준다. 다친 동물들은 좁고 답답한 계류장에서 끈질기게 훈련을 받으며 다시 야생으로 돌아갈 날만 기다린다. 덫에 한쪽 다리가 잘린 삵은 오랜 시간 계류장에 머물렀는데도 방생되는 순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연으로 달음박질친다. 사람이 강제로 먹이를 공급하며 살려낸 바늘꼬리칼새도 사람의 손에서 풀려나자마자 바람처럼 하늘로 솟구쳐 사라졌다.
이렇게 한 생명이 다시 강인한 삶을 이어나가면 구조센터 사람들의 마음도 덩달아 단단해진다. 야생동물이 간절히 돌아가길 원하는 이 땅과 하늘, 자연이 품은 넉넉함과 따듯한 온기를 확인하는 순간이자, 많은 사람에게 아직 늦지 않았으니 야생동물과의 공존을 위해 함께하자고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놓쳐선 안 될 소중한 우리의 이웃, 야생동물
야생동물이 모두 사라지고 나면 그다음은 누구 차례일까?”
우리나라에서 국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마스코트로 등장하는 호랑이. ‘수호랑’ ‘호돌이’ 같은 친숙한 이름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지만 모두 알다시피 우리나라에선 멸종된 동물이다.
한국호랑이는 1900년대 초중반까지도 아시아 동북 지역을 호령하던 야생동물이었지만 포상금까지 내걸리며 앞다퉈 사냥 대상이 되면서, 1960년대 경북 청송에서 잡힌 한 마리를 끝으로 우리나라에서 영영 모습을 감추었다. 그 뒤를 표범, 늑대, 여우가 따랐고, 지금은 노루와 사슴 같은 동물이 그 길을 걷고 있다. 사실 우리 땅에 사는 야생동물 대부분이 멸종위기에 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작물을 축내는 유해한 동물로 알려진 고라니조차 멸종위기 야생동물이다.
‘야생동물은 우리의 미래를 보여주는 거울’이라고 얘기하는 학자들의 말이 아니더라도, 야생동물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적막한 숲, 새가 날지 않는 텅 빈 하늘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우리 만난 적 있나요?》의 대표 저자 김봉균은 말한다.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모든 것을 소년에게 내준 나무는 행복했을지 모르지만 모든 것을 받은 소년은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는 것을 사람들이 기억하면 좋겠다고.
우리의 과한 욕심으로 모든 야생동물이 벼랑 끝에 몰려 떨어지고 나면, 그 자리에 누가 서게 될지는 불 보듯 뻔하지 않을까?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조난당하고 다친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한 후 재활 훈련을 거쳐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한다. 사람 때문에 사고를 당해 센터에 오는 야생동물 한 마리, 한 마리를 정성 들여 돌보는 한편 함께한 경험을 꾸준히 기록으로 남겨 이들이 우리와 상관없는 존재가 아니라 아주 가까이에서 살아가는 소중한 생명임을 알리고 있다. 사람들이 야생동물이 겪는 고통과 아픔을 알고 공감하게 되면 그들이 우리와 공존해야 할 대상이라는 걸 이해하게 되리라 믿기 때문이다. 또한 야생동물 보호 교육 프로그램을 열어 동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해 생태적 감수성을 키워 주는 일도 하고 있다.
대표 저자 김봉균 재활관리사와 함께 글을 쓴 김영준, 김희종, 정병길, 이준석, 김문정, 박용현, 안병덕, 장진호, 이준우, 선동주는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하는 일 말고도 그들이 내는 소리 없는 외침을 사람들에게 대신 전하는 일이 자신들이 해야 할 중요한 몫이라고 얘기한다. 이들의 바람은 다양한 야생동물이 이 땅에서 자유롭게 살아 숨 쉬는 생명력 가득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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