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횡포! 묻지도 따지지도 마?

 

















수의사 횡포’ 묻지도 따지지도 마?
한겨레 송채경화 기자 메일보내기

























» ‘수의사 횡포’ 묻지도 따지지도 마?

오진하고도 진료비 환불거부
피해사례 인터넷 올리면
명예훼손으로 고소 적반하장

한의사 자격증없이 한방치료
진료기록 조작해도 ‘무죄’


 


 



2008년 5월 최보윤(36)씨는 키우던 강아지 ‘쭌이’의 오줌에 피가 섞여 나온 것을 발견했다. 최씨는 쭌이를 서울 송파구의 ㅊ한방동물병원으로 데려갔다. 한방수의학을 전문으로 하는 이 병원은 방송에도 여러 번 소개된 곳이다. ㅊ병원은 쭌이의 혈액과 초음파 검사를 한 뒤 한약을 처방했다. 그러나 처방된 가루약과 물약으로 아무리 치료를 해도 쭌이의 증세는 나아지지 않았다. 최씨는 몇 주 뒤 다른 병원을 찾아갔고, 쭌이는 방광결석과 방광염 진단을 받았다.

 

 

최씨는 오진을 이유로 ㅊ병원 담당 수의사에게 진료비 23만9천원의 환불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억울한 생각이 든 최씨는 자신이 겪은 일을 인터넷 애견동호회 카페에 올렸다. 카페에서 글을 본 해당 수의사는 최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최씨는 “처방받은 가루약은 사람용으로 생산된 한방과립제로 3g짜리 한 포에 5백원에 불과한데 일주일분에 2만1천원을 줬고, 수의사가 직접 조제한 쌍화탕인 물약도 1만원씩 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정에 나간 최씨는 더 기막힌 일을 겪었다. 최씨는 “법정 다툼 과정에서 수의사가 진료기록부를 조작해 법정에 제출하고 조작을 하지 않은 것처럼 증언했다”고 전했다. 결국 이 수의사는 위증죄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과 80시간 사회봉사를 선고받았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수의사 최아무개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아직 재판 중이라 공식적답변이 어렵다”고 말했다.

 

 

쭌이의 병 때문에 소송까지 치르게 된 최씨는 수의사의 오진이 의심되더라도 이를 제대로 입증하거나 피해를 보상받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박소연 동물사랑실천협회 대표는 “수의사의 오진에 대한 손해배상 금액이 너무 적어 피해를 당해도 실제 소송까지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오히려 최근엔 수의사들이 피해 사례를 인터넷에 올린 이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수의사의 오진으로 심장사상충을 앓고 있던 반려견의 치료 시기를 놓쳐 결국 반려견을 잃은 구아무개(36)씨도 보상은커녕 이런 사실을 인터넷에 올렸다는 이유로 수의사에게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했다.

 

 

ㅊ병원처럼 수의사가 한의사 자격증 없이 동물에게 침, 뜸, 한약 등의 한방치료를 하는 경우도 이를 관리하거나 점검할 규정이 뚜렷하지 않다. 현행 수의사법은 수의사가 동물을 대상으로 한방을 이용한 진료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해 별도의 자격 조건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동물병원에서 쓰는 진료부 관리 규정도 마찬가지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최씨가 낸 피해 민원에 대해 “(동물병원의) 진료부는 수의사법상 증명서에 해당되지 않아 (이를 허위기재 했더라도) 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며 “현행 수의사법은 관련 증명서를 거짓으로 발부하는 것에 대한 처분 기준만 마련돼 있다”고 답변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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