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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고..학대받고.. ‘위기의 동물들’ SOS 어디든 달려갑니다.-문화일보






<사랑 그리고 희망 – 2011 대한민국 리포트>



 







버려지고…학대받고… ‘위기의 동물들’ SOS, 어디든 달려갑니다






사랑·희망을 일구는 사람들- 동물 구조 봉사활동 10년 동물사랑실천협회












현일훈기자 one@munhwa.com | 게재 일자 : 2011-03-02 14:31

















▲ 동물사랑실천협회 직원들이 2월24일 서울 종로구 필운동 사무실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호웅기자 diverkim@munhwa.com






동물사랑실천협회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수로에 버려진 강아지가 있다고요. 어디요? 청주라고요. 네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2월24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필운동 ‘동물사랑실천협회’ 사무실. 이날 찾은 66㎡의 협회 사무실 안에 모인 10명의 사무국 직원들이 한 손으로 유기동물의 긴급 구조를 요청하는 전화를 받으며 다른 손으로는 관련 제보 내용을 계속 받아 적고 있었다. 이날 청주의 한 농가 수로에 버려진 강아지를 구조해 달라는 신고 전화를 받고 구조에 나선 수의사 박재영(40)씨는 “말이 통하지 않는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의 구조 및 진료 작업은 사람을 구하는 것보다 2~3배는 더 힘들다”며 “특히 학대받은 동물들은 사람을 보자마자 물어뜯거나 도망가기 일쑤여서 더 많은 노력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어려움을 토로하는 박씨의 얼굴은 밝은 미소로 가득했다. 동물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관심으로 시작한 구조 봉사활동이기에 자신의 작은 노력이 또 하나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뿌듯함 때문이다.

동물사랑실천협회에 모인 직원들은 하루 24시간이 짧기만 하다. 하루에도 수십 차례씩 전국에서 동물 구조 및 치료를 요청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해진 근무 시간인 오후 6시 이후에도 업무는 계속되기 일쑤다.

이인성(여·40) 사무국장은 “하루 평균 동물 학대 신고만 5~10건이 접수된다”며 “단 한 건의 전화도 예외없이 직접 구조 작업을 하다 보니 도로 한복판이나 과수원 등 현장에서 밤을 새우며 일하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버림받은 동물도 심장 박동이 뛰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고통과 두려움을 느낀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끔찍한 상황에 처해 있을 동물을 생각하면 편안히 사무실 안에만 앉아 있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서울에서 버려진 애완동물 중 개는 1만1279마리, 고양이 4161마리, 기타 227마리 등 총 1만5667마리에 달한다. 버려지는 동물은 2003년 7839마리, 2004년 1만5688마리, 2005년 1만7577마리로 증가한 뒤 2006년부터 1만6106마리, 2007년 1만5373마리로 감소하다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5년 넘게 외국에서 생활했다는 사무국 신입 직원 최은지(여·23)씨는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유기견이라는 말 자체가 생소할 정도로 동물을 사람의 또 다른 가족으로 생각한다”며 “그에 반해 우리는 동물을 함부로 쓰다 버릴 수 있는 가벼운 도구처럼 이용하는 것 같아 답답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직접 이곳에서 일해 보니 우리나라의 동물 복지가 얼마나 열악한지 몸소 느끼게 된다”며 “우리 같은 협회 직원들이 할 일이 정말 많은 것이 뿌듯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무척 안타깝다”고 말을 이었다.

2002년 창설된 동물사랑실천협회는 동물 구조 작업과 더불어 ▲개식용 금지 법안 입법 추진 ▲반려동물 유기 반대 운동 ▲실험을 이유로 한 동물 대량 살상 실태 조사 ▲전시 목적으로 한 야생동물 포획 반대 등의 관련 학술 조사 및 대국민 캠페인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또 사무국 상근직 10명 이외에도 경기 포천의 동물보호소 직원 8명을 별도로 두어 버려진 동물을 임시 보호하거나 입양하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줄 뿐 아니라 유기동물 구조의 기준과 수칙에 대한 정보도 전달하고 있다.

이곳에 모인 직원들의 이력도 다양하다. 박소연(40) 동물사랑실천협회 대표는 20대 초반 뮤지컬 오디션에 합격해 10년을 배우로 살았다. 탤런트 정웅인씨와 류승룡씨 등이 그녀와 함께 무대에 섰던 배우들이다. 이인성 사무국장도 외국계 회사에서 10년 넘게 일하다가 사무국에 합류하게 됐다.

시쳇말로 사회에서 잘나가던 이들을 박봉에 밤낮없이 일해야 하는 협회로 이끈 것은 동물을 좋아한다는 단 한가지 이유다. 박 대표는 어려서부터 주변에 버려진 개나 고양이를 데려다 키울 정도로 동물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이 사무국장 역시 동물 사랑을 행동으로 옮겨 보고 싶은 마음에 협회 활동을 시작했다.

협회 관계자들은 “국격을 높이고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동물에 대한 인식부터 뜯어 고쳐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 사무국장은 “동물도 사람처럼 고통도, 외로움도 느낀다는 사실을 안다면 이들을 쓰레기처럼 버리거나 이들에게 발길질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시민들의 인식 전환을 위해서는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의 정착 및 인도적인 유기동물 처리를 위한 보다 실효성 있는 동물보호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는 동물 보호 활동을 구체적인 법과 인프라를 통해 현재보다 더 넓혀 나갈 계획이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처벌 수위만 강화된 것이 아닌 동물학대의 처벌 범위가 강화된 동물보호법을 발의하려고 준비 중”이라며 “외국의 동물보호법 수준으로까지 법 제정을 마련해 놓고 싶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후원금이 더 모이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동물교육을 할 수 있는 간이 동물원 차량 등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 사무국장은 “동물은 사회적·생물학적으로 최약자”라며 “동물이 이용대상이 되더라도 최소한의 복지는 갖춰져야 하며 의식의 변화를 위한 교육부터 구체적인 법 개정 운동까지 협회가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현일훈·박정경기자 one@munhwa.com

 


“우리 동물복지 후진적 생명윤리적 접근 필요”


박소연 동물사랑실천協 대표


문화일보 | 박정경기자 | 입력 2011.03.02 14:41


 



“지금 우리 주변의 동물들은 인간의 삶을 지속시키기 위한 도구로 이용될 뿐 그 생명권 등이 전혀 존중되지 않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박소연(사진) 동물사랑실천협회 대표는 1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동물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의식 수준과 정부의 동물 관련 정책은 여전히 저개발 국가 수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우리 주변에서 잔인한 동물학대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음에도 동물은 사람과 다르다는 이유로 묵인되고 있다”며 “동물보호법 같은 관련 법규 역시 선언적인 의미만 지닐 뿐 학대받거나 고통받는 동물의 권익을 대변해 주기에는 너무도 미흡하다는 사실을 알고 본격적으로 실천가들을 조직하게 됐다”고 협회의 창설 배경을 설명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2년 8월 동물보호운동가 7명이 중고차 3대를 가지고 협회가 출범했지만 출범 10년 만에 회원수가 6만여명에 육박하는 단체로 성장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활동해 오면서 ‘이러다 정신병에 걸리거나 자살하거나 둘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에 부친 순간이 많았다”면서도 “학대와 고통 속에 살고 있는 동물들이 눈에 아른거려 도저히 그만둘 수가 없었다”고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렸다.

박 대표에 따르면 협회는 시·도별로 인도적인 유기동물보호소 설치를 요구하는가 하면 동물 관련 정부 정책을 감시하고 있으며, 중성화 수술 확산 및 반려동물 이름표 달기 운동과 같은 대국민 캠페인도 병행해 나가고 있다.

그는 “일부 환경 관련 단체들조차 동물을 환경보호 차원에서만 접근할 뿐 생명 윤리적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고 있다”며 “구제역으로 살처분되는 소나 돼지 등의 가축 역시 방역 차원에서만 생각할 뿐 ‘생명’의 관점에서는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최근 들어 강아지와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동물 복지’라는 개념은 생소한 게 사실”이라며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동물 권리와 보호에 대한 법적 조치 및 관련 단체의 재정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정경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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