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기사>청계천의 말, 말없이 웁니다


청계광장에 나들이가면 한 번쯤은 마주치게 되는 꽃마차. 보는이의 마음을 불편하고 불안하게 만들었던 이 꽃마차들을 끌던 말들 중 하나가 쓰러졌다는 소식이 지난 8일 트위터를 통해 전해졌었습니다. 한번 쓰러진 말은 다시 일어나지 못했고 그대로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합니다. “꽃마차”뒤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 한겨레신문 기사로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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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꽃마차 8대 영업중 축제땐 쉴새없이 ‘뺑뺑이’
“도심 돌바닥위 운행은 혹사” 누리꾼·동물단체 거센 비판
마부들 “승마는 왜 하나…”

» 서울 청계천 관광용 꽃마차를 끄는 말이 18일 오후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말은 말이 없었지만 고통스러워 보였다. 서울 청계천 주변에서 꽃마차를 끄는 말들 이야기다.

청계천 등불축제가 한창이던 지난 15일 <한겨레>는 저녁 7시부터 밤 11시까지 4시간 동안동물사랑실천협회 박태권 간사와 함께 마차 운행 실태를 지켜봤다.

이날 영업에 나선 마차는 모두 8대로, 각기 손님을 태우고 청계광장~모전교 왕복 구간 약 1㎞를 5분간 달렸다. 마차들이 이날 밤 이 구간을 운행한 횟수는 시간당 평균 9차례. 잠깐씩 손님을 기다리는 시간 말고는 말이 쉴 수 있는 짬이 거의 없었다.

저녁 7시부터 2시간가량은 손님이 몰려 가쁜 숨을 돌리지도 못했다. 힘든 탓인지 말 한마리는 마부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5m가량을 홀로 뛰쳐나가기도 했다.

밤 10시가 넘어서자 손님이 끊겼고, 마차 영업도 끝이 났다. 땀에 젖은 말들은 청계천 인근 무교동 뒷골목에서 트럭에 실려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이 말들을 놓고 동물보호단체와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 말들이 혹사당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일 동물자유연대에는 ‘모전교 인근에서 마차를 끌던 말이 갑자기 쓰러졌다.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라도 너무한 것 아니냐’는 제보가 들어왔다. 이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자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청계천 관광마차 타지 않기 서명운동’에 누리꾼 1200여명이 참여했다.

말이 불쌍하다는 의견뿐 아니라 서양식 문화인 마차가 청계천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주장도 잇따랐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말을 도시의 아스팔트나 돌바닥 위에서 달리게 하는 것은 학대”라며 청계천 마차 운행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청계천에서 마차를 모는 마부들은 이런 지적을 반박했다. 마부 민아무개(60)씨는 “말이 넘어진 적은 있지만 미끄러진 것”이라며 “마차를 끌게 해 말을 혹사시킨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승마는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마부 류아무개(40)씨는 “말 한마리가 1500만원 정도인데 겨울엔 손님이 없어서 축제 기간 동안 매일 나오고 있다”고 나름의 사정을 설명했다.

청계천 마차는 2006년 청계천 복원행사 때 축제 분위기를 내려고 처음 도입됐다. 교통 불편과 사고 우려로 한때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마차 8대가 영업을 하고 있다.

최우리 박현정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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