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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후기] 동물은 전시물이 아닙니다.

한창 뜨거운 여름이 시작되던 8월 초, 수많은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이 더운 날씨에 주차장에 동물원을 만들어 놓고 전시 중이다”
“동물들이 이상 행동을 보인다”
“배설물에 파리가 들끓고 있다”

제보자분들이 보내주신 사진들을 살펴보니 시대를 역행하는 듯 황당한 모습이었습니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사실을 확인하고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현장으로 출동했습니다.

주차장 위에 설치된 유리 케이지의 모습

사람에게 살기 적합한 환경이 있듯이 각 동물마다 습성이 있고 특정 지역에 분포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람의 오락을 위해 동물을 전시하겠다면 적어도 전시되는 동물이 어디에 취약한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정도의 특성은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미어캣이나 프레리도그 같은 동물은 야생에서 피식자에 해당합니다. 피식자인 동물은 포식자로부터 몸을 숨길 수 있어야 안정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전시 목적으로 사용되는 이유로 사면이 유리인 케이지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또한, 너무 모순적이게도 5m 이상 땅을 파서 집을 만든다고 안내해 놓은 프레리도그 케이지는 반 평 남짓 크기에 모래만 바닥에 깔려 있습니다. 무엇을 위한 안내판일까요?

1평도 되지 않는 케이지 안에 전시된 프레리독

뜬 장은 보통 개 농장과 같은 사육장에서 배변을 치우기 편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네 발 달린 동물에게 아주 고통스러운 바닥 환경입니다. 라쿤과 북극여우의 케이지는 뜬 장으로 되어있었는데 무엇보다 충격적인 사실은 북극여우였습니다. 이름 그대로 ‘북극’ 여우, 안내판에도 나와 있듯 북유럽이나 러시아 알래스카 같은 극지방에 서식하는 동물입니다. 그러나 영상 30도를 웃도는 한국 여름 날씨에 에어컨을 달아 놨다는 핑계로 바깥 공기가 그대로 통하는 철 장안에 전시해 놓았습니다. 그 누가 봐도 여우는 지쳐있었고 힘들어 보였습니다. 그나마 철 장안에 넣어준 얼음 덩어리에 붙어서 꼼짝도 하지 않고 거친 숨만 내쉬고 있었습니다.

뜬 장에 발을 딛을 경우 매우 고통스럽기 때문에 동물들의 활동량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가만히 보고 있을 수 만은 없었습니다.

저희 케어는 달아실 관계자에게 야외 동물원 관리자와의 면담을 요구했고 한참을 기다리자 사육사가 왔습니다. 첫 만남부터 공격적이고 방어적인 태도로 일관한 사육사는 애완동물 학과를 졸업했다는 이력과는 다르게 동물의 고통이나 감정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어 보였습니다. 결국 다른 시설책임자들이 왔고 전문적으로 브리딩을 해서 판매하는 업체를 통해 구입했으며 ‘달아실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전시한 것이다’, ‘계속 문제가 되면 반품할 것이다’, ‘춘천에는 동물원이 없다. 저 위쪽에 다 늙어빠져서 움직이지도 않는 곰탱이하고 호랭이새끼 하나 앉아있다’ 등의 말을 늘어놓을 뿐이었습니다. 결국 언성을 높이는 그들에게 야생동물 사육 가이드를 보내주기로 하고 대화를 마무리했습니다.

본질적인 문제는 브리딩 업체에 있었습니다.

달아실은 모든 문제의 원인을 브리딩 업체에게 돌렸고 업체는 수익을 위해서 적절하지 않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동물을 판매했습니다. 그 이후에 사육 조건이나 환경에 대해서 관리 감독 없이 방치하여 또다시 동물을 학대하는 사건을 만든 문제의 시작점이 바로 야생동물을 마구잡이로 판매하고 이윤을 챙기는 브리딩 업체입니다.

케어는 사무국으로 돌아와 달아실 동물원 측에 가이드를 만들어 보냈습니다.

현재 달아실 주차장에서 살고있는 동물들에 대한 환경조건, 사육조건, 환경 풍부화, 건강체크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온전히 사람의 오락을 위해 만들어지는 동물원, 사람이 즐기고 누리는 반만이라도 동물의 삶을 존중해 줄 수는 없는 걸까요. 언제나 약자의 위치에서 강제로 고통받는 동물을 위해 강력한 법 규제가 필요합니다.

케어 정기후원 (정회원·천사단·힐링센터·대부대모)

후원문의: 02-313-8886 내선 2번, care@fromcar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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